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투구 (Casque d’Or - Golden Helmet , 1952) DVDRip.x264.AC3-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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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투구 (Casque d’Or - Golden Helmet , 1952) DVDRip.x264.AC3-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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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투구(Casque d'or, 1952)
감독 : 자크 베케르
출연 : 시몬 시뇨레, 세르주 레지아니, 클로드 도팽, 레이몽 뷔시에르


영화가 시작되면 한 무리의 남녀가 뱃놀이를 하다가 뭍에 내린다. 그들은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르는데 카페에 있던 손님들은 이들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이 패거리 중 하나인 레이몽은 카페에서 5년 동안이나 감옥 생활을 함께한 친구 망다(조르주 망다. 레이몽은 조라고 부르며 사람들에게는 망다로 통한다. 별명은 난봉꾼 조. 직업은 목수)를 만난다. 레이몽의 일행이자 롤랑의 애인인 마리는 망다와 눈이 맞아 같이 춤을 추고, 질투에 눈이 먼 롤랑은 망다를 건드렸다가 호되게 당한다.

한편 레이몽과 롤랑은 포도주 도매업을 하는 르카를 따르고 있는데, 그는 사실 인근 범죄자들의 두목이다. 그는 마리에게 추근거리며 자기 여자가 돼 달라 하고, 그날 밤 바에서 열릴 파티에 오라고 말한다. 르카의 집을 나온 마리는 망다를 만나 키스를 나누지만 그의 약혼녀라는 여인이 나타나자 돌아선다. 그날 밤 망다는 마리를 만나러 바를 찾아오고 그 자리에 있던 롤랑과 결투를 벌이게 되는데 롤랑은 망다에게 패해 죽고 만다. 르카는 은근히 망다를 협박하면서 자기 부하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가 거절당한다. 웨이터 아나톨의 밀고를 받은 경찰이 바로 나타나고 롤랑의 시체를 나르던 망다와 레이몽 패거리는 무사히 도망친다. 그러나 롤랑의 시체를 처리하지 못했으므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다.

마리는 망다에게 몰래 연락을 취해 외딴 시골 노파 으젠느의 집에서 두 사람은 재회하고,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마리와 망다가 어디 있는지 알아낸 르카에게 레이몽은 망다만큼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얘기하지만 르카는 레이몽을 롤랑 살해범으로 몰아 체포되게 한 뒤 그 사실을 망다에게 알린다.

마리와 망다, 르카의 삼각 관계는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는 토스카, 카바라도시, 스카르피아 남작의 삼각 관계와 비슷하다. 나중에 마리는 망다를 구하기 위해 르카에게 몸을 주지만 르카는 그녀를 차지한 뒤에 부탁을 외면한다. <토스카>를 본 적은 없지만 <황금투구>의 마지막 장면은 <토스카>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본다.
르카의 도움을 얻지 못한 마리는 자기 힘으로 망다를 탈출시키려 하는데, 그녀 혼자 교도관을 쓰러뜨리고 데굴데굴 굴린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도 그 장면의 액션이 허술하다며 웃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액션이 결코 서툴거나 우스운 것만은 아닌데, 망다와 롤랑의 결투씬 같이 힘있는 장면도 있다. 이외에도 영화 초반에 마리가 롤랑과 춤을 출 때, 몸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도 마리의 시선이 줄곧 망다를 향하고 있는 장면이나, 망다와 롤랑이 격투를 벌일 때 르카가 칼을 두 사람 중간 바닥에 박아 넣어 먼저 칼을 잡은 사람이 그걸 쓸 수 있도록 하고, 두 사람이 격투를 벌이다 쓰러져 서로 목숨을 걸고 힘을 겨루는 장면, 또한 망다와 르카가 경찰서에서 대치할 때 막다른 골목에 몰린 르카가 절박해 하는 장면 등 유려하고 아름다운 장면이 많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매력은 시몬 시뇨레가 연기한 마리라는 캐릭터이다. 이 영화에서 시몬 시뇨레는 좀 통통하게 보이지만 확실히 미인이고 매력도 있는데, 그녀의 매력이 마리 같은 캐릭터를 만나서 더 살아난 게 아닐까. <황금투구>에서 사람들은 마리를 "창녀"라거나 "몇 프랑만 던져주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여자"로 비웃지만 마리의 인품은 그런 평가를 뛰어넘는다. 그녀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이며 당당하다(영화 초반부에서 뱃놀이를 마친 그녀는 남자들처럼 노를 나른다. 롤랑이 그녀를 윽박지르면서 이런 일은 하지 말라고 한다). 망다와의 사랑을 시작한 것도, 그 사랑을 이끄는 것도 마리인데, 망다와 키스를 나눈 후 망다의 약혼녀라고 자처하는 여인이 나타나자 망다의 따귀 한 대를 때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이 약혼녀 캐릭터는 중간에 흐지부지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진짜 약혼녀였는지, 자칭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결혼식이 열리고 있는 성당에 망다를 데리고 들어가는 장면처럼 마리는 당돌하고 정열적이다(거기서 마리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자 망다는 대답하지 못한다. 당연히 당황했겠지. 사귄지 며칠이나 됐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감옥에 갇히자 탈옥시키려고 하는 그녀는 주위의 장애물 따윈 서슴치 않는다.
영화의 제목인 <황금투구>는 마리가 금발 머리를 투구 모양처럼 하고 다녀서 붙은 별명인데, 영화 속에서 마리를 황금투구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녀의 당당함은 마치 전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황금투구>는 통속적이며 허술한 부분도 있지만(마리는 망다를 탈옥시켰는데 구속도 되지 않는다. 아니면 영화 마지막 장면은 몇 년 후의 이야기인가? 그럴 리가 없잖아) 그래도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추신 : 카페에서 마리가 망다에게 시선을 보내고 서로 춤을 추자 롤랑은 망다를 망신주려고 하는데, 앉으라고 의자를 내밀어 놓고는 앉을 즈음 뒤로 빼서 넘어지게 만든다. 옛날 사람들도 이렇게 유치하게 놀았구나.



마리와 망다. 상대역인 세르주 레지아니가 영화 내내 그리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지 않아서(시몬 시뇨레보다 세르주 레지아니가 왜소하다는 것도 그런 인상을 준 것 같다. 하긴 왜소한게 무슨 상관이랴만) 마리가 망다에게 첫 눈에 반했다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른 영화에서의 시몬 시뇨레. <황금투구>를 본 사람들은 시몬 시뇨레를 글래머로 기억할텐데, 이 사진에서는 전혀 그렇게 안 보인다. 패션과 헤어스타일 탓?

 

Comments

5 karl
잘 보겠습니다!!!
S rayphie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