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F. W. 무르나우
원작: 엘리엇 레스터 희곡 "진흙 거북"
각본: 베르톨트 비어텔, 마리온 오스
출연: 찰스 파렐, 메리 던칸
촬영: 어니스트 팔머
국가 및 언어: 미국 (영어 간자막)
상영시간: 8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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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에서 밀 농장을 하는 렘은 시카고로 밀을 팔러 간다. 렘은 우연히 케이트를 만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렘은 케이트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은 케이트를 반기지만, 아버지는 의심과 경계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독일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거장 무르나우가 폭스에서 만든 마지막 작품. 분주한 도시와 드넓은 밀밭의 모습이 대조되며, 햇살이 비치는 밀밭, 역동적인 수확기의 모습은 무르나우의 서정적인 풍경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2014년 영화의 전당 -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 월드시네마 XI)
F.W.무르나우의 1930년작입니다. 무르나우 유명세와 시네마테크 상영 때문에 한국어 자막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번역했습니다.
이 다음작이 '타부'라서 무르나우 커리어로 보면 거의 마지막에 속하는 영화입니다. 폭스 스튜디오 시절 마지막 영화기도 합니다.
내용은 그 유명한 '선라이즈' 반대 컨셉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선라이즈' 같은 엄청난 걸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원적인 풍경과 감수성은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사실 직전작 '네 악마들 4 Devils'조차 소실된 상태일 정도로 무르나우 영화가 사라진 게 많아서 하나하나가 귀중하긴 합니다. 테렌스 맬릭의 '천국의 나날들'에 영감을 줬다고 하더군요.
영화의 농장은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농장이었다고 합니다. 유성 버전도 있으나 무르나우가 만드는 걸 싫어했고, 이마저도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무성 영화 번역은 이게 처음인 거 같은데 영어 간자막 싱크 맞추는게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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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셨습니다.
추카추카 83 Lucky Point!
감사합니다. ^^
단 평 : 들판 그리고 들판
상징 분석을 거부하는 '듯한' 영화는 쉽지 않다. 쉽다는 것은 가독성을 지시함이라기보다,
그 작품이 영화 매체의 미학적 속성 중 카메라의 기능적 요소를 발휘함에 있어 즉각적으로
이데올로기와 접촉되지 않음을 뜻한다. 물론, 본편에 대한 기존의 단출한 평문들에서 혹은
본편의 거죽에서 이분법과 자본 혐오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것이 본편에의
유일한 표지라고 위치화하기에는 미량에 불과하다. 또한, 그것이 정당한지도 의문이다.
선명하게도 인물들이 처음 들판에 들어서고, 영화가 스스로 말하듯이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카메라의 동선에 따른 공간의 확장만으로 충분함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이것은 과연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까? 테렌스 맬릭의 <천국의 나날들>이나
빅터 소스트롬의 <바람> 혹은 감독 자신의 <선라이즈> , <타부> 등과 비교한다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스럽다. 그 정도로 들판이 휘황찬란하게 드넓었는지 체감되지 않는다.
오히려 극도로 축약된 도심의 식당 내부가 가련한 반면에 노골적인 노동의 찬가로서의
밀밭의 수확에의 의지가 둔중해보였다. 초반부 기차 시퀀스는 이 맥락에서 더욱 무력했다.
웨스턴적인 맥락에서 내부가 외부로 출정하여 외부를 내부로 도입시킨다는 교류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결국 외부가 내부를 정화시킨다는 도식의 스튜디오적 강압이 들판을 어둑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 가부장제의 들판이 그리 호락호락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