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 그리고 수시간 그리고 며칠...

자막제작자포럼

한 단어 그리고 수시간 그리고 며칠...

1 잔인한시 6 2493 3
문득 모래비님의 격려에 힘을 입어
하던 작업을 마저하다가...

두 단어 때문에 수시간을 한 네다섯시간?
보냈고...
여쭤볼 겸..

한 단어 때문에 어떨 땐 3일을 고민한 저인지라
제겐 다반사인 경우라
제 자신에겐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도

다른 자막제작자 분들께선
한 단어를 놓구 보통 길게는 얼마의 시간을 소요하시는지 궁금해서 여쭈러 왔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단어
Key, time signature
인데...
이 두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

사전이며
일반 음악 정보 블로그며
다 돌아다녔구...
정리를 했습니다만...

딱히 정확히 관객분들께 아하 그렇구나란
짧은 한 문장의 주석을 만들다는 게 너무 어렵더군요.

자막제작자 분들께선
보통 한 단어를 놓고 얼마간의 길게는 고민을 하시는지요?

제가 하는 이 수시간, 때론 며칠씩
딱 한 단어를 놓고 
번역도 못하고 
멈춘채로 보내는 이 짓이 맞는 걸까요?

궁금해서 여쭙습니다..ㅠㅠ
대충대충 넘어가지 못하는 제 성격 때문인지 ;;;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6 Comments
1 黑香  
표현하기 더 힘들죠
시간제한 없어요^^
1 잔인한시  
저만 바보 같이 이러구 있나 싶어서요..
대충 넘어가도
될 듯 싶어도..
도무지 그럴 수가 없어서요 ㅠㅠ
19 scndtnn  
앞 뒤 문장 연결을 봐야 문맥이 파악되지 않을까 싶네요. 괜찮으시면 앞 뒤 몇줄만 댓글로 달아주시면 안될지?
1 잔인한시  
이 영화에선 아마디우스(철자로는 아마데우스 곧 아마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를 연상시키도록
인물명을 작성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짜르트는 신동이었는데..음악에...주인공은 음치랍니다..
음악 가문의 장남인데도 음악 자체가 싫고 싫은 것을 떠나 음악을 들으면 생물학적으로 귀까지 아파오죠..
그 와중에...일반인들이 좋아라 하는 일반적인 음악을 개혁하는 테러집단이 등장하고
경찰 대테러반 반장으로서 아마디우스(한자 문화권의 이름이 아니기에...히어링과 발음을 중시해서 아마디우스라고
저는 명명했습니다 만약 아마데우스라고 한다면 아무리 스웨덴 어라고 해도 발음은 아마디우스인데 아마데우스
아마데우스 하면 자막과 음향이 동떨어지니까요..)는 그네들을 쫓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정적, 곧 고요함을 찾을 수 있는 비밀을 알게 되죠.
그 테러범들의 작품들 속에서
쫓는 자에서 좇는 자가 되는 것이구요..
잡으려는 자에게서 추구하고 지향하는 자가 되는 것이구요..
동생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
그래서 자신이 깨달은 것을 지휘자인 동생에게
정적을 이룰 수 있는 평생 하지도 못한 생각도 못한
악보 그리기에 도전...
동생에게 부탁을 합니다...
악보 그리기를 가르쳐 달라구요...

번역에 있어서 문맥이 중요한 것은 저도 압니다..
헌데 물론 그 상황이 음악 전문가인 동생이
음악 문외한인 형에게 가르쳐주 주는 입장의 장면이지만...

문맥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혹시나...해서..
말씀드리자면..

오스카 : Quarter note. Half note. 4분 음표, 2분 음표
아마디우스 : Good. That's all I need. 됐어..그거면 충분해
- 오스카 : What? But... 뭐? 그래도..
- 아마디우스 : Move over. 비켜봐
오스카 : But there are other notes, 다른 음표도 있어
other things you need to know. 더 알아야할 게..
Such as keys and time signatures...조, 박자표 같은..(바로 이 조와 박자표를 어떻게 설명할지를 수시간 고민 ㅠㅠ)
아마디우스 : This is perfect 이 정도면 됐어

랍니다..지휘자인 동생 오스카가
음악의 이응자도 모르는 형 아마디우스에게 가르쳐주는 장면에서 하는 말들이죠.

태상님과 같이 우리말 답게 간단명료하게
말을 줄이고 싶은데...힘들답니다...
19 scndtnn  
그냥 그대로 둬도 괜찮을 듯 싶은데요. 음악인이 아니어도 음악시간에 배웠으니 감은 오지 않을까요?
1 잔인한시  
조와 조성을 같다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음악 전공자의 글을 검색해서 보니 틀리더군요.

제가 번역을 하면서 추구하는 바는
전공자나 전문인도 수긍할 수 있는
그리고 전혀 문외한인 사람도 아하 그렇구나 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용어, 단어 선택인데...

그래서 수시간, 며칠 씩이라도 검색에 검색
아예 우리나라 말이 없는 경우는
제가 공식적인 용어로 써도 될 정도로 조사를 하거든요.
말을 만들어 내는 거죠.

조, 박자표를
결국 주석으로 처리하기로 했고..
그 단어들의 의미를
한 줄씩 정확하면서도 짧게 처리하고자
수 없이 검색에 검색을 거듭했답니다.

제가 추구하는 바가 대충 감만 잡는 자막이 아닌지라 ㅠㅠ
사서 고생하는 경우겠구요.

방금도 퇴고를 하면서..
대충 넘어갔던 부분을 짚어보니
완전 오역이더라구요.

단어는 Österdala
이 한 단어를 찾기 위해 장장 3시간을 소요했죠.

첨엔 대충 한 국가 이름, 곧 독일인 줄 알았는데..
영상의 그림, 곧 국기만 보구요..

검색에 검색
스웨덴 지도를 여러 장을 다 뒤져서..
저런 지명이 없는 것도 알아냈고...

Öster 가 east 결국 동부란 것과
dala = dalarna 달라르나 란 국내에서도 유명한 지명임을 알게 됐죠.

무튼... 저는 이기고 싶답니다.
한 편에 수백만원 받는 극장 자막번역가 보다도 더 잘 해서
우리 어둠의 자막제작자들을 개무시하는 그네들의 콧대를 꺾고 싶은 게
제 최종 목표랍니다.

무튼 그럴려면 정확해야겠죠.
그러기에 이 생지랄을 떨구 있는 것이구요 ^^;;;

그건 그렇고...김태상님 다음 작품은 뭐하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