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도 되는 수고라고요?
자막 파일을 계속 만들다 보면 최신 영화의 자막을 만들 때도 있고.
몇 년 전에 나왔거나 정말 오래 전에 만들어진 영화의 자막을 만들 때도 있습니다.
저도 최신 영화들의 자막을 여러 번 만들어 봤고,
후자에 속하는 오래된 영화들의 자막도 만든 적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막을 만들다 보면 이런 반응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자막 나온 지가 언젠데 이제 만드세요?'
'이미 볼 사람은 다 봤을 텐데 뭐 하러 자막을 만드세요?'
'안 해도 되는 수고를 하셨네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자막을 만들어서 한참 전에 배포했고,
SUB 자막까지 배포돼서 볼 사람은 이미 다 본 마당에,
뭐 하러 뒤늦게 자막을 만드느냐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그런 반응입니다.
이유는 별 것 없습니다. 그냥 만들고 싶어서죠.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의 자막을 직접 만드는 건 자막 제작자로서는 즐거운 일입니다.
이미 다른 사람이 자막을 만들었다고 해도, 이미 SUB 자막이 나와 있다 해도,
자기 마음에 안 차면 만드는 겁니다.
그걸 보고 쓸데없이 안 해도 되는 수고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 보면,
솔직히 좋게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기왕에 자막을 만들 거면 다른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겠죠.
그건 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나름대로 자막의 선택 폭을 넓혀 주는 거라고도 할 수 있는 건데,
본의는 아니겠지만,
안 해도 되는 수고를 하는 거라는 뉘앙스의 말로 기운 빼진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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