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타리의 대가 파트리시오 구즈먼은 이미 3부작 다큐멘타리 <칠레전투>를 만들어 칠레의 이상이 미국과 자본가들의 반혁명으로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역사에 남겨두었다. 다시 카메라를 든 그는 <살바도르 아옌데>를 통해 지난 사회주의의 무너진 꿈을 그저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식들의 저녁상을 준비하는 노인들의 입을 빌린다. 그들이 "그것은 정말 위대한 유토피아를 위한 꿈이었다"고 고백할 때, 파트리시오 구즈만은 살바도르 아옌데가 칠레 민중의 삶 속에 여전히 살아 있음을 되새김질하는 것이다.
약간 심심할 정도로 보편적인 다큐멘타리 형식의 <살바도르 아옌데>는 사회주의 이상에 대한 날카로운 프로파간다는 아니다. 하지만 그 옛날의 자료화면들과 현재의 낮은 목소리가 겹치는 순간. 칠레의 드라마틱한 패배의 순간들은 여전히 관객의 심장을 울리는 힘을 지니고 있다. <살바도르 아옌데>를 보고나면 다국적 마트를 가득채운 칠레산 포도주가 마치 좌절한 이상주의의 피처럼 느껴질는지도 모른다. 두 나라의 무역은 미국의 주도하에 성사된 2003년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역사는 이처럼 아이러니하다 (씨네 21)
영화 속 인터뷰에 나오는 이사벨 아옌데는 살바도르 아옌데의 세째딸로,<영혼의 집>을 쓴 소설가인 조카딸과는 동명이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