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 와이즈뮬러의 12번째 타잔 영화이자 마지막 타잔 영화 '타잔과 인어' 입니다.

제목부터 딱 이상하다고 느껴지지요. 타잔 영화 하면 정글이 배경이어야 하는데 이건 바닷가 휴양지가 배경입니다.

타잔 영화 같지 않고 무슨 '남태평양' 이나 '블루 하와이' 유형의 영화같아요. 실제 촬영지도 멕시코의 아카풀코 입니다. (장 폴 벨몽도 주연의 '아카풀코의 사나이'도 있지요)

RKO 타잔 영화에서 타잔 집 인근의 지형이 수시로 바뀌는데 이번에는 아예 바다를 가져와 버렸습니다. 깊숙한 정글의 고지대로 설정된 타잔의 집 근처에 웬 바다? 더구나 지난 영화까지는 없던 타잔의 집 바로 앞에 한강 만큼이나 넓은 강이 떡하니 나타납니다. 그 강을 따라 가면 어떤 비밀 동굴이 있고 그 동굴을 지나가면 갑자기 드넓은 바다가 나오고 금지구역인 비밀의 섬이 나오는 겁니다. 그 섬이 배경이에요. 그러니 정글의 동물들도 거의 안나오고 타잔은 사자나 악어 대신 물속의 거대한 문어와 싸우기도 합니다. RKO 타잔 영화가 점점 산으로 가는 듯 하다가 마지막 영화에는 정말.... 

타잔 영화의 핵심 주역 둘이 사실상 제외되는데 보이는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보이 역의 자니 셰필드가 계약 연장이 안되어 빠졌고, 영화에서는 영국의 학교에 간 것으로 처리됩니다.(정글소년 보이가 뜬금없이 타잔, 제인과 헤어져서 갑자기 문명세계 영국의 학교에?), 그리고 치타는 중반에 갑자기 빠져버려요. 치타까지 배척한 타잔 영화라니. 그리고 배경이 되는 섬에는 마치 부처님 모양의 발루 라는 신이 사는데 미련한 그 섬 사람들은 그 신의 존재를 믿는데 타잔이 가서 가짜라는 걸 밝히고 해결해주는 내용입니다. 그나마 영화의 볼거리는 실제 다이버들이 벌이는 멋진 다이빙 쇼 입니다.  그냥 놀고 먹는 휴양지가 부러운 영화지요.

아무튼 이렇게 해서 자니 와이즈뮬러는 총 12편의 타잔 영화를 마무리했고, 1932년 부터 1948년까지 16년 간 타잔 영화에 출연한 셈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40대 중반으로 치닫다 보니 허리도 굵어졌더군요. 그렇지만 곧바로 그는 옷 입은 타잔영화라고 할 수 있는 '정글짐' 씨리즈에 게속 출연하지요.

RKO와 솔 레서는 이후에도 다른 배우를 내세워 계속 타잔영화를 줄기차게 만듭니다. RKO가 망했지만 솔 레서는 계속 자기 프로덕션을 차려 타잔 영화를 쉬지 않고 만들지요. 

아, 그리고 이 영화에 비중있게 등장한 섬 처녀 마라 역의 린다 크리스찬은 그냥 그런 배우인 하지만 타이론 파워의 아내가 되는 바람에 알려진 인물입니다. 몇 년 안 살았지만 아이를 둘이나 낳았죠. 그리고 음악을 담당한 건 놀랍게도 서부영화 음악의 귀재였던 디미트리 티옴킨 입니다. 타잔 영화로서의 특징은 거의 사라졌지만 아름다운 섬과 낭만, 음악 등은 뭐 신경 쓴 영화인 셈이죠.

저의 타잔 영화 번역이 이렇게 끝났고, 목표대로 3월에 마무리했네요. 영상과 자막 같이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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