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하면서 느낀 건
샘 페킨파 작품 중 최고라는 겁니다(순전히 개인 취향입니다만).
좀전에 사진을 구하려고 IMDB에 갔더니
페킨파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합니다.
다른 작품들이 더 유명하긴 하지만요.
실제로 개봉됐을 때 거의 묻히다시피 한 영화랍니다.
찰스 헤스톤, 제임스 스튜어트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각본이 시시하다, 이미지 망친다, 등의 '말도 안되는 이유'로
거절했다는 일화가 있더군요.
전 제이슨 로바즈가 하길 잘 했다고 봅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겠지만요.
최고 연기였습니다, 제가 본 로바즈 영화 중에서.
물론 어디 갖다 놔도 든든한 연기파지만요.
20세기 초 서부(네바다에서 찍었답니다)가 저물어 갑니다.
말이나 노새 대신에 자동차가 등장하니까요.
총질하는 문화야 어디 가겠습니까만,
이건 변혁 중의 대 변혁이지요.
한 시대가 저무는 이야기를
케이블 호그가 대변합니다.
조연들 연기도 끝내 줍니다.
사기꾼스러운 전도사 또는 자칭 목사인
데이비드 워너(조슈아 역)의 대사는 특히나 감칠 맛이 뛰어납니다만,
전체 대사가 다 재치와 영감이 있습니다.
코미디라고 한다면 아주 고급 코미디이고,
비극이라고 한다면 아주 고급스럽고 은근한 비극이지요.
암튼 번역하는 내내 정말 즐거웠습니다.
삿댓님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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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직후 찍은 이 낭만적인 웨스턴이 문명사회에서 비문명적인 본질을
추구했던 페킨파의 가장 자전성이 돋보이는 작품이 사실상 이 영화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죠..^^ 뭔가 드문 한적함과 유쾌함으로
거장의 차분해진 면모를 확인하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로바즈 배우 호연도 훌륭한데
데이비드 워너 배우가 이렇게 인상적인 씬스틸러로 나올 줄은 몰랐었네요..ㅎㅎㅎ
(최고 중 하나로 치는 후기작 철십자 훈장에서도 나름 존재감을 덮었다 슬며시 여는 역할도 괜찮았어요...^^)
한 가지 사족을 붙이자면, 제임스 스튜어트는 70년대에도 여러 명작들 제안 많이
왔었던데 다 거절해버려서(...) 눈에 띄는 족적이 거의 안 보였던 게 말년에 좀 많이 아쉽습니다...
번역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더 끌립니다.^^
데이비드 워너는 어디 나와도 씬스틸러죠.^^
섬세하게 잘 찍어낸 솜씨에 감탄했습니다. 뭐랄까..말년의 후기작으로
어울릴 영화도 60년대 전반부터 잘 완성시키다니...ㅎㅎ
특히, 마지막 샷은 만약 제가 영화감독이었다면 차용하고 싶을 정도로 멋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개인적으로 제 취향과 별로 안 맞는 앤소니 만, 레오네보다 몇수 위로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