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앨리스 (Alice In The Cities,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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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앨리스 (Alice In The Cities,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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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앨리스>는 빔 벤더스 감독의 <잘못된 움직임, 1975>, <시간의 흐름 속으로, 1976>와 함께 그가 초기에 만든 3대 로드 무비중 첫번째 영화로 ‘길과 여행’이라는 그의 오랜 테마인 소위 ‘길에서 묻다’가 시작되는 의미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촬영은 학창 시절부터 단짝이었으며, 이후 <시간의 흐름 속으로, 1976>와 <파리 텍사스, 1984> 등 많은 작품을 함께한 ‘로비 뮬러’가 맡았습니다.

 

애초에는 16mm 흑백 카메라로 1.33:1비로 촬영되었으며, 화질도 그리 좋지 않았으나, 빔 벤더스 감독의 의뢰와 감수 하에 특수 영상 복원 기술을 이용해 1.66:1의 비율로 복원되어 Criterion Collection에서 블루레이 디스크로 출시되었습니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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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빔 벤더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것이 혼란스럽던 시기인 1945년 8월 1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나, 승전국이던 미국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전형적인 ‘헐리우드 키드’였습니다.

 

미국의 록앤롤 음악을 좋아하며, 미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성장한 그는 전후 독일의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끼며, 철학과 의학을 공부하다 미술 공부를 위해 떠난 프랑스 파리에서 영화에 심취하게 됩니다.

 

독일로 돌아온 그는 1967년 독일 뮌헨 영화학교에 입학, 그의 최초의 장편 영화이자 졸업작품인 도시의 여름(Summer in the city, 1970)을 만들고, 자신의 친구인 ‘페터 한트케’의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 1972>을 완성하면서 굉장한 호평을 받으며 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이후, <시간의 흐름 속으로, 1976> 칸 영화제 국제 비평상, <파리 텍사스, 1984> 칸 영화제 그랑프리, <베를린 천사의 시, 1987> 칸 영화제 감독상 등 수많은 상을 받으며 영화계의 거장이 되었습니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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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베리(Chuck Berry) – <도시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척 베리는 실존 인물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 연주가로 <백투터 퓨처, 1985>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가 과거(1955)로 가서 4년 뒤에나 나올 노래를 옛날 노래라고 소개하며, 연주해서 부모님의 무도회장에 모인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던 노래인 <Johnny B. Goode, 1959>를 작곡하는 등 록앤롤 명예의 전당에도 오른 유명한 음악가입니다.

 

척 베리와 그의 노래가 <도시의 앨리스>에 등장한다는 것만 보아도 빔 벤더스 감독의 록앤롤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엿볼 수 있으며, <도시의 앨리스>에 나오는 <Memphis, Tennessee>의 가사가 영화 속 주인공인 필립의 심리 상황을 대변하듯 묘하게 닮아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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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한트케(Peter Handke) - 1942년 12월 6일, 오스트리아 출생의 작가, 번역가로 빔 벤더스 감독보다 실제로는 3살이 많지만, 둘은 친한 친구 사이로 빔 벤더스의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 1972>의 원작자이며, <베를린 천사의 시, 1987>를 빔 벤더스 감독과 공동집필하기도 했습니다.

 

전후 독일 문학계를 주도하던 ‘47 그룹’ 모임에서 파격적인 문학관으로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전통극 형식에 대항하는 첫 희곡 <관객 모독>을 발표하여 연극계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등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매번 새로운 형식을 고안해내는 그의 독창성은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습니다.

 

게르하르트 하웁트만 상, 실러 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프란츠 카프카 상 등 독일의 저명한 문학상을 휩쓸며 오늘날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기도 합니다.

 

<도시의 앨리스>에서 ‘페터 한트케’의 책이 주인공 필립의 뉴욕 친구의 집, 탁자에 놓여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물론 이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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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드(John Ford) – 1894. 2. 1~1973. 8. 31 아일랜드계 미국의 영화감독으로 <밀고자>, <분노의 포도>, <아일랜드의 연풍>등의 작품으로 4번이나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터배코 로드》, 《황야의 결투》, 《웨스트 포인트》등 많은 작품을 감독했습니다. 어린 시절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의 단골이었던 서부극을 즐겨보셨던 분이라면, 한번은 존 포드 감독의 영화를 보셨을겁니다.

 

빔 벤더스 감독 역시 전후 독일사회에 미친 미국 헐리우드 영화의 영향을 받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던 것인지 <도시의 앨리스>에 주인공 필립이 머무는 모텔의 TV에서 존 포드 감독의 <Young Mr. Lincoln, 1939>의 몇 장면을 삽입하였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존 포드 감독의 사망 기사를 담은 신문을 화면에 잡음으로서 간접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현하는 듯 합니다.

 

이 글을 쓴 후, 더 조사하다보니 위 기술된 내용은 친구 페터 한트케의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페터 한트케가 존 포드의 링컨을 보며, 이후 그가 미국 여행을 할 때 존 포드와 얘기를 나눴다는 내용이 페터 한트케의 책에 나와있다고 합니다.

페터 한트케의 책을 일일이 찾아 확인해 보진 못했습니다. 이후 직접 확인하게 되면 더 자세한 내용으로 수정하겠습니다.

 

 

 

 

Not Exciting But Interesting!

 

<도시의 앨리스>는 분명 신나는 영화는 아닙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영혼과 눈을 빼앗겨 온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따분하고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흥미로운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빔 벤더스 감독이 청년기에 느꼈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실존적 의미에 대한 공허함, 지나친 상업주의에 대한 비판 들을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주인공 필립을 통해 보여주며, 아이러니하게도 때론 9살 짜리 소녀 앨리스의 입을 통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와 함께 ‘로비 뮬러’의 영상은 머리가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해서 차를 몰고 그저 아무 곳이나 방황하며 돌아다닐 때 본 것처럼, 중요하고 의미있는 거리의 모습이 아닌 평범하고 평범한 도시의 모습들을 보여 줌으로서 보는 이도 함께 영화 속에 빠져들도록 만들어 줍니다.

 

자아를 잊어버리고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조차도 알 수가 없기에 한 줄의 글도 써 내려가지 못하는 저널리스트 필립과 TV가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하고 제대로 된 음식 먹기를 좋아하며, 좋고 싫은 것이 명확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포함해서 아직은 많은 것이 궁금한 시크하고 조숙한, 무엇보다 너무도 귀여운 9살 짜리 소녀의 여행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세요?

 

 

 

머리가 복잡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빔 벤더스 감독의 신나지는 않지만 흥미롭고, 친절하진 않지만 어렵지 않은 로드 무비 <도시의 앨리스>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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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너무나도 불친절한 영문 자막과 난무하는 독일어 때문에 상당 부분 청해로 작업하여 의역과 오역이 많습니다. 수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먼저 제게 알려주시면 저 역시 많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자막은 씨네스트에만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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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4 saibi
고맙습니다~
3 아오마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20 엽전
감사합니다.
10 넘조아
자세한 설명까지 꼭 봐야할 영화군요. 고맙습니다.
9 공처가
잘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