페드라 (Phaedra , 1962년) - 줄스 다신 감독 / 멜리나 메로쿠리/ 안소니 퍼킨스 주연의 페드라 (Phaedra , 1962년), 한국 계봉명 (죽어도 좋아) 한/영 자막 부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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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라 (Phaedra , 1962년) - 줄스 다신 감독 / 멜리나 메로쿠리/ 안소니 퍼킨스 주연의 페드라 (Phaedra…

23 스머프천둥벌거숭이 0 4,321
나에게 흑백영화는 언제나 로맨틱한 향수 그 자체였다.

아마도 로마의 휴일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영화 속 명장면이 머릿속 깊이 박혀있어서가 아닐까...

그런데 그런 흑백영화 중에서도 영화 페드라는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남자 주인공이 자살에 이르는 그 장면에서 흐르던 바하의 음악과 그의 연기는

왜 이 장면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

 

줄스 다신 감독 / 멜리나 메로쿠리/ 안소니 퍼킨스 주연의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페드라는 매우 매혹적인 여인으로 집안끼리의 이해관계에 의해 이혼남 타노스와 결혼한다.

타노스에게는 알렉시스라는 아들이 있는데 타노스의 부탁으로 알렉시스를 찾아 간 페드라는

그만 그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만다.

알렉시스는 죄책감에 빠져 페드라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그럴수록 그를 향한 페드라의

사랑과 집착은 높아져만 간다.

결국 페드라는 자신의 불륜을 남편에게 말하고 알렉시스는 아버지에게 추방당한다.」

 




 

그의 탐욕은 불행의 씨앗이 된다...

또한 알렉시스를 설득해 달라는 그의 부탁은 주인공들의 운명을 흔들어버린다.

 

 

 

 이 영화가 알면 알수록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

 

 

영화<페드라>는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시인 중 한 명인 에우리피데스의 희곡 작품인 <히폴리토스>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이다. 사실 인간이 만들어 낸 각종 문화들은 그 안에 공통된 코드를 갖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영화와 드라마들이 선사하는 그 신선함과 놀라운 창의력에 열광하지만 그 뿌리를 내려가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잡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공통점은 그리스 신화나 고대 이야기에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치관 혹은 이야기의 서사구조를 담고 있다. 더욱이 <페드라>같은 경우는 <히폴리토스>를 각색한 만큼 두 작품의 대한 이해를 완벽히 해야만 그 가치와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히폴리토스>와 <페드라>에서 남녀 주인공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은 두 작품의 또 다른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페드라는 타인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아닌 자살로 마무리를 짓는데 이것은 두 작품에서 마찬가지다. 한 편 히폴리토스는 영화에서는 자살을 선택하고 희극에서는 자신의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리스 신화는 히폴리토스의 비극이 그의 오만에 대한 신의 형벌이라고 설명하지만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역시 아르테미스 여신과 아프로디테 여신 사의의 불화 때문에 희생되는 피해자이다. 그는 죽음을 무릅쓰고 새어머니와의 근친상간을 피한다. 그러나 그런 순수한 행위가 오히려 아프로디테의 직분을 무시한 불경죄로 간주되어 불행을 당한다.

 

 

또한 우리는 두 작품에서 모두 근친상간이라는 키워드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사람들의 흥미와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데 이것은 바로 근친상간이라는 자극적인 소재 때문이다.근친상간이라는 소재 외에 ‘탐욕’이라는 것 역시 두 작품을 비극으로 몰아넣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영화 <페드라>에서 알렉시스는 새어머니인 페드라의 유혹에 넘어가 근친상간을 범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타노스의 과욕이 엿보인다. 그는 어느 적정선 안에서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인물이 아니다. 페드라 역시 그를 보며 ‘만족을 모른다’ 는 말을 내뱉는다. 그의 탐욕은 아내와 아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되고 결국 그것이 씨앗이 되어 비극을 부르고 만다. 결국 그의 탐욕이 비극적 사랑의 결말에 일정부분 큰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리스의 비극을 기본 스토리로 한다는 점, 근친상간이라는 소재, 탐욕이 작품 안에서 하는 역할 등 다양한 공통점을 안고 있는 두 작품은 몇 가지 차이점 역시 작품 속에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신의 영역 혹은 그 가치가 작품 안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느냐의 문제다. 이를테면 <히폴리토스>에서 신의 영역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페드라가 아들을 사랑하게 된 것도 결국 신의 의해서였고 주인공들이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 것 역시 신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다. 어머니인 페드라는 그녀가 사랑해서는 안 되는 아들을 사랑하고 만다. 하지만 히폴리토스의 생활과 가치의 중심 , 그리고 사랑의 근원에는 바로 신이 있었다. 때문에 그는 어머니인 페드라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의 탐욕과 비극의 중심에 신이라는 중요한 가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은 그리스 비극이라는 특징을 잘 나타내는 점이다.

그리스 신화 안에서만 보자면 히폴리토스의 비극이 그의 오만함과 건방진 태도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인간의 시각에서 보자면 히폴리토스는 아르테미스 여신과 아프로디테 여신 사이의 문제 때문에 희생되는 피해자일 뿐이다. 그가 어머니인 페드라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애처로울 정도의 정직함과 순수함을 아버지께 피력하지만 그의 진실은 결국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프로디테의 직분을 무시한 죄로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반면 영화 <페드라>에서는 인간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실 현대 영화에서 오직 신에 의해서만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그 영화에 몰입하고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두 작품에서 모두 남녀주인공이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것을 선택하는 주체는 다르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 죽음을 선택하는 모습은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지만 그러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한 작품에서는 신이고 또 다른 작품에서는 인간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우선 영화에서는 자신들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때문에 페드라도 알렉시스도 자살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마감한다. 인간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신의 삶을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히폴리토스>에서 죽음은 신에 의해 통제된다. 그들이 죽음을 원치 않는다 할지라도 신에게 한 약속 혹은 신의 분노를 산 일이 원인이 되어 그들은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없다. 또한 영화에서의 죽음은 두 주인공들에게 안식과 그들의 사랑의 결과인 반면 <히폴리토스>에서 페드라의 죽음은 테세우스와 히폴리토스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된다.

우리는 영화를 보며 슬픔을 잊기도 하고 많은 위안을 얻기도 한다. 영화는 우리가 입는 옷과 주거환경과 먹는 음식에까지 영감을 주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일상생활과 영화는 그 만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고를 더 넓게 확장시켜 보면 이런 영화와 관련이 깊은 것이 바로 신화다. 신화의 이야기 서사구조를 시작으로 우리는 단순한 상상력의 씨앗을 심고 그것을 키워내 수천가지의 다른 콘텐츠들을 만들어 낸다.

 

<히폴리토스>와 <페드라>를 비교 분석하는 일은 이러한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 작품을 비교 분석하며 과연 그리스의 고대 비극이 현대 사회의 영화라는 장르에서는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우리는 그 차이점과 공통점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영화는 모닥불 가에 둘러앉은 청중들을 사로잡았던 최초의 이야기꾼들처럼 우리의 신화창작 전통의 한 부분이 되었다. 스크린에서 쏟아져 나오는 빛에 온 몸을 적시고 있는 오늘날의 관객들에게도 역시 이야기꾼이라는 역할은 마술적이며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 모두는 우리에게 삶의 지침이 되는 신화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화의 개념을 그리스 신화 혹은 비극으로 범위를 좁혀보더라도 그것이 텔레비전의 연속극 혹은 시트콤, 뮤직 비디오, 동화나 영화에 까지 구현됨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그리스 신화에 대해서 배우고 그것이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연구하는 것은 곧 그러한 작품을 보는 우리의 탐욕을 공부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왜 그 영화에서 감동을 받았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감으로써 결국 스스로의 욕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명장면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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