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아베에 (母べえ Kabei Our Mother,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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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아베에 (母べえ Kabei Our Mother,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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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아베에 (母べえ Kabei Our Mother, 2007)


 


영제 Kabei Our Mother

원제 母べえ

감독 야마다 요지

출연 요시나가 사유리, 아사노 다다노부

제작 쇼치쿠 필름  일본

시간 132분

장르 드라마

개봉 미정

파일 Kabei.Our.Mother.DVDRip.XviD-CoWRY


번역 높은세상 http://cafe.naver.com/jpjamac.cafe


 


2008년 32회 홍콩영화제 개막작품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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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음, 한진관광, CGV에서 한 베를린 영화제 블로거 원정대에 선정되었다. 베를린 영화에서 뭘 볼까 고민하다가 주어진 일정이 단 하루이기에 그 날 상영된 영화 중 보고 알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하려고 많이 고민해야 했다. 그로 인해, 영화에 대한 선택의 폭이 급속도로 좁아졌다. 그 결과 바로 이 영화 <KABEI: Our Mother>였다.

 




 



과연 야마다 요지 감독이 시대극 3부작 이후 어떤 모습의 이야기를 그려낼 것인가에 대해 궁금하게 여겼던 작품이다.

 




 



마침 베를린 영화제 가기 전, 이 영화의 주인공인 요시나가 사유리가 주인공으로 나온 60년대 영화 <큐폴라가 있는 거리>를 CQN명동의 일본영화 걸작선을 통해 보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 심리가 더욱 컸던 건 지도 모른다. 무려 40여 년의 세월을 지나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사뭇 궁금하게 만들었던 영화.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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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전쟁이 한창일 무렵. 노가미 가는 독일 문학자이자 가장인 시게루, 아내인 카요는 첫째 딸 하츠코와 천진난만한 막내 테루미 등 넷이서 비록 넉넉하진 않지만 밝은 모습의 가족으로 살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에 대해 ‘토베’, ‘카베’, ‘하츠베’, ‘테루베’ 로 부르는 너무나 행복한 가족이었다. 하지만, 시게루가 번역한 책들이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인해 검거됨으로 인해 이들의 가족의 평화와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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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후, 이들에게는 고난의 나날이 시작되어 삶은 고달프기만 해 진다. 바로 그 때 그들의 앞에는 토베의 제자였던 야마자키, 시누이 히사코, 센키치 삼촌들이 나타나 그들의 곁에서 조용히 지켜준다. 이들 따스한 보살핌으로 카요는 딸들을 키우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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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안정을 찾게 되지만 시게루는 돌아오지 못하고, 마침내 일본은 미국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기에 이른다. 그로 인해 야마자키와 센키치, 히사코들이 그들 곁에서 하나 둘 떠나게 되고 결국 다시 셋이서 살아가게 된다.

 




 



남겨진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격변기를 살았던 어느 가족의 이야기 <KABEI: Our Mother>

 




 



세계 2차대전이라는 상황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이면서도 전쟁의 잔혹함이나 극적인 대결 구도를 내세우지 않고 오직 한 가정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인다.

 




 



그 어떤 고난이나 시련 속에서도 언제나 가족이 있기에 그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 이처럼 야마다 요지 감독은 가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이끌어내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여자라기 보다 어머니의 삶을 산 여인, 카베

 




 



격변하는 시기를 사는 이들의 삶은 매우 고단하고 힘들다. 부모든 아이들이든 중요한 건 살아남는 것이기에 …

 




 



주인공인 아내는 사상범으로 몰린 남편을 대신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남편 노릇을 해야 했고,

 



집안의 어머니로서의 노릇도 해야 했고,

 



감옥에 있는 남편의 뒷바라지도 해야 했으며,

 



직장인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일이 해야만 했다.

 




 



그녀에게 있어 감옥에 있는 남편이 언젠가 살아 돌아올 것을 믿고 그 날을 기다리며 모든 걸 감내해야만 했다. 집안의 모든 것들이 그녀를 중심으로 돌고 있기에 어느 부분 한 눈 팔아서도 안 되고 무엇이든 할 줄 알아야 했던 그녀의 삶은 늘 고단하기만 하다.

 




 



삶이 주는 고통으로 인해 한 없이 야위어만 가고, 그녀의 주위에는 여러 형태의 유혹이 찾아 들어 그녀를 흔들리게 만들지만 자신의 자리를 지킨 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전통적인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과 겹쳐진다. 그래서, 보는 내내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머릿 속에서 내내 맴돌았다.

 




 



- 카베의 결에 있었던 남자들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간 남자, 토베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저마다 자신의 주어진 일과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마치 딸깍발이처럼 주위에서 무엇이라고 하든 그들에게 있어 시련은 그들의 삶에 있어 일시적인 장애물일지언정 큰 위험으로 살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 어떤 고난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사뭇 숙연해지기 까지 한다.

 




 



그의 모습은 지난 날 <황혼의 사무라이>에서 자신의 정의를 위해 안전한 가족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섰던 남자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그들의 모습에서 당시 우리의 독립을 향해 나섰던 독립운동가들의 삶 역시 그와 다를 바 없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생각하던 정의를 위해 나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식인들의 모습이 바로 그러했지 않을까. 그 때문에 그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토베의 빈 자리를 조용히 메워주는 남자, 야마자키

 




 



영화 속에서 노가미 일가에 있어서 구심점이 되었던 토베가 감옥에 수감되어 있을 무렵 그들에게 자신의 스승의 불행을 알고 스스로 도움에 나선 남자 야마자키. 그는 처음에는 단순히 스승의 가족을 돌본다는 생각으로 이들의 삶에 관여하기 시작했다가 점점 그들의 가족의 일원이 되어간다. 이들 가족에 있어 언제나 좋은 사람으로서 힘이 되어주는 그는 토베의 빈 자리를 메워주면서도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 이른바 좋은 남자의 전형과 같은 존재이다.

 




 



극 중 야마자키로 분한 아사노 타다노부는 영화에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그 모습 그대로 이 영화를 이끄는 구심점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 보인다.

 




 



- 야마다 요지 감독의 전작에서 선 보인 가족 이야기의 연장선 상에서 그린 영화

 




 



이 영화는 국내에 개봉된 바 있는 야마다 요지 감독의 전작 <황혼의 사무라이>를 여러모로 많이 떠올리게 한다.

 




 



극중 딸이 화자가 되어 나레이션을 맡아 당시의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라든가, 격변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가족사를 통해 그려내는 방식을 통해 그려내는 방식 역시 이 때 선 보인 방식이다.

 




 



영화 속에서 극적인 도구나 장치를 통해 이를 극대화 시키는 발상보다는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잔잔히 그려낸다. 그러한 점 때문에 더욱 눈에 들었는 지 모른다.

 




 



삶이 힘들고 고되고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기에 언제나 밝고 웃으며 살아가는 것. 그게 아마도 야마다 요지 감독이 보여주는 가족상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은 사람들에게 있어 잊혀져 가는 것들과 지난 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어 들게 만든다.

 




 



비록 오래된 정서이고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일 지조 모르지만 그 안에서 펼쳐진 내적 완성도와 깊이는 그 무엇에 비할 바가 못 된다.

 




 



<KABEI: Our Mother>의 약점

 




 



- 긴 런닝 타임과 올드 스타일의 영화

 




 



최근 2시간을 넘는 영화들을 보기 드문 실정이다. 이 영화는 무려 2시간 12분이라는 비교적 런닝 타임이 긴 영화이다.

 




 



영화에 있어서 극적인 이야기나 이와 관련된 요소들이 많이 배치 되어 있는 것이 아닌 주로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 때문에 조금 보는 데 있어 지루한 감을 주는 것도 없지 않다. 이외에도 영화 자체가 요즘의 경향과는 조금 거리가 다소 먼 옛날 영화 같은 정취를 풍기는 것도 보기에 따라 그리 큰 감흥을 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상적이면서도 올드한 스타일 속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보이는 감독의 힘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외적인 요소로는 전용 영화관이 아닌 곳에서 보았기에 영화를 보는 데 있어 기본적인 면에서 불편한 점과 국내가 아닌 상황 역시 간과할 수 없을 듯 싶다.

 




 



<KABEI: Our Mother>를 보고

 




 



나의 외 증조 할머니를 떠올리게 한 영화 <KABEI: Our Mother>

 




 



세계 2차 대전이라는 혼란한 상황 속에서 한 가족을 이끌어나갔던 카베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나의 외 증조 할머니가 생각났었다. 비록 그 분과 함께 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 분이 바로 <KABEI: Our Mother>에 등장하는 카베와 같은 시대를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일제 치하 시절 외 증조 할아버지께서 일찍 세상을 떠남으로 인해 가족을 이끌어 나가셔야 했던 외 증조 할머니는 집안의 가장이자 어머니로서 모든 걸 감내하고 살아야만 했을 것이다. 그렇게 일제강점기와 남북 분단이라는 격변기 속에서도 오직 가족을 위해 자신을 한 없이 희생했었기에 지금 나의 어머니가 있을 수 있었고,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셔서 비록 세상에 계시지 않으시지만, 잠시나마 그 분 생각을 할 수 있었기에 의미 있게 다가왔던 영화로 기억한다.

 




 



그 시절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우리 영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다

 




 



최근 한국 영화에서도 이와 같은 시기를 다루는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각각 다양성과 참신함을 선 보이는 상업적인 기획 영화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그와 같은 영화들을 나 역시 좋아하고 개봉된 영화들을 모두 섭렵해 좋게 보고 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이처럼 사람 냄새 나는 우리 영화들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번 해 본다.

 





 

Comments

40 백마
감사합니다^^
S rayphie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