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고전영화로 찾아오는 토마스모어 입니다.

영화를 볼때 유명한 걸작영화만 찾아보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범작도 범작대로의 가치가 있고 B급도 B급오로의 가치가 있죠. 

오늘 소개할 영화는 이탈리아 고전 시대극 '삼호걸' 입니다. 헤라클레스와 삼손, 고대의 이 힘쎈 남자의 대명사 같은 두 인물이 등장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삼손의 이야기에 헤라클레스와 율리시즈를 슬쩍 끼어 넣어서 만든 나름 기발한(?) 영화입니다 삼손과 블레셋 사람들, 데릴라와의 악연 이야기에 헤라클레스가 끼어들어서 약간 이야기를 변형시키죠.

40-50년대 할리우드를 제외하고 그래도 규모가 크고 제작비가 많이 들어갈 시대극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이탈리아였는데 할리우드 영화만큼 크고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하고 B급 스럽습니다. 커크 더글러스가 주연한 '율리시즈' 정도면 굉장히 이탈리아 시대극 고전중에서는 규모도 있고 잘 만든 영화입니다.

'삼호걸'은 미국에서 수입한 근육질 배우 스티브 리브스를 내세워 만든 '헤라클레스'라는 영화를 연출한 적 있는 피에트로 프란치시 감독이 다시 헤라클레스 캐릭터를 내세워 만든 영화입니다. 그런데 헤라클레스 역할을 훨씬 젊은 배우로 바꾸었어요. 삼손 역의 배우와 헤라클레스 역의 배우 모두 전문 배우라기 보다 보디빌디 출신의 근육질 몸짱 배우들입니다. 딱 보면 정말 헤라클레스러운 배우와 삼손스러운 배우 둘이 나오는 느낌입니다.

제목 삼호걸은 국내 개봉제목인데 율리시즈 포함 세 명을 지칭하는 삼호걸입니다. 그런데 율리시즈 캐릭터는 비중도 좀 적고 삼손과 헤라클레스같은 장사가 아니라 왜소한 약골로 나와서 사실 두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져서 삼호걸이라고 하긴 좀 애매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1987년 MBC 에서 신년특선 영화로 방영할 때 제목이 '삼손과 유리시즈' 였는데 헤라클레스가 완전 원톱 주인공인데 제목이 헤라클레스를 쏙 빼버린 것은 많이 황당합니다.

미국영화만큼 큰 세트가 있는 작품이 아니고 시대극치곤 비교적 소품이고 초반부에 바다괴물이 나오는 장면은 실소가 나올 수 도 있지만 그런 맛이 바로 CG가 없던 시절 투박한 아날로그 시대극 보는 묘미죠. 이런 장면들과 비교하면 30년대 자니 와이즈뮬러 주연 타잔 영화가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알 수 있죠.

영화의 하일라이트는 삼손과 헤라클레스가 1 : 1 로 맨주먹 결투를 벌이는 장면입니다. 물론 요즘 액션영화를 연상하시면 안되죠. 두 근육질 배우가 힘과 힘으로 맞부딫치는 투박하고 정겨운 재미가 있습니다.  데릴라 역의 여배우도 꽤 관능적으로 나오고 헤라클레스를 유혹하기도 하지만 워낙 빅터 마츄어 주연 '삼손과 데릴라'에서의 헤디 라마가 넘사벽이라 견줄 레벨이 안됩니다. 

영상은 DVD 화질이라서 나름 볼만하고 영상과 자막 함께 공유합니다. '카르타고의 여노예'도 그렇고 요즘 투박한 이탈리아 시대극에 좀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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