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서플라이가 날아간 뒤 깨달은 것

자막제작자포럼

파워서플라이가 날아간 뒤 깨달은 것

1 잔인한시 14 2907 3
술에 쩔어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던 가운데...

새벽 1시 반 경 
웨에에에엥 하는 굉음에 깼답니다.

컴퓨터 파워서플라이가 맛이 가서 소리를 내고 있었죠...

몇 대 톡톡 하고 쳤는데...
(수년간 그런 식으로 해서 고쳤거든요)
그래도 소리가 더 심해져서

제가 사는 하꾸방 방음이...
거의 고시원 수준이라..
옆방에 주무시는 분 깨실까봐...
컴을 껐죠...

아... 티비도 없고
라디오도 없고
오직 제가 컴이 안 되면 할 수 있는 것은 휴대폰 게임과 
휴대폰 영어 단어 사전이더군요...

게임을 하려니... 원캉 게임을 못해서
관두고...
간만에 영어 단어나 좀 보자 해서 봤답니다.

아!
뿔!
사!

전 평소 번역하면서 제가 적어도 중학교 영어단어를 가물가물했지
초등학교 영어는 어느 정도 다 알겠거니라고 짐작을 했답니다.

제 휴대폰의 초등 영어를 봤습니다.
이런 젠장!
초등 영어 조차 기억도 안 나고
첨 보는 단어는 왜 이리 많은지 ㅠㅠ

제 실력이 이렇게까지나 안 되는 줄 처절하게 느꼈죠.

날이 밝고...
옆집 사람이 깼을 시각까지
휴대폰 영어단어를 열심히 보면서 자괴감에 빠져들었답니다.

그리고 컴을 고치고...
씨네스트부터 들려서 말씀 좀 나누고...
쪽지나... 댓글이나...

윈윈을 번역을 다시 시작했죠...

혹시나 쉽게 보였는데 단어도 쉽고 뭐 괜찮은 자막이겠거니..
했는데...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제겐 어렵더군요...

현재 1/7 가량 ㅠㅠ

이제야 의문이 풀렸습니다.

어떻게 해서 다른 제작자분들께선 금세 자막을 내 놓으실까라구요...
물론 자막 제작 자체의 실력도 그분들께서 좋으시겠지만....

그 분들의 머릿속엔 영어단어가 아직도 살아있고 숨쉬고 있으며...
영어를 놓치 않으시고 끊임없이 공부하신 분들이란 것...

지금도 이렇게 번역하다 말고 들어 온 건...
쉬운 단어 하나 하나를 놓고
일일히 사전 뒤지고 있다가 그 풀에 지쳐서 ㅠㅠ

아휴...

힘드네요 정말...
머리가 왜 이리 돌대가리가 됐는지 ㅠㅠ
늙으면 죽어야 해!!! 퍽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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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19 scndtnn  
'game'이란 하찮은 단어가 게임만 있는게 아니고 사냥감, 먹이 뜻도 있다는 걸 대학교 졸업하고 사회생활 할 때 알았습니다. 해서 아무리 같지 않은 단어라도 꼭 사전을 찾아보고 번역에 옮기는 편인데, 이런 경우는 그나마 낫죠. 사전에 없는, 인터넷 이잡듯 뒤져도 안나오는 어휘는 정말 OTL(모래비님?) 입니다. 이럴 때 어거지로 해석하고 나름 그러죠. '의역'했다고... ㅋ 제 상황입니다.
1 잔인한시  
그런 부분은 이해해요...
저 뿐만 아니라 첫째님도 다른 제작자분도 마찬가지의 부분이겠죠...
한 단어의 다양한 의미... 그리고 사전에도 안 나와, 일반 검색에도 안 나와...
이런 단어야 제가 그런 부분에서 헤맨다면 저 또한 자막 제작, 번역의 과정이 그러겠거니 하고 자위(그것 말구요 ^^;; 스스로 위로)를 하죠...

근데.. 제가 드리는 말씀은... 뻔한 알아야할 단언데도
숙어인데도
기억이 안나고...
띡 보면 첨 보는 단어 같고...
적어도 어데서 봤는데... 이정도면 봐줄만이나 하지 ...

저 혹시 기억상실증 걸린 것은 아닐까요? ㅠㅠ
밖에 잠시 소주 사러 갔다 왔더닛
눈에 눈부심 때문에 글자가 안 보여서...
분명 밝은 뭐 그런 것을 본 게 없는데두 말이죠...

번역하다 말았어요...

이제 눈도 맛이 가는 듯 ㅠㅠ
7 박두식  
헐 잔인 성님 저 40프로 했다가 다시 하고있어요 ㅋㅋ 이제다시 20프로 끝냈어요 ㅋ 완성 할수있지 의문이네요
ㅋ 자막만드는게 이리 힘들줄몰랐네요 ㅠ,ㅠ
1 잔인한시  
하하하하

그러시지요?
저도 만들어 보기 전엔 그토록 힘든 줄 몰랐답니다.

꼭 자막만일까요?

두식님께서 하셨던 일...
살아온 삶...
누가 겪어 보지 않고
뭐 그쯤이야라고 한다면...
그 사람이 잘 못 된 것이겠지요.

힘내셔요..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
허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어요.

그 뭐랄까..
그 힘든 작업을 하다가 포기하기란 쉽지 않죠.
해놓은게 아까워서라도 끝까지 하기 마련이구요..

제가 자막제작을 하시라 한 건...
물론 자막제작자들의 입장에서 자막을 보시란 점도 있고...
제가 보기엔...
실력과 인품으로서 훌륭한 자막제작자가 되실 가능성이 다분하신 두식님이었기에..
권한 것도 있지만...

거기다가...
근간 본 영화인데.. 하두 이것저것 봐서...
여주인공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아 맞다...안소니 홉킨스랑 톰크루즈 전 부인 누구죠? 나왔던 영환데...
--------------찾느라 시간 걸림...검색후 찾음..
휴먼 스테인에서 그랬던 말..

정확한 대사는 기억 안 나구요..

바쁘면 잡념이 없어진다

란 내용이었어요...

두식님께서 현재 다치신 부분도 있고
새로운 일을 구상하셔야하실 부분도 있고
자막제작에 몰두 하시면...
다시금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두식님의 잠재력이 되살아나고
의지가 불타오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부가적인 제가 두식님께 자막제작 한 번 해보시란
이유였습니당 헤헤 ^^;;
19 scndtnn  
마치 자막만드는 게 큰 미션인양 식음전폐하고 5일 낮밤을 안가리고 '열씨미' 만들어서 올렸던 옛날이 떠오르네요. 그 땐 패기라도 있었지. 지금은 나이들어서 ㅋ 쉬엄쉬엄 될대로 되라 그러고 있습니다. 정말 쉬엄쉬엄 하세요.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땀의 댓가는 많은 댓글, 그리고 영화 감상 잘 했다는 인삿말, 그리고 본인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 정도겠죠. 힘내세요...
1 잔인한시  
첫째님이나 쉬엄쉬엄 하세욧!!! 헤헤

제가 늘 걱정하는 것 아시지요? ^^

아고.. 솔직히 컴 오늘 난리 났을 때...
이것 또한 근간 있었던 자막제작프로그램 영상의 괴물소리와 함께
연이어... 자막제작 좀 그만해라란 하늘의 계시가 아닌가 싶었답니다.

제겐 사치인데...

누구보다 씨네스트 식구분 누구보다 제가 이 드리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아실테죠 ㅠㅠ

네... 쉬엄쉬엄 할게요...
쉬엄쉬엄 안 하려해도...
번역 자체가 제겐 힘겨우니까요.. 에구 ;;
저절로 쉬엄쉬엄...^^;;
3 troll5020  
scndtnn님이 어떻게 첫째님이 되셨나 궁금하네요.
영어철자를 한글로도 쳐봤지만...아니고...
scndtnn님 이름 칠 적엔 밖에 나가서 복사해와야 하네요. ㅎㅎ

어제 댓글을 올렸다가 혹시 오해를 살까 싶어 지웠지만,
자막제작자 전용 채팅방이 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정보를 나누거나 힘든 번역 있으면 같이 해결하기도 하고 말이죠.
막히는 것 때문에 들어가는 시간도 줄일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좋을 듯 합니다...만,
채팅방 만드는 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19 scndtnn  
민망하지만 말씀 드립니다. 고등 숙어 중에 second to none이라는 게 있고, 누구에게도 두번째는 아니다라고 '잔인한 형님'께 댓글로 달았었거든요. 해서 첫째님이라 하시는데 민망해서... 차라리 second라고 해주심이 --;
1 잔인한시  
쉿!!! 첫째님..

그 맘 겸손한 맘 모두들 아셔요..
제가 먼저 글을 썼는데..
아시다시피 제가 말이 많아서 늦게 올려졌네요..

그래도.. 절 인정해주신다면...
제가 붙인 별명..? 인정해주세요 ;;

다들 이해하실 분들이시니까요...
그맘 그뜻...
3 troll5020  
ㅎㅎ
그러시군요.
그냥 첫째님이 낫겠습니다.
기억하기도 쉽고...^^
1 잔인한시  
제가 나름대로 scndtnn 님의 원래 의도하신 별명을 지어드렸답니다.

다른 글에서 밝히셨어요.

second to none 이라구요..

저도 솔직히 우리 흔히? 하던 식대로
일부러 막 영타자막으로 치신 줄 알았어요..
이래저래 해봐두 그 어원을 알 수 없었구요..

근데 근간 그 의미를 밝혀 주셨구...
제 나름대로 한글로 닉네임을 바꿔 부르기로 했던 것이죠.

그러게요..
저 또한 트롤님 생각에 전적 동감합니다.

아쉬웁게도...
자막제작자와 관객의 사이에는
커다란 강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잇... 저 쯤이야.. 누가 번역 못해, 제작 못해
관객의 입장이구요..
물론 대단하다로부터 시작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자막을 제작해본 사람이라면
그 작업이 얼마나 희생적이며 대단하단 것을
알고 각인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거기서 생기는 괴리감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되고
생겨나지만..

그 시간의 길이...
곧, 적어도 우리네 자막제작자들의 생각의 나눔과
더욱 완전함을 위한 필요성에 비하면..
게시글을 만들고
댓글을 달고
하는 그 과정은 너무나 소박하다 생각합니다..

저 또한 채팅방 하나 만들어서
잠 못 드는 제작자들을 위한 방 만들어서...
서로의 피곤과 삶의 무게를 나누어 가졌으면 한답니다^^

결론...
찬성!!!
1 黑香  
소소한 사연 하나 ;

뉴욕의 5개첨탑에 보면

초반 대사에 Batman이 나옵니다

그 유명한 배트맨이 당번이란 뜻도 있는데 왠 당번?

자신이 없었죠

터키자막의 터키어로 검색한 터키사이트를

영문, 한글을 거쳐 알아본 결과,

호쟈[무술림 훈장 = 서당 훈장같은]를

당번처럼 돌아가면서 수발하는 역활이

이슬람교에 있다는 걸 알았드랬죠

이런 알아가는 과정들이 너무 재밌지 않나요?^^

아니면 쉬운걸 제가 너무 어렵게 알아냈나요? OTL


암튼,

채팅을 통해 번역이나 표현에 대해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누구나 참여해 서로 도움이 될수 있는

채팅방이 있으면 좋겠네요


시간나는대로 며칠을 고민해도 안 풀리는 번역이나 표현이

몇 사람의 의견을 모으니 바로 풀렸다는^^

앞뒤 상황을 알려주는 경우

비슷하거나, 충분히 참고가 되는 의견들이 나옵니다

앞뒤 상황없이 대사 한줄 알려주는 경우

제 머리에 전구가 켜지는 기발한 의견이 나오기도 합니다

특히 슬랭(흑인 영어)인 경우는 와우~!입니다


부디,

서로 공유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3 troll5020  
좋은 정보 하나 얻었습니다.^^
뉴욕의 5개첨탑 아직 못 봤는데, 얼른 봐야겠네요.
채팅방 만드는 거에 찬성하는 분위기로 흐르는 듯 합니다.
재회님도 이 글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 troll5020  
좀 전에 MacCyber님이 씨네채터에 대해 언급하신 거 같은데,
댓글을 달려고 보니 글이 없어졌네요. ^^;
씨네스트를 그렇게 이용하면서도 채팅방이 있다는 것 조차도 몰랐다니...
하긴, 자막제작자 포럼이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 알게 됐으니 뭐 할말이 없네요. ^^;
어쨌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