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 업 덕 (What's Up, Doc ? , 1972) Bluray.720p.X264 - DIM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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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업 덕 (What's Up, Doc ? , 1972) Bluray.720p.X264 - DIM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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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업 덕 (What's Up, Doc ? , 1972)


























미국 / 94 분 / 1960년









장르 : 로맨스 / 코미디









감독 : 피터 보그다노비치








출연 :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주디 맥스웰 역)

라이언 오닐 (하워드 바니스터 역)

매이들린 칸 (유니스 번스 역), 케네스 마스 (휴 시몬 역)

오스틴 펜들톤 (프레데릭 라라비 역)









각본 : 피터 보그다노비치, 데이빗 뉴먼, 벅 헨리, 로버트 벤튼









촬영 : 라즐로 코박스








음악 : 아티 버틀러
















 







1970년대 미국 영화계에서 피터 보그다노비치는, 스스로의 영화사적 지식을 작품 속에 풍부하게 새겨넣음으로써 할리우드 고전기 영화들을 향한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선, (지금의 우리에겐 그보다 훨씬 친숙한 감독인) 코언 형제와 유사한 인물이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라이언 오닐을 데리고 <왓츠 업 덕?>을 찍던 당시의 보그다노비치는 정말이지 의기충천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전에 만들었던 <라스트 픽처 쇼>가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그는 할리우드 고전영화의 거장들- 오슨 웰스, 존 포드, 하워드 혹스 등- 에게 열렬한 애정을 바치는 영화광 평론가로서뿐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인정받게 되었다.
















워너브러더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제작된 <왓츠 업 덕?>에서 보그다노비치는 <라스트 픽처 쇼>에 이어 다시 한번 고전기 할리우드에 경배를 바치는데, 그 경배의 구체적인 대상이 하워드 혹스와 그의 빼어난 스크루볼코미디 <아기 키우기>(Bringing Up Baby)이다. 심지어 이 영화는 하워드 혹스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것이라 보아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보그다노비치의 야심은 그저 스크루볼코미디 장르의 부활에만 놓여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왓츠 업 덕?>은 그를 매혹시켰던 코미디 장르의 대가들, 즉 존 스터지스, 버스터 키튼, 해롤드 로이드, 그리고 막스 형제의 영화들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그야말로 스크루볼코미디와 슬랩스틱코미디의 명장면들로 이루어진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먼저 이 영화의 제목은 워너브러더스의 유명한 만화캐릭터 벅스 버니가 나오는 동명의 애니메이션에서 따온 것이다(<왓츠 업 덕?> 마지막에 삽입된 애니메이션이 바로 이 작품이다). <왓츠 업 덕?>에서 스크루볼코미디의 전형적인 인물 가운데 하나인 말괄량이 아가씨 주디 역을 맡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벅스 버니의 말투와 제스처를 고스란히 흉내내곤 한다. 그녀에 의해 한바탕 소동에 휘말려드는 고지식한 음악학자 ‘하워드’(!) 역은 <러브 스토리>로 잘 알려진 배우 라이언 오닐이 맡았는데, 하워드라는 인물이 <아기 키우기>의 고생물학자 캐리 그랜트를 모델 삼아 재창조된 것이라는 점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보그다노비치는 라이언 오닐에게 캐리 그랜트를 직접 만나보도록 요구했으며, 하워드 혹스에게 이 영화의 각본을 보내 그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숨 쉴 틈 없이 전개된다. 이때 서사를 이끄는 중요한 매개가 되는 장치는 하워드, 주디, 정체불명의 정부요원, 그리고 한 돈 많은 귀부인이 가진 똑같이 생긴 네개의 가방이다. 극비문서와 보석을 노리는 인물들이 개입함에 따라 그 네개의 가방은 서로 뒤바뀌게 되고, 마침내 자신의 가방을 되찾으려는 인물들이 하워드가 참석한 음악학회 파티에 모여들면서 사태는 점점 극도의 카오스로 치닫게 된다.
















같은 층에 있는 호텔 방들 사이로 분주하게 오가는 여러 인물들에 의해 가방이 뒤바뀌게 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는 부분은 매우 정교하게 연출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인가 하면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가방의 주인이 원래 누구였는지, 가방이 현재 어느 곳에 놓여 있는지를 도무지 알아차릴 수가 없을 정도이다. 보그다노비치의 말에 따르면 각본가조차도 가방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도표를 그려가며 작업했다고 한다. 한편 하워드가 참석한 음악학회 장면은 많은 부분이 웰스의 <위대한 앰버슨가>의 유명한 파티 시퀀스를 연상케 하는 롱테이크의 크레인 숏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서 보여지는 정교한 카메라워크와 정확한 연기연출은 감탄할 만하다. 그런가 하면 후반부의 길고 정교한 추적 시퀀스는 어느 정도는 버스터 키튼의 걸작 코미디들- 이를테면 <세븐 찬스>나 <서부로>(Go West) 같은 영화들- 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앞서 보그다노비치를 코언 형제 같은 인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왓츠 업 덕?>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코언 형제의 <아리조나 유괴사건>- 이 영화의 원제 ‘Raising Arizona’도 상기한 하워드 혹스의 영화제목을 연상시킨다- 과 동일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이다. 즉 이 영화들은 영화사와 영화문법에 관한 지식 및 스타일의 과시로 넘쳐나지만 연출자의 관점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한마디로 <왓츠 업 덕?>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테마를 찾지 못한 영화인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 영화는 보그다노비치가 맞이했던 이른 몰락의 전조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왓츠 업 덕?>은 보그다노비치가 <텍사스빌>식의 자기 패러디 내지 자기 조소에 빠지기 훨씬 전, 확신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던 시기에 간직하고 있던 재기와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진정 흥미로운 영화이면서 동시에 에피고넨들이 감수해야 할 운명적인 한계를 깨닫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Comments

27 오렌지우비
고전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영화인데, 이제는 이 영화가 명작 고전이 되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