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가진 애정 (Les amants du Tage , 1955) DVDrip.Xvid.AC3 - S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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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가진 애정 (Les amants du Tage , 1955) DVDrip.Xvid.AC3 - S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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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가진 애정 (Les amants du Tage , 1955)








과거를 가진 애정

원제 : Les amants du Tage

1955년 프랑스 영화

감독 : 앙리 베르누이유

출연 : 다니엘 젤랑, 프랑소아즈 아눌, 트레버 하워드

아밀리아 로드리게스




과거는 묻어두고 '현재만이 중요한 여자'
현재가 행복하지만 '과거를 캐고 싶은 남자'


이국땅인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만나서 뜨겁게 불타오른 두 남녀, 하지만 떨쳐버리지
못하는 과거때문에 갈등을 빚고 결국은 이루어질듯 말듯 하는 완성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1955년 프랑스 고전 '과거를 가진 애정'입니다.


1940년대 파리 해방후 전선에서 돌아온 피에르(다니엘 젤랑)는 아내의 불륜을 목격하고
사살하지만 정상이 참작되어 구속을 면합니다. 리스본으로 와서 택시운전을 하며 무료한 삶을
살고 있는 피에르는 미모의 귀부인 카틀린(프랑소아즈 아눌)을 태우게 됩니다. 카틀린은 가난한
집 딸이었지만 미모를 이용하여 영국 부호와 결혼하였고, 남편이 차사고로 죽게 되어 미망인이자
상속녀가 됩니다. 귀찮게 하는 주변을 피해서 리스본으로 온 그녀는 리스본의 고급호텔마저
조용한 장소가 아님을 알게 되고 피에르의 안내를 받아서 피에르가 머물고 있는 하숙집 건너편의
작은 호텔로 오게 됩니다. 어느날 피에르와 함께 해변을 거닐던 카틀린은 일렁이는 파도 앞에서
서서히 피에르에게 유혹의 몸짓을 보내고 둘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눕니다.






아밀리아 로드리게스




외지에서 만난 두 남녀의 사랑. 엄청난 재산을 상속한 젊은 미망인과 택시운전을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신분의 남자, 하지만 두 사람은 마치 운명처럼 이끌리며 너무나 뜨겁고
행복한 '현재의 사랑'을 합니다. 그러나 영화가 온전히 이렇게 마냥 행복하게 이어질 것이
아니라는 것은 관객도 알고 그들도 알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배우자'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행복한 현재, 하지만 그런 행복을 온전하게 지속시켜
줄 수 없는 과거의 그림자....두 남녀 사이에 슬그머니 끼어든 런던 경시청의 루이스 경감
(트레버 하워드), 거머리처럼 집요하면서도 치밀한 형사인 루이스는 피에르와 카틀린 사이의
'넘을 수 없는 장벽' 같은 역할을 하는 방해꾼입니다. 마치 세상 어떤 일이 벌어져도 카트린을
지켜줄 것 같았던 피에르는 루이스의 절묘한 이간질에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흔들립니다.


카틀린의 남편은 차사고가 아니라 살해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루이스, 하지만 증거는
없는 상황, 고수중의 고수인 루이스는 카틀린을 쫓는 듯 하면서 실제로는 피에르의 주변을
맴돌며 두 남녀의 사랑을 조금씩 무너뜨립니다. 과거를 지우고 이대로 현재와 미래만을
보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자 하는 카틀린과 카틀린의 과거를 캐며 진실을 들춰내고
싶어하는 피에르의 의심 사이에서 두 사람의 '과거를 가진 애정'의 장벽은 점차 높아집니다.









영화는 점점 후반부로 갈수록 빠져나오기 어려운 재미로 관객을 이끌어 갑니다. 피에르를
두고 서로 주도권을 쥐려는 카틀린과 루이스, 카틀린은 과연 남자를 이용하는 팜므파탈
일까요? 아니면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비련의 여인일까요? 관객의 혼돈 만큼이나 피에르
역시 심한 갈등을 빚습니다. 그러나 떨쳐버리기에는 너무나 매혹적이고 행복한 카틀린과의
사랑. 그렇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점점 의문스러운 카틀린의 과거, 이미 과거에 한 번
아내에게 배신당한 상처를 입고 살아온 피에르는 그런 과거를 극복하지 못하고 역시나
사연많은 과거를 지닌 카틀린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결국 카틀린을 선택하기로 한 피에르가 루이스 경감을 뒤로 하고
배에 오르며 떠나려는 부분입니다. 배안의 방에서 기다리는 카틀린과 루이스 경감을 비웃고
배위로 오르는 피에르, 완벽하게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엇갈리는 듯 하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고 카틀린의 시야에서 보이는 부둣가를 서성거리는 루이스 경감. 왠지 게임의 끝을 알리는
공이 울리기 전까지 승자가 확정되지 않은 것 같은 불길함이 엄습해오고 3인의 주인공이 한
자리에 모인 영화의 막바지의 상황은 마치 마카로니 웨스턴 '석양에 돌아오다'에서 3인이
결투를 벌이기 위해서 긴장되고 긴 침묵의 시간을 보내는 클라이막스를 방불케 합니다.
관객들은 게임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리기를, 즉 어서 빨리 배가 떠나기를 기다립니다.


마치 장 가방 주연의 '망향'의 클라이막스에서 남녀가 있는 위치를 바꾸어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과거를 가진 애정의 마지막 장면. 배는 떠나고 배위에 있는 사람과 부둣가에 있는 사람,
영화의 말미를 함께 장식하는 다니엘 젤랑, 프랑소아즈 아눌, 그리고 트레버 하워드.
영화는 이 시점에서 끝을 맺지만 과연 그 세 사람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영화는 끝났지만
이후에도 삶을 이어가야 할 세 사람.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비극도 해피엔딩도 아닌 이어지는
삶의 어느 한 자리에서 임의로 '영화가 끝난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트레버 하워드






끝났지만 길게 여운을 남기며 관객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영화, 아니 자리에서
일어났더라도 머리속에서는 끝나지 않는 영화. 50년대 유럽 통속고전의 매력. '25시' '애련'
'시실리안' '지하실의 멜로디' 등을 연출한 앙리 베르누이유 감독의 또 다른 재발견.
속시원한 해피엔딩이 아니었기에 더더욱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 원제보다 더 멋진 개봉제를
가진 영화. 청순한 외모지만 놀랍도록 관능적이고 유혹적이던 프랑소아즈 아눌의 매력.
참으로 얻을 것이 많았던 영화입니다. 1955년과 2011년, 56년의 긴 시간을 연결시켜주며
영화를 보는 행복이란게 바로 이런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과거를 가진 애정'입니다.


ps1 : 저는 절대로 카틀린이 경찰에 자수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오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고 그를 죽음으로 내몰고, 그리고
새로운 남자와의 사랑에서 과거의 벽을 지울 수 없음을 인식하는 그런 '절대적으로
현실적인 여자'가 차가운 감옥에서 20대의 젊음과 막대한 재산을 묻혀버릴 선택을
할 리가 1%도 없을 것입니다.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습니다. 그리고 그 넓은 세상과
많은 남자를 유혹하고도 남을만한 '미모와 돈'을 갖고 있는 카틀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카틀린이 '자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정말 너무도 순진하신
것 같습니다. 더구나 '물증없는 완전 범죄'인데. 지극히 도덕적인 사람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자수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텐데 카틀린처럼 자신의 행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이 자수라니요. 설령 자살은 하더라도 자수는 Never 안할 것입니다.


ps2 : 트레버 하워드는 처음에는 참 비호감으로 느껴지는 역할 같았고 왜 저런 하찮은 역할로
등장해서 두 남녀의 들러리 노릇이나 하는가 의아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비중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영화의 엔딩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했고.


ps3 : 프랑소아즈 아눌은 앙리 베르누이유의 차기작 '애련'에도 출연하였고, 과거를 가진 애정,
애련, 두 영화는 몇 달 간격으로 우리나라에 나란히 개봉하였습니다. 앙리 베르누이유
감독은 이 여배우를 두 번이나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으로 끌어 넣는군요.


ps4 : 영화속에서 '파두음악'을 깊이 있게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 아말리아 로드리게스가 부른
애절한 주제곡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연주자의 손놀림도 감탄스러울 뿐
이더군요.


ps5 : 해변에서 카틀린이 피에르를 유혹하는 장면은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능가하는 관능적
장면이더군요. 남자를 한 번 애간장타게 하고 파도를 이용하여 다시 유혹하는 모습.
특히 물에 촉촉하게 젖은 프랑소아즈 아눌의 표정을 잡은 카메라도 각도도 일품입니다.
통속 멜러물에서 가장 격정적이고 유혹적인 장면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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