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녀 (Untamed,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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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녀 (Untamed,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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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영화는 헨리 킹 감독과 타이론 파워 콤비의 영화 '야성녀' 입니다.

헨리 킹과 타이론 파워는 오랜 기간 좋은 콤비로 활동했습니다. 우리나라에 개봉된 것으로 확인된 타이론 파워 주연 영화 27편 중에서 헨리 킹 감독의 작품만 무려 10편 입니다. 1936년 '우국의 지사(Lloyd's of London, 36)' 부터 '해는 또다시 뜬다(The Sun Also Rises, 57)' 까지 였으니 20년 이상을 꾸준히 함께 한 콤비였습니다. 타이론 파워는 1914년생 이지만 워낙 빠른 나이(20대 초반) 부터 주연급 스타였기 때문에 훨씬 나이가 많은 게리 쿠퍼, 클라크 게이블, 캐리 그랜트 등과 동 시대에 활동한 인물입니다. '야성녀'는 후기 작품이지요.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촬영 중 44세의 나이로 요절했지만 꽤 많은 영화를 남겼지요. 그 나이에 벌써 우리나라에 27편이나 개봉할 정도였으니. 인기도 많았지요. 


'야성녀'는 명작이나 걸작 반열의 영화는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매우 낭만적인 통속 대작이죠. 역시 정상급 여배우 수잔 헤이워드가 공연하고 개성파 리처드 이간 까지 공연하니 캐스팅이 볼만합니다. 원래 로버트 미첨과 빅터 마츄어가 물망에 올랐다고 합니다. 두 배우가 맡았어도 썩 어울렸을 겁니다. 굳건한 주인공과 짐승남 이미지의 체격좋은 배우였으니. 수잔 헤이워드의 경우 다른 일반 여배우들처럼 20세에 도달한 시기에 데뷔했지만 진정한 전성기는 30대를 넘어선 50년대였고, 유명한 작품도 그 시기에 많이 남겼죠. 아카데미상을 받은 '나는 살고 싶다'도 그렇고. 30대 접어들어서 끝물이 되는 당시에 드물게 30대에도 매우 왕성한 활약을 했던 여배우입니다. '내 마음의 노래(With a Song in My Heart, 52)'나 '내일 울련다(I'll Cry Tomorrow, 55)' 같은 대표 수작들도 다 50년대 작품이지요. 타이론 파워 와는 '황야의 역마차(Rawhide, 51)'에서도 공연한 바 있지요. 50년대에도 여전히 미모를 잘 유지한 덕도 있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과거 여배우 중 김지미와 좀 이미지가 비슷한 느낌입니다. 미모를 지녔지만 걸걸한 음성이 좀 닮은 느낌이에요.


다소 상투적인 통속물이지만 유독 이 영화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보기 드문 남아프리카 배경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아일랜드, 남아공 현지 촬영으로 이루어졌지요. 50년대 할리우드 영화가 스튜디오 세트촬영이 많은데 이 영화는 로케촬영이 참 많습니다. 실제 케이프타운과 줄루 지역에서 촬영을 했고. 19세기 당시 남아프리카는 네덜란드인들이 이주해서 점령을 했는데 통치권은 영국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좀 알고 보면 더 재미있지요. 사실상 원주민 입장에서는 침략자인 네덜란드인들을 많이 미화한 작품이지요. 분위기는 서부 개척영화와 아주 흡사합니다. 미국 서부대신 배경을 남아프리카로 옮겼고, 인디언 대신 아프리카 줄루족으로 대체했을 뿐 인디언 나오는 개척 서부극과 패턴이 아주 닮았습니다. 서부로 이주하는 장면을 방불케 하는 남아프리카 이주장면도 나오고. 타이론 파워는 네덜란드 이주민 역할이고, 수잔 헤이워드는 아일랜드인 역할입니다. 


4각관계 영화인데 묘하게 어긋난 짝사랑 영화지요. 리타 모레노('왕과 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악의 화원' 등에서 각각 이국적 여인을 연기했죠)는 리처드 이간을 사랑하지만 리처드 이간은 수잔 헤이워드에게 눈길을 쏟고, 수잔 헤이워드는 타이론 파워를 사랑하고, 타이론 파워는 사랑 보다 네덜란드 자치주 설립에 더 사명감과 인생을 걸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전쟁만 좋아하는 떠돌이만 생각하니 사랑의 고통을 겪는 리처드 이간이 좀 불쌍한 악역이지만 그 역시 리타 모레노에게 똑같이 대했으니 자업자득인 셈이죠. 사랑 때문에 친구가 원수가 되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볼만한 건 현지 로케를 감행한 아름다운 촬영이지요. 그 멋진 화면 구경하는 걸로 본전은 뽑은 느낌입니다. 과거 4:3 비율의 평범한 화질로 볼 때와 시원한 시네마스코프 고화질로 볼 때 느낌이 완전 다릅니다. 당시 극장에서 본 분들은 꽤 재미를 느꼈을 듯 합니다. 대작 통속물의 묘미죠. 완성도 여부를 떠나 선남선녀 주인공의 멋진 로맨스와 모험 자체가 뻔한 통속극이지만 흥미롭지요. 영화라는 게 소수의 고급 평론가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다수의 낭만파 관객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니까요.


타이론 파워는 20대 초반에 스타가 되었고 얼굴로 먹고사는 배우였는데 그래도 50년대 들어서 연기가 제법 늘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존 포드 감독의 '웨스트 포인트(The Long Gray Line, 55)' 는 그의 이력에 '작품' 이라고 할만한 수작이었고, 이런 작품에서 제대로 연기를 보여주었으니까요.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젊은 시절과 또 다른 알찬 중년배우로 이력을 남겼을 것 같은데 아까운 느낌입니다. 비슷한 과인 로버트 테일러의 중년보다는 훨씬 알찼을 것 같은데. 


헨리 킹 감독은 40년대 후반부터 몇 년 간 그레고리 펙을 더 선호하다가 다시 타이론 파워와 몇 작품을 찍었고, 그가 사망하자 다시 그레고리 펙과 또 몇 작품 찍고, 두 미남 배우를 선호한 감독입니다. 그의 작품들이 낭만적 모험과 로맨스가 펼쳐지는 상업영화라서 우리나라에도 개봉작이 꽤 많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모정' 같은 애틋한 통속물이 가장 기억되지만 가끔 '베르나데트의 노래(개봉명 성처녀, 43)' 같은 종교적 진지한 작품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좋은 화질과 원 비율 화면으로 봐야 제 값을 하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블루레이 화질과 영자막이 꽤 오래 기다린 끝에 떠서 작업을 했습니다. 용량대비 꽤 가성비가 좋은 화질이더군요. 화질 손상을 최대한 줄여서 압축을 한 느낌. 타이론 파워와 수잔 헤이워드 출연작들은 미 번역된 작품이 아직도 꽤 많죠. 타이론 파워는 30년대 초기 영화들, 수잔 헤이워드는 40년대 영화들이 많이 미번역되었습니다. 나중에 많이 번역되면 좋겠네요. '아들 4형제(Adam Had Four Sons, 41)' '사랑의 서광(And Now Tomorrow, 44)' '사랑과 피의 대지(Tap Roots, 48)' '비정(My Foolish Heart, 49)' '광야의 여인(The President's Lady, 53)' 등이 수잔 헤이워드가 출연한 번역이 안된 개봉작들이지요.


ps1 : 도도한 악녀 연기가 어울리는 아그네스 무어헤드가 여기서는 모처럼 호감가는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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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S 컷과송
2022. 3. 23. 감상

단  평 : 그 말은 갈 곳을 안다



냉소주의적 태도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반해서 행하는 바를 지칭한다.

즉, 하는 바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대로 행하는 탈근대적 자세의

입지는 이미 변형이 불가하다는 패배주의에서 생성된다. 종말을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이탈하는

실천을 선택하지 않을 때의 일종의 방어기제다. 헨리 킹의 세계는 이같은 반어법의 맥락에서

다루어진다. 이같은 지반에는 경화된 이데올로기의 단면을 가감없이 제기하는 추악함이 있다.



웨스턴이 식민주의 서사임을 노골적으로 진술하는 전반부는 현지 촬영이라는 이중인증을 통해

관객의 감상의 빈 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오프닝의 여우 사냥에서 포획된 여우가 보이지 않듯이

본편은 줄루족과의 전투와 그들의 부락을 제외한다면 도무지 식민주의의 성찰 따위는 결여된다.

간혹 카메라가 남성이 없는 여성들만의 부락을 프레임화하고 그녀들의 시선이 위협적이지 않게

이주민들을 향하는 지점에서도 이념은 매정하다. 바로 이같은 앙상함이 냉소와 반어의 어법이다.



구성을 말하기에도 허술한 인물들간의 관계는 물론, 개별적인 사건들이 거의 모두 기적적이거나

그 자체로의 생명력 없이 생략되기도 한다. 다이아몬드, 벼락, 도산, 애정관계, 대결, 전투 등의

일련의 관습화된 서사적 요소들은 식민주의 자체를 냉소주의적 태도로 냉각시킨다. 즉, 기표들을

기의로서 작용하기 위한 동력을 공허하게 탈색시킨다. 모든 것이 정확히 맞물린다기보다 헐겁게

그 위치만을 점하고자할 때 오히려 이데올로기는 망실된다. 엔딩의 묶인 말이 뛰쳐나가는 이유다.
1 henry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