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114분 / 2013년

감독 : 브라이언 싱어

출연 : 스탠리 투치, 이완 맥그리거, 빌 나이, 니콜라스 홀트


엘리너 톰린슨, 이안 맥쉐인

늦은새벽에 퇴근해서 몇 시간 못 자고 과연 조조로 이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우려했었는데 다행히도 보고싶다는 욕심이 잠을 떨쳐내더라. 그리고 시끄러운 뒷자리 예닐곱 초딩들의 영화내내 놀라는 감탄사와 그들만의 요란한 대화로 졸리울 틈도 없었고 어느정도 내용은 알고 보는지라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만 인간과 거인의 싸움이라는 설정이 맘에 들어서 한장면도 놓치지 않고 보려고 노력했다. 총평을 먼저 하자면 기대이상의 박진감과 인간과 거인의 공성전이라는 액션도 수준급으로 잘 표현해낸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오락성 킬링타임용 영화에서 의미나 작가주의를 기대하는게 당연히 어리석은 짓이기에 이번 리뷰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쓰려고 한다. 꼭 보시고자 하시는 분들은 이 포스팅을 건너뛰는게 좋을 것으로 본다.

때를 알 수 없는 왕권시대의 영국에서 잭은 어린시절부터 왕국에 대대로 내려져 오는 신비의 콩나무과 거인과 인간에 얽힌 전설을 믿으며 살아가는 농부이다. 한편 왕국의 공주 이자벨은 자상한 왕비가 들려주는 전설과 모험담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세상에 나가 많은 모험과 도전을 하고자 생각한다. 어느날 잭은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말을 장에 팔러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마침 경비병들의 눈을 피해 궁을 빠져나온 공주 이자벨을 보게 되고 객기로 건달들에 봉변을 당할 뻔한 그녀를 구해준다. 한편 수도사들은 왕의 신하이자 공주 이자벨의 정혼자 로더릭이 악한 마음을 품고 거인들의 왕이 될 수 있다는 전설속 황금관과 하늘과 통하는 신비의 콩을 얻으려함을 알고 신비의 콩을 먼저 탈취하는데 뜻하지 않게 로더릭일당에 잡힐 위기에 처하고 말을 파는 조건으로 잭에게 신비의 콩과 바꾸자고 제안한다.

어김없이 답답한 궁생활에 싫증을 내던 공주 이자벨은 경비병을 피해 궁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때마침 쏟아지는 폭풍우속 숲속에서 길을 잃어 잭의 오두막으로 찾아오게 된다. 하지만 잭과 이자벨의 우연한 재회의 반가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잭이 수도사로부터 받아온 신비의 콩 하나가 마루 틈속에 빠지게 되고 이윽고 빗물을 머금은 콩은 삽시간에 덩치를 키우며 이자벨과 잭의 오두막을 하늘높이 날려버린다. 하지만 잭은 가까스로 빠져나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는데 공주를 찾는 가디언(왕실을 보호하는기사들)과 왕에 의해 공주의 행방을 추궁받게 된다. 한편 신비의 콩에 대한 전설이 사실임을 잭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된 왕은 공주를 찾고자 콩줄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갈 가디언을 선발하고 잭을 동행시킨다. 이로써 가디언 중 최고의 기사 앨몬트와 야욕을 숨긴 로더릭과 잭 등은 전설 속에 등장한다는 하늘 세계의 거인과 공주의 행방을 찾아 모험을 나서게 된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콩줄기의 끝 하늘세계에 도착한 앨몬트와 잭일행.. 하늘세계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오래전 왕족 조엘에 의해서 굴복되어지고 하늘세계에 갇혀 버린 식인거인들이었고 그들에 의해 공주가 잡혀갔음을 여러 표식을 통해 알게된다. 한편 공주를 찾아 하늘세계의 숲을 헤집고 다니며 거인들과 쭃고쫓기는 사투를 벌이던 중 가디언 앨몬트는 거인에 의해 사로 잡히고 잭은 앨몬트와 이자벨을 찾기 위해 거인의 뒤를 쫓아 그들의 소굴에 잠입한다. 하지만 이미 거인의 소굴에 도착해 있던 로더릭이 미리 취하였던 황금관을 이용해 거인들의 지배자가 되었있었고 오히려 공주와 앨먼트를 죽이고 콩줄기를 이용해 지상세계를 정복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빛나는 모험심과 지혜로 거인을 죽이고 바베큐통구이 일보직전의 이자벨과 앨몬트를 구출하여 다시 지상세계로 오고자한다. 하지만 앨몬트는 거인들의 침략을 대비해 미리 로더릭을 해치우고 로더릭의 수중에 있는 황금관을 되찾아오고자 거인세계에 남는다.

거인세계에 남았던 가디언 앨몬트는 로더릭과의 사투끝에 그를 제거하지만 애석하게도 사투도중 로더릭의 황금관은 거인들의 수장 플롯장군에게 넘어가고 플롯장군은 거인 피,파이,포,폼 등과 나머지 거인전사들을 데리고 지상세계로 향하여 과거 왕족 조엘에게 당한 치욕의 역사를 복수하고자한다. 한편 잭과 앨몬트가 해치운 거인의 시체가 지상세계로 떨어지면서 지상에 있던 왕과 신하들은 전설이 사실임을 알고 잭과 이자벨의 생사와 관계없이 콩줄기를 잘라 거인들의 침략으로부터 왕국을 보호하려한다. 그러나 플롯장군은 로더릭이 흘린 여분의 콩을 이용해 지상으로 향하는 통로를 다시금 만들고 그의 부하들과 지상세계로 내려오게 되는데..

영화는 이제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액션과 거인들의 그래픽은 시작에 불과.. 본격적으로 앨몬트와 잭 그리고 왕국 가디언들과 왕국과 영국전체를 집어삼키려는 플롯장군이 이끄는 거인전사들의 한판 공성전이 다이나믹하게 펼쳐지기 시작한다. 사실 인간과 거인의 공성전외에도 잭과 앨몬트가 거인과 1대1로 펼치는 결투도 기대했었는데 비중이 크지 않아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놀랍도록 현실감있는 CG에 만족하기때문에 충분히 그런 소소한 아쉬움은 보상이 되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헐리웃 영화들이 소재 고갈로 인해 아시아권영화들의 리메이크나 동양적 스토리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시도가 잘만 되면야 더할나위없이 좋은 영화가 되겠지만 대부분이 아시아문화와 동양적 사고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표피적인 이미지만 빌려서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된다는 사실에 설국열차는 많이 실망했었다. 하지만 최근 동화들을 소재로 한 영화 [레드라이딩후드][스노우앤화이트] 그리고 [잭더자이언트킬러]처럼 서구적 동화를 차용해서 이야기를 덧붙이는 시도는 그들의 사고와 그들의 역사가 묻어나는 소재이기에 가장 그들다운 영화라서 오히려 더 보는 즐거움이 큰 것 같다. 쓰고보니 말이 좀 이상한데 여하튼 무슨 의미인지 이해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박찬욱감독의 광팬 중 한명으로써 그의 영화 [스토커]를 포기하면서 보았지만 적어도 후회는 되지 않는다. 그만큼 충분히 오락성과 재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건 속편을 기대하는데 반지의제왕이나 해리포터처럼 후속작이 나올 이야기의 여지가 없이 끝났다는 거... 그리고 거인도 사람인데 왜 여자거인은 안나오는건지 거인은 자가생식인가?? 어쨌든.. 초딩들을 위해 만든 영화가 어른에게도 만족스러우면 영화는 단순하게 봐서 잘 만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