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랑도 일도 모두 엉망이 되어버린 삶을 뒤로 한 채, 노먼은 자살을 결심한다. 하지만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건 그 어떤
일보다도 어렵기만 하다. 그런 노먼이 찾은 해결법은 자신과 같이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집단 자살을 계획하는 것.
그렇게 노먼과 다른 세 사람이 숲속 외딴 집에 모여 효과적인 자살 방법을 모색한다. 하지만 혼자 하건 넷이 하건 자살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 여러 방법을 찾던 네 사람의 자살소동은 그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죽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찾는 유일한
길이란 바로 죽여 보는 것.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must love
death>은 자살과 연쇄살인이라는 소재가 무색할 정도로 코믹하고 발랄하고 심지어는 사랑스럽기까지 한 구석을 갖고 있는
영화다. 플롯 자체의 신선함보다는 상황 상황의 기발함이 돋보이는 영화는 그 엽기적인 이야기와 설정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미소를
잃지 않게 해준다. 다채로운 사지 절단을 자행해도 밉지 않은 킬러들을 포함, 다양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와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는 가장 돋보이는 이 영화의 장점. 독일 출신으로 올해 스물아홉의 젊은 감독 안드레아스 샤프의 장편 데뷔작. (박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