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리는 영화는 오로지 팬심에서 만든 자막입니다. 대머리 배우 율 브리너 주연의 '최후의 용사' 75년 작품이니 그의 후기작이지요. 제가 율 브리너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미번역된 그의 작품중 하나 작업한겁니다.

후기작인 만큼 완성도가 높지는 않고, 아마 80년대 후반쯤 비디오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리 많이 깔리진 않은 영화라서 희귀작입니다. 단 그래서 이 영화에서 생각보다는, 기대한 것 보다는 건질게 있더군요. 바로 율 브리너인데....

율 브리너는 매섭고 강인하고 시니컬한 이미지로 인식되는 배우입니다. 전형적인 그런 모습의 표본이 대표작 '황야의 7인' 이고 '카라마조프의 형제' '대장 부리바' '여로' '더블맨' '십계' 같은 작품에서의 모습이 그의 카리스마와 매력이 잘 나타난 작품입니다. 지혜로운 왕 흉내나 내고 머리를 기른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이나 미국 도시 백인 흉내를 내는 '몸부림치는 젊은이들(음악과 분노)' 괴이한 캐릭터로 나온 '파리의 백작부인'이나 우스꽝스런 서부극 '캣로우' 같은 역은 어울리는 작품이 아니지요. 심지어 아카데미상을 받은 '왕과 나' 조차도 전형적인 율 브리너의 모습이 아닌 이례적인 작품이지요. (그가 코믹 연기를 하는 영화가 몇 편이나 됩니까?) 대사는 거의 없지만 '웨스트 월드' 같은 작품이 그 다운 모습이지요.

'최후의 용사'에서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율 브리너 다운 모습을 찾은 후기작입니다. '웨스트 월드'에서 보여준 팍 늙고 배가 나온 것보다 좀 더 좋은 몸으로 돌아왔죠. 강하고 굳세며 용기있고 무자비합니다. 전사이며 남성미가 흐르지요. 율 브리너가 율 브리너 했다 라고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가 후기에 이렇게 한 번 전사로서 불태운 영화가 있었다는거죠. '웨스트 월드'보다 2년 뒤의 영화지만 더 젊어진 느낌이고. 특유의 '검은 옷의 카리스마'도 다시 되찾았고. 

왕년의 한가닥 했던 배우가 전성기가 지나고 후기 작품에서 한번 자신의 고유의 카리스마를 불태운 영화가 이 작품입니다. 그리고 막스 본 시도우가 전반부는 사실상 주인공인데 이 정도 배우가 등장해주는 것도 맛을 더해주는 작품입니다. 작품성 보다는 검은 옷의 매서운 전사 율 브리너가 마지막으로 그런 모습으로 불태운 영화로서 의미를 가지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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