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이 예민한 두 인텔리 뉴요커의 관계를 그린 우디 알렌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우디 앨런이 주연, 감독하고 다이앤 키튼과 공연한 영화로 77년 아카데미 작품, 여우주연, 감독, 각본상 등 4개부문을 수상했다. 실제 알렌은 '투나잇 쇼'의 개그 작가로 경력을 시작했었는데, 그 자신을 모델로 한 신경질적인 코미디 작가 앨비 싱어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그는 애니 홀이라는 매력적인 가수와 사랑에 빠지고, 그들은 마치 10대들처럼 서투르게 관계를 시작하고 서로의 성과 정체감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 그들은 함께 행동하나 곧 알렌은 그녀의 모든 일에 트집을 잡기 시작하고 간섭하고 불만족스러워한다. 결국 그들 자신의 불확실감으로 헤어지고 또 다른 파트너를 찾기 위해 떠난다. 레너드 말틴 만점 영화 중 하나.



 EBS 영화팀 소개글. 우디 알렌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알렌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만화의 말풍선을 활용해 등장인물의 내면을 자막으로 직접 드러내 보인다거나 카메라(관객)를 행해 말을 걸고, 당대의 미디어 이론가를 직접 등장시켜 비판하게 하는 등 전통적인 영화의 관습을 여지없이 깨뜨리고 있다. 이러한 파격적이고 신선한 시도는 <스타워즈>와 <미지와의 조우> 등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포진하고 있던 78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휩쓰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 영화에는 아주 재미있는 장면이 있다. 영화 관람을 이해 줄을 서 있는 장면에서, 한 대학 교수가 우디 앨런 앞에게 잘난 척하며 미디어의 기능에 대해 맘껏 떠벌리자, 심기가 뒤틀린 우디 앨런이 바로 옆에 줄을 서있는 실제 유명한 미디어 이론가인 마샬 맥루한에게 직접 물어 본다. 맥루한은 "틀렸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강단에서 강의하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해준다. 저명인사 맥루한을 직접 출연시킨 우디 알렌만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감탄을 자아낸다.



 재미있는 일화. 애니와 앨비가 애니의 친구들에 의해 코카인(가루 마약의 일종)을 마시라고 강요받는데, 앨비가 코로 들이마시려 하지만, 그만 가루를 날려 버리는 장면이 있다. 원래 시나리오와는 다른 장면으로, 마시려하다가 재채기가 나와서 벌어진 NG 장면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