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들 (Les Mistons The Brats , 1958) François Truffaut

자막자료실

개구쟁이들 (Les Mistons The Brats , 1958) François Truffaut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759407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






































여자 주인공이 자전거 타는 모습과 테니스를 치는 싱그러움이 기분좋은 기억으로 남은 영화





개구쟁이 꼬맹이들의 철없는 장난들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였다












프랑수아 트뤼포, 성공의 신호탄 <개구쟁이들>



















<개구쟁이들>(Les Mistons / The Mischief Makers, 1957년, 23분)은 프랑수아 트뤼포의 재능을 만방에 알린 작품이다. 그는 이 단편으로 호평으로 받으면서 비평가에서 감독의 길로 순조롭게 들어갔다.





트뤼포는 자신이 정기적으로 영화평을 기고하던 <아르>지의 필자이기도 한 모리스 퐁스에게 단편 <개구쟁이들>을 영화화하고 싶다는 의향을 편지로 적어 보냈다. 그는 이 단편소설이 지닌 도발적이고 강렬한 관능적 표현에 끌렸던 것이다.










“그녀는 강물에 목욕하러 갈 때면, 길목에 자전거를 자물쇠로 묶어 놓았다. 그녀의 헐렁헐렁한 치마는 언제나 말려 올라간 데다가, 틀림없이 속치마는 안 입었을 것이므로 더운 날에는 자전거 안장이 아주 축축해졌다. 한 주 한 주 지나면서 안장 위에는 연한 둥근 얼룩이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우리는 가죽 위에 피어난 이 말라붙은 꽃의 주위를 홀린 것처럼 돌곤 했다. 우리가 그토록 여행하고픈 ‘에이스 하트’ 트럼프 카드가 바로 눈앞에 던져져 있는 것이다! 패거리 가운데 한 아이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무리에서 떨어져나가, 허세도 위선적 부끄러움도 없이 이 가죽-그 얼마나 신비로운 벗인가!-위에 얼굴을 잠시 문지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이처럼 관능적인 표현을 남불의 태양 아래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그것은 트뤼포가 존경해 마지않던 장 르누아르가 보여주었던 <토니>의 세계가 아니던가. 환히 빛나는 프로방스의 햇살 아래에서 트뤼포는 유머러스하면서도 호기심 넘치는 소년들의 속내를 드러내게 만들었다. 누구나 지니고 있던 동일한 기억들, 추억들을 자신만의 색채로 펼쳐낸 것이다.










<개구쟁이들>은 1957년 8월 2일 첫 촬영이 시작되었다. 님(Nimes)의 로마 유적지인 원형경기장이 첫 로케이션 장소였다. 한여름 5주 동안 님의 테니스 클럽, 몽펠리에 역과 생 탕드레 드 발보르뉴, 생 장 뒤 가르 등 시골을 누비면서 촬영이 이어졌다. 촬영은 순조롭게 끝났지만, 후반 작업을 하면서 트뤼포의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았다. 노장들의 영화들을 비판하면서 ‘잘난 척’을 해두었으니, 드디어 본인이 직접 심판대에 오르는 상황이었다. 긴장하면 계속 트림이 나오는 연기증에 걸리기도 했다.










시사회에는 자기가 친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초청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장 콕토처럼 마음 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감독들, ‘아버지’ 앙드레 바쟁과 동료들인 고다르, 로메르, 리베트 등이었다. 트뤼포의 우려와 달리 시사회에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자크 리베트는 <아르>에 실은 기사에 <개구쟁이들>이 장 비고와 장 르누아르를 연상시킨다고 썼다. 트뤼포의 승리였다.





장편영화가 아님에도 <개구쟁이들>은 전 세대와 젊은 세대들 간이 대리전이나 다름없었다. 영화 안에서조차 트뤼포는 무척이나 ‘정치적’이었다. 극장에서 나온 개구쟁이들은 클로드 오탕라라의 <실종된 개들>의 포스터는 찢어버린다. 그러나 자신이 호평을 했던 로제 바딤의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포스터는 경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자신의 영화적 취향이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피아 구분이 확실했다. 트뤼포는 단편영화에서도 전투력을 잃지 않았다.










인상을 쓰고 있다가 웃는 다섯 소년들의 모습이 연이어진다. 이 아이들이 영화 제목이기도 한 ‘개구쟁이들’이다. 베르나데트(베르나데트 라퐁)가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여름 햇살이 쏟아지고 하얀 옷이 빛난다. 도심의 골목을 누비면서 비포장도로로 빠져나간다. 남불의 맑은 날씨, 자전거가 달리자 베르나데트의 옷이 바람결에 날린다. 로마시대의 수도교인 퐁 뒤 가르도 보인다.










사랑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소년들에게 속치마도 입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아리따운 베르나데트는 성적 상상력의 대안이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맨발로 자전거를 타던 베르나데트는 숲가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수영을 하러 간다. 뒤쫓아간 아이들은 자전거 안장에 코를 대고 그녀의 체취를 맡기도 한다.







 


베르나데를 사모하면서 동시에 질투하는 아이들은 그녀의 애인인 체육선생 제라르(제라르 블랭)를 골탕 먹이기로 작정한다. 베르나데트와 제라르가 데이트하는 원형경기장에도 쫓아간다. 두 남녀가 키스할 때 개구쟁이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휘파람을 불어댄다. 어두운 구석에 숨었다가 소리를 지르면서 놀래키게 만들기도 한다. 두 남녀가 가버리자 아이들은 전쟁놀이를 하면서 논다.





두 연인이 테니스를 치면 개구쟁이들은 담배를 피우며 구경한다. 베르나데트의 짧은 치마, 각선미, 밝은 미소,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아이들은 코트에 가지 않기도 약속을 했다가도 다음 주가 되면 다들 모여들곤 한다.







 


두 남녀의 약혼 소식이 알려지자 개구쟁이들의 질투심은 폭발한다. 벽에 두 사람이 헤어졌다는 낙서를 하면서 ‘사랑이라는 우리보다 훨씬 강력한 적에 대항하고자 한다.’ 베르나데트와 제라르는 여전히 즐겁게 자전거를 탄다. 두 손을 맞잡은 채. 극장에서 키스 씬을 보면서 두 연인도 키스를 나눈다. 그 광경을 본 개구쟁이들은 불이 났다고 소리를 지른다. 극장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실종된 개들> 포스터를 찢어버린다. 도발적이다!







 


8월, 두 연인이 숲으로 가자 개구쟁이들도 사냥꾼처럼 뒤를 쫓는다. 베르나데트와 제라르는 서로 달리면서 놀다가 수풀에 드러눕는다. (프랑스 판 나 잡아봐라! 씬이다.) 교미를 마친 암컷 사마귀가 수컷 사마귀를 잡아먹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아이들은 공식적으로 창피를 주자고 결의한다. 열렬하게 키스하는 두 연인에게 다가간 개구쟁이들은 소리를 지르고 도망친다. 제라르가 한 녀석을 붙잡아 몇 대 때린다.







 


제라르는 시골로 연수를 간다. 아이들은 그들의 짧은 헤어짐이 승리라도 얻은 듯 즐겁다. 기차역에서 제라르는 3개월 후 돌아오면 결혼하자는 의미를 “결혼 행진곡”을 노래 부른다. 기차가 떠나자 베르나데트는 힘없이 돌아서 간다.







 


개구쟁이들은 야한 그림이 그려진 엽서를 사서 베르나데트에게 보낸다. 그렇게 방학이 지나간다. 아이들은 제라르가 산악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호기심 어린 장난을 쳤을 뿐인데....... 아이들은 처녀들(혹은 거리의 여자들?)이 춤을 추는 광경을 열광하면서 바라본다. 이제 조금 더 바뀌고 성장한 것일까. 로제 바딤의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의 포스터를 바라본다. 베르나데트와 제라르가 나누던 키스가 환상적인 기억처럼 떠오른다. 물가에서 놀던 아이들은 강둑을 지나가는 베르나데트를 본다. 그녀는 평소와 달리 까만 옷을 입고 있다. 어린 시절의 마음 속 연인에 대한 쓰디쓴 추억이다. 카메라는 역설적으로 햇살이 쏟아지는 푸르른 나뭇가지를 비춘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