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룸 (Where The Truth Lie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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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룸 (Where The Truth Lie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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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모든 것이... 그 곳에서 시작되었다제멋대로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동 ‘래니’와 젠틀한 유머와 뛰어난 재치의 소유자 ‘빈스’, 두 사람은 세상이 사랑한 최고의 스타 콤비. 하지만 화려한 수퍼 스타의 이면은 얼룩진 사생활로 물들어 있다. 국민적인 관심 속에 전국적인 모금생방송을 진행하던 ‘래니’와 ‘빈스’는 그들의 운명을 뒤바꿀 결정적인 사건에 직면한다. 두 사람이 묵으려던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전라의 여자 시체가 발견된 것. 이 사건은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묻혀지고…  한편, 이 사건을 파헤치려는 미모의 여기자가 두 사람에게 접근한다. 세 사람의 엇갈린 기억을 통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는 스위트룸의 비밀. 그 날 밤, 과연 스위트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화려함 뒤에 감춰졌던 미스터리 스캔들. 마침내, 모든 진실을 간직한 비밀의 문이 열린다.
콜린 퍼스 네이버 팬카페에서 만든 자막입니다.
감상에 도움되길 바랍니다.

감독 - 아톰 이고얀
주연 - 콜린 퍼스/ 케빈 베이컨/ 알리슨 로만

글: 이용철(영화칼럼니스트) 2006. 04.03                      출처 : 엔키노


1950년대, 레니(케빈 베이컨)와 빈스(콜린 퍼스)는 전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듀엣이었다. 그들이 공연하면 사람들은 환호를 보내고 박수를 쳤다. 그러나 39시간짜리 TV 모금공연이 있었던 1957년의 그 날 이후 그들의 운명은 널을 뛴다. 그 전날(혹은 그 날 새벽) 한 여자가 죽었고, 그 날 한 소녀는 새로운 삶을 얻었으며, 그 다음 날 두 남자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선다.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이 몰랐던 사실이 그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그리고 진실은 숨겨진다.

1972년, 작가 카렌(앨리슨 로먼)은 레니와 빈스에 대한 이야기를 써 한방을 터뜨리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 출판사를 통해 백만 달러를 빈스에게 제시한 그녀는 레니와의 우연한 만남이란 기회도 잡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레니가 쓰고 있다는 자서전의 사본이 하나씩 전달되고, 숨겨진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진실이 감춰진 첫 번째 장소인 '스위트 룸'. 그 곳으로의 초대는 진실(truth)이 자리한(lies) 장소이면서 동시에 진실을 속인(lies) 장소로의 입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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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룸 Where the Truth Lies>(2005)이 한참 진행될 동안 관객은 아톰 에고이안의 영화가 언제나 표면에 던져놓곤 하는 ‘성적 긴장감’을 경험한다. 그러나 레니와 빈스의 더러운 사생활과 은밀한 관계 그리고 시체로 발견된 모린(레이첼 블랜처드)의 비밀이 아무리 흥미롭다 해도 그런 내용은 에고이안 영화에서 익숙하게 기대되는 바와 거리가 멀다. 에고이안마저 같잖은 가십에 동참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당신이라면 거기서 진짜 궁금증을 품어야만 한다. “에고이안씨, <스위트 룸>을 왜 만들었어요?”

<스위트 룸>이 필름 누아르에서 에고이안 풍의 세계로 들어서는 것은 정확하게 45분, 그러니까 카렌이 모린의 집에 들어서는 지점부터다. 모린의 어머니는 말한다. “6년 전 남편이 자살했죠. 죽기 며칠 전에 그는 모린의 재를 나무 밑에 심었어요. 모린의 다섯 살 생일에 심은 나무였지요. 난 착하게 살아 천국에서 그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러나 그들과 다른 내세로 갈까봐 혼란스러워요. 내가 천국으로 간다면 지옥에 있을 남편을 보지 못할 거잖아요. 그리고 모린이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고요.” 에고이안이 그토록 천착하는 ‘미궁에 빠진 가족 트라우마’는 그렇게 문을 연다.

에고이안은 단 한 번도 가족의 상처 혹은 고통의 문제를 다루지 않은 적이 없다. 상담실을 찾은 일가족(<근친 Next of Kin>(1984), 아들로부터 버려진 노인(<가족 바라보기 Family Viewing>(1987), 허파 이식 도중 동생을 잃은 누이(<대사 Speaking Parts>(1989), 집이 불타버린 가족(<보험 사정인 The Adjuster>(1991), 출장여행 도중 안내인에게 부인을 뺏긴 남편(<달력 Calendar>(1993), 살해당한 딸로 인해 고통에 빠진 남자(<엑조티카 Exotica>(1994), 스쿨버스의 전복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달콤한 내세 The Sweet Hereafter>(1997)), 홀어머니의 그늘에서 외롭게 자란 아들(<펠리시아의 여행 Felicia‘s Journey>(1999), 살해당한 테러리스트와 그의 아내와 그녀로 인해 자살한 남자 그리고 그들의 이세(<아라라트 Ararat>(2002)). 그들은 가족 트라우마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존재들이다(그리고 이에 더해 에고이안의 선조가 살았던 아르메니아가 거의 매번 언급되는 것도 가족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에고이안의 가족 드라마는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는 법이 없다. 에고이안은 가족의 테두리 안에서 항상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그의 영화는 묻는다. ‘부모는 선택될 수 있는 것인가?, 최선을 위한 거짓이 존재하는가? 성공을 위해 다른 가족의 아픔을 무시할 수 있는가? 위안의 명목으로 불륜이 가능한가? 실익은 용서에 우선하는가? 동정 어린 살인이 용납될 수 있는가? 아버지의 죄를 아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물론 그의 영화에도, 간혹 안타까운 마음에 <가족 바라보기>처럼 가족에게 원만한 관계나 평화로운 순간을 안겨주는 설정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에고이안은 감정의 기복이 상당한 장면에도 냉정하리만큼 덤덤한 자세를 유지하며 결말은 항상 모호함으로 이어진다. 결국 헤어나올 수 없는 거대한 미궁 속에서 관객은 엄청난 무게의 질문지를 들고 있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위트 홈>의 가족 트라우마는 무엇이며, 그들에게 주어진 윤리적 딜레마는 또 무엇인가? 우리는 TV 모금공연이 있었던 그 날 소아마비를 극복해 새 삶을 얻은 소녀로 등장한 사람이 바로 카렌이며, 그 전날 밤 (17년 후 카렌과 마찬가지로) 기자로서의 첫걸음을 두 스타의 특종으로 시작하려던 모린이 죽게 된 사연을 알게 된다. 그리고 두 여자의 얼굴이 정확하게 오버랩(죽은 여자의 얼굴 위로 겹쳐지는 살아있는 여자의 얼굴) 되고 두 여자가 헷갈릴 정도로 유사한 얼굴로 그려지는 순간, 에고이안이 의도적으로 한 사건을 두고 한 사람의 두 가지 태도를 보여주려 했음이 드러난다. <스위트 룸>은 소위 진실게임이다. 잘하면 살아남고, 잘못하면 죽는.

특종을 이용해 명성과 부를 가지려던 모린의 태도는 아버지와 자신의 죽음 그리고 홀로 남은 어머니의 고통을 낳는다. 그러면 모린이 알고 있는 진실에다 죽음의 진실까지 더 알게 된 카렌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녀는 모린의 어머니를 다시 찾아간다. 그리고 모린이 죽은 사연의 일부만을 알려준 뒤, 나머지 사실은 언젠가 ‘어떤 이’의 죽음 이후 공개할 것임을 밝힌다. 카렌은 모린과는 분명 다른 길을 택하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그것을 모린의 어머니에 대한 예의라고 불러도 좋다. TV 방송이 끝날 무렵 소녀 카렌에게 레니는 말했었다. “너는 특별한 여자야. 나를 용서해줘”라고. 카렌은 정녕 그런 말로 보답 받을 만한 여자로 남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모린의 어머니는 모린의 재를 묻은 나무를 지나 바다를 바라본다. 이제 우리는 안다. 나무가 서 있는 그 아래가 바로 두 번째 진실의 장소임을. 카렌의 선택은 어쩌면 그녀의 직업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지만, 그녀는 누군가의 마음의 평화를 위해 진실을 묻어두기로 한다. 그러니 진실(truth)이 존재하는(lies) 땅 위를 또 다른 거짓으로 가린다(lies) 해서 이제는 아쉬워하지 않을 때다. 진실을 마주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때로 진실보다 소중한 것이 있는 법이다. 그렇게 가족 트라우마는 미로에서 벗어나 그 무게를 덜어낸다. 어쩌다가 스타들의 스캔들을 다룬 스릴러로 광고되고 있는 <스위트 룸>은 기실 에고이안의 걸작 <달콤한 내세>의 주제를 반복한 의미 있는 드라마로 남아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그러니까 두 스타의 숨겨진 사생활 따위는 더 이상 궁금해하지 말자.


2005년 칸느 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제멋대로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동 ‘래니’와 젠틀하고 신사적인 유머와 재치의 소유자 ‘빈스’, 두 사람은 세상이 사랑한 최고의 스타 콤비. 하지만 화려한 수퍼 스타의 이면은 얼룩진 사생활로 물들어 있다. 국민적인 관심 속에 전국적인 모금생방송을 진행하던 '래니'와 '빈스'는 그들의 운명을 뒤바꿀 결정적인 사건에 직면한다. 두 사람이 묵으려던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전라의 여자 시체가 발견된 것. 이 사건은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묻혀지고...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의 회고록을 쓰겠다며 찾아온 미모의 여기자는 미궁에 빠져있던 그 날의 살인사건을 다시 파헤치려 한다. 그 날 밤, 과연 스위트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창조해낸 스타들의 화려한 ‘스위트룸’

살인 사건이 벌어진 주요 무대이자, 스타들의 화려한 명성과 은밀한 욕망이 내재되어 있는 공간인 ‘스위트룸’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 중 하나이다. ‘스위트룸’은 대중들이 열망하는 동경의 공간이자 부와 명예, 사치와 욕망의 아이콘을 대변하는 공간으로 비춰지도록 만들어졌다.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필립 바커’는 마이애미의 최고급 호텔인 ‘파운틴 블루’와 ‘에덴 록 리조트’를 만들었던 1950년대의 대표적인 건축가 ‘모리스 래피더스’의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그는 직선이나 대칭 구조가 주는 단조로움을 배제하고 곡선의 복잡하고 화려한 느낌을 활용해 숨막히도록 거대하고 눈부신 ‘스위트룸’을 제작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베르사유 호텔’의 웅장한 스위트룸은 미모의 여인과의 치명적인 밤을 묘사하기 위해 런던의 셰퍼튼 스튜디오에 만들어졌다. 이 공간은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은밀하고 천박한 행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고급스럽게 반짝이는 베이지색으로 꾸며졌다. 이로써 영화 속 ‘스위트룸’은 겉모습과 속내의 괴리에서 오는 모순의 이미지와 함께, 유일하게 진실을 숨길 수 있는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스타의 놀이터로 재현되었다.

50년대와 70년대를 오가는 쇼 비즈니스 세계의 완벽한 재현!

<스위트룸>은 상업적으로 부흥의 시기였던 1950년대 할리우드의 화려한 분위기를 훌륭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스타들이 입담과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방송국 스튜디오나 도심의 화려한 나이트클럽, 마피아가 운영하는 사치스런 카지노,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 등은 그 어느 때 보다 활기차고 거침없이 유흥과 환락에 대한 욕망이 꿈틀대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모든 배경 공간들은 1950년대 중반의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 동시에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의상과 분장, 헤어스타일까지도 당시의 정서를 그대로 재현해내고자 했다. 제작진들은 런던과 토론토, LA를 오가며 천박한 동시에 눈부시게 화려하고 추악한 동시에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1900년대 중, 후반의 정서를 찾아내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에고이안 감독이 표현하고 싶었던 쇼 비즈니스 계의 핵심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전형적인 할리우드 상업 영화의 모습을 담으면서도 할리우드에 대해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결국 제작진은 과장된 행동과 말투, 지나치게 화려한 색감이 주는 강렬함, 섹스와 마약, 다양한 성적 기호 등의 진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코드를 통해 할리우드 쇼 비즈니스의 세계를 완벽하게 재창조해냈다.

서로 엇갈린 1인칭 나레이션이 주는 혼돈과 긴장, 고전 느와르의 부활을 암시하는 감각적인 영상!

<스위트룸>은 3명의 주인공들의 상반된 증언과 각자가 서로를 관찰하는 독특한 시선의 교차를 통해 심리적 긴장감과 인물들의 다층적인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사건의 진실과 거짓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구분 짓기 위해 스타들을 취재하는 여기자를 등장시켜 1인칭 나레이션 구조를 활용했다. 그녀는 그들의 실체를 취재하는 영화 속 인물인 동시에 관객들로 하여금 주관적이고 밀착된 시선으로 스타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한다. 한편, 에고이안 감독은 인물들의 복잡하고 불안한 내면을 영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찰스 비더 감독의 고전 느와르 <길다>와 같은 매력적인 흑백 영화의 색감을 염두에 두고 작업에 임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스위트룸>에서 흑백 느와르 영화들의 특징이기도 한 강한 콘트라스트와 전형적인 고전 느와르의 장면들에서 구현되는 피사계 심도를 흐리게 하는 기법을 활용한 것이 바로 그 예. 이런 의도적인 연출을 통해 인물들간의 엇갈린 증언과 주관적인 기억의 재현은 영화 속에서 새로운 미스터리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클래식과 팝, 펑크록과 재즈 등 1970년대가 선사하는 특별한 음악적 쾌감

에고이안 감독이 <스위트룸>의 제작에 착수한 것은 그가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중 "발퀴레"를 연출한 직후였다. 그는 오페라가 선사하는 풍부하고 장식적인 음악적 감성과 화려한 선율 속에 내포되어 있는 극적 스토리에 매혹되었다. 에고이안 감독은 "음악은 <스위트룸>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바그너가 오케스트라 연주에 사용한 모티브는 아주 흥미로웠고 이번 영화에도 그와 같은 인상적인 오케스트라 연주를 사용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음악감독 마이클 대너는 바그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소규모의 실험적인 악기 편성만으로 짧지만 인상적인 테마를 만들어냈다. <시민케인> <사이코> <택시 드라이버>의 버나드 허먼의 음악, <성공의 달콤한 향기>에 사용된 엘머 번스타인의 음악, <살인자의 해부>에 사용된 듀크 엘링턴의 재즈 등의 음악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 결과 <스위트룸>의 화려하고 풍부한 음악은 록시 뮤직, 산타나,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 등 7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밴드들의 팝에 오케스트라의 특징을 가미하여 아름다우면서도 긴박감 넘치는 선율로 탄생되었다.
 

Comments

1 irus
수고하셨습니다.
이제야 제대로된 자막이 나왔네여^^; 감사합니다
15 MrBig
VoMiT릴에도 같은 싱크군요 정성들여서 만드신게 눈에 보이는 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