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 오역 이전에 영화에 대한 이해가..

자막제작자포럼

의역, 오역 이전에 영화에 대한 이해가..

1 그시절로 11 2832 0

 


  이 글은 제목에서도 눈치 채셨을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아래 '어설픈 의역이..'란 글의 고운모래님의 글 중에 제가 단


댓글을 다시 한번 적어 봅니다...


 얼마전에 제가 킹콩 자막을 수정하면서 느낀 거지만 자막 제작


능력이나, 영어 독해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먼저 글자를


통해 사람냄새가 베어들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금


느꼈습니다...


 더불어 자막제작은 영어(외국어)를 종이위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소리도 나고 사람도 나오는 영화 스크린에 같이 나오게 하는 작업이므로


관객들은 그걸 글자로 보지 않고 주인공이 말하는 대사로 받아들이고,


감독이 속삭이는 소리로 듣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아래 글은 자막 제작하는 분들에게 제가 제대로 좀 해달라고 부탁하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또 이 글을 쓸 정도로 자막 제작에 큰 함정이나


모순이 있음을 알리려는 의도도 아닌,


 


 열심히 일하다가 중간에 담배 한대 피우시는 기분으로,


몸이 찌뿌둥할 때 사우나 한번 가는 기분으로 다시금 새롭게


충전되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아래는 제 댓글 내용 입니다.


 


 사소하지만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일 겁니다.


...  ...  ...  ...  ...  ...  ...  ...  ...  ...  ...  ...  ...  ...  ...  ...  ...  ...  ...


그렇습니다.. 의역이라는 것 자체가 오역의 소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만, 원칙적으로 의역과 오역은 전혀 다릅니다.



 오역은 맞고 안 맞고의 문제인, 원어 해석에 있어

기본기를 말하는 논리적 판단이고



 의역은 '적절한가, 잘 어울리는가'의 문제입니다.

의역이 잘못 되었을 경우는,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감동을 떨어뜨렸다' 라는 결과물이 생기게 됩니다



"괜찮으시죠?" 라는 한국말 하나만 보더라도 상황에 따라

'지금 다친데 없으세요?' 라는 뜻부터 '앞으로 별일 없어야 하는데..'

내지는 '그냥 참아야지 어쩔래?' 라는 비아냥까지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역이라는 것 자체는 직역을 할줄 알아야 가능합니다.

직역과 의역은 순서상 선후의 문제일 뿐입니다.

직역한 이후에 그 나라의 문화, 주인공의 심리상태, 주변환경에

맞추어 의역을 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역량에 해당됩니다.



 "아 이건 한국식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차라리 해석을

부여하지 말고 놔두는게 낫겠다"라는 판단도

직역과 의역을 다 할수 있어야 가능한 얘기입니다.

 물론 영화의 맥도 짚고 있어야 겠죠.



직역만 한다면 오역은 없습니다만, 그건 결함이 없다 뿐이지..

그걸 읽는 사람은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직역 자체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고 심지어 원뜻과는 반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배우의 말투나 연기에

대한 몰입 없이 글자만 해석하는 경우에 말이죠..



제말은 직역과 의역 중에서 어느 것이 우수(?) 한가를

판가름 짓는다거나, 또 어느 것을 꼭 고집해야 하는가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직역까지는 원어 해석능력이고, 의역부터는 해석과는 별개의

단순한 말돌리기로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의역 자체도 해석능력의 범위 안이라는 겁니다.



 영화의 자막의 경우는 그 해석능력의 힌트와 실마리가

영화 안에 사운드, 음악, 배우들의 연기와 화면에

있게 됩니다.



 결국 언어 독해나 구사능력이 아닌 영화를 감상할줄 알아야 하고

작품을 알아볼줄 알아야 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좀 지나치게 비약을 한다면 아주 충실한 직역을 하느니

번역프로그램으로 돌리는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진짜 직역은 해당 언어로 된 원문과 배우들의 목소리입니다.



 아.. 이거 뭐 원래 글 올리신 분의 뜻과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어긋날수도 있겠지만... 제가 이렇게 열을 올려 얘기하는

것은 글의 제목이 '어설픈 의역이...'라는 것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 같네요..

 제목이 '무성의한 해석..'이 영화를 망쳤다는

내용의 제목이었다면 제가 이렇게 열을 내지는 않았을 것을.. ^^



악의는 없음을 알아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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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1 고운모래  
ㅎㅎ 제목이 눈에 거슬렸나 보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어설픈 의역이..." 이란 제목은 제가 임의로 붙인 것이 아니고
극장을 다녀온 어느 한 관객이 영화사의 무성의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한 관람평의 제목인 "어설픈 의역이 명작 하나를 망쳤습니다" 에서 발췌 인용한 것입니다.

그 관객은 그리 생각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자기가 왜 그리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열거를 해놨습니다. 그 주장에 동의를 하냐 안하냐를 떠나서 관객들 중에는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는 겁니다.

"어설픈 의역..."에 대해 보다 진지한 토론을 나누고 싶으시면 그 분께 직접 메일을 보내어 의견을 교환해보심도 좋으실 듯 합니다. 이메일 주소(네이버 id)는 해당 게시물 링크를 타고 가시면 글쓴이 정보에 있습니다.

http://cineast.kr/bbs/board.php?bo_table=co_movie_sen&wr_id=488535&page=2
1 그시절로  
저는 그런 오역에 분개하면 제가 직접 수정해서 소장하는뎅 ^^;;;
 제가 오히려 고운모래님을 불편하게 하진 않았는지 송구스럽네요.

아.. 참.. 그 분이 몇 시간씩 걸려서 자막 작업을 하셨던 분이라면 몰라도
단순히 친구들과 같이 갔다가 자신이 기분이 나쁜 경험을 하셨다면 별로 토론
하고 싶지는 않네요 ^^;;
 그래도 댓글도 달아주시고 고맙습니다. 고운모래님
1 고운모래  
ㅎㅎ 극장 자막을 어떻게 수정해서 소장을 해요? 영화관계자가 아닌 다음에 그 자막을 어찌 입수하나요? 극장에 들어가서 공책이나 노트북에다가 베끼고 난 다음에 그 다음에 수정을 할건가요? 아니면 캠코더로 몰래 찍은 다음 몰래 그걸 집으로 가져와서 수정을 하나요? 그거 엄청나게 힘들고 번거러운 일입니다. 또 그런 역경을 딛고 수정한다 한들, 그 수정자막을 무슨 수로 영화관에서 보이게 할런지요?

그 분은 그래서 분개하는 거여요. 그 분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은 더 이해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1 그시절로  
극장에 들어간 자막은 이미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그건 어쩔수 없죠...
하지만 극장에서 한번 걸렸던 작품은 다시 걸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 영화가 좋다고 해서 그 극장까지 소장하는 분도 계실런지요...

꼭 그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해서 못 본 분들은
그렇다고 영화관에서 상영 종료되면 영영 못 보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개인들을 상대로 한 DVD나 블루레이 판매, 개인용 영화시스템
스피커가 있고, 또 그래서 그런 디지털 매체 덕분에 극장의 자막이
잘못되었음을 알리기 쉽고, 많은 분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올바로 바로
잡을수 있잖아요.  씨네스트도 알게 모르게 그 역할에 서 있는 것이고요..
1 고운모래  
그 분이 말하고자 이유와 요점은요... 저는 이렇게 봅니다.

여기 자막들과는 달리 극장 자막이라는 것은 일단 개봉이 되면 관객들의 개인 수정이 전혀 소용이 없는 일방향 서비스라서 그 자막의 질에 대한 평가나 피드백은 억울하게도 자막이 아닌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나 피드백으로 종종 이루어진다는 사실이고,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영화에 대한 그런 오해가 안타깝다 뭐 그런 뜻일 겁니다. 그러니 극장에 다녀오신 많은 분들이 영화에 대한 왜곡된 이해가 없게끔, 그 서비스의 질을 높여줬으면 좋겠다는 강한 기대를 나타낸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극장에서는 영화 관람을 안하시는 분들은 극장 자막이 개판이던 아니던 개의치 않으실 수도 있겠지만요.
1 그시절로  
참고로 전 최근에 극장에서 본 영화는 색계, 색즉시공이 있습니다.
그 중 색계는 파일로 소장했구요(제가 원해서 그런건 아니었습니다)

 고운모래님의 말씀은 제가 위에 쓴 본 글에 나와 있는 겁니다.
다시 한번 요약해 드리면, 영화 해석 이전에 영화를 보게 될 관객의
입장에서 단순한 글자 전달이 아닌, 영화에 빠져들어서 깊이 있게
자막을 제작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의역과 직역이라는 잣대에
치우치지 말고 영화 본 메세지에 충실해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제 얘기가 잘 전달이 안되었나 보군요.. 죄송합니다..
1 고운모래  
아이고...

그러니까, 그 분으로선 얼마든지
"어설픈 의역이..." 이리 말할 수도 있는 거지요.

(거기서의 의역이라 하면 "아름답고 현명한 의역"이 아닌 "어설프고 동떨어진 의역", 즉 "총체적인 부실의 의미"를 함축하고 의미한 거라 봅니다. 직역이냐 의역이냐의 논점이라던가 의역 자체를 나무란게 아닌 거겠죠. 올바로 전달을 하지 못하고 영화를 제대로 이해도 못하면서 왜 자기 멋대로 소설을 쓰고 난리냐. 그것 때문에 좋은 영화 다 망쳤다. 간단히 말해 마음에 안들고 화가 난단 소리이겠지요.)
1 그시절로  
고운모래님 너무 하십니다...

 당연히 그럴수도 있지만, 제가 그분께 "오역과 의역도
모르면 '어설픈 의역이...'란 제목을 당장 바꾸라"는 얘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일상생활에서도 이렇게 긴 문장을 가지고도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데 한정된 스크린에 압축된 글자와
표현으로 강한 임팩트를 줘서 써야 하는 극장 자막은..
그럼 얼마나 오해 소지가 많겠습니까..

 당연히 그런 오해가 있을수 있지만, 그 오해는 의역을 하다보니
발생된 문제라기 보다는... 물론 시간이 촉박해서겠죠.. 정성을 들일
시간이 부족했겠지만, 좀 더 영화를 깊이 있게 이해해서 자막을 제작
한다면 이런 문제가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 였습니다.
서로 같은 말을 하는데 감정으로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극장 자막은 기획이나 제작 방법등을 모르므로 원 글을 올린
분과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원글을 올린 분이 극장 자막 제작
관련일을 하시는지 알려주신다면 메일로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1 고운모래  
에구, 제가 너무하다니 우선 죄송합니다. 잘 알겠고요...

마지막으로 극장측에 조언을 드린다면 이렇습니다.
만약 극장측이 이런저런 이해를 구하고 싶다면, 그 전에 그 관객분같은 소수의 의견도 먼저 이해를 해주셔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왜 그 관객분이 "어설픈 의역..." 등등하며 기분나쁜 소리를 했는지를 곰곰히 헤아려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정성을 들일 시간이 부족해서" 등등의 핑계에 대한 불만에 귀를 기울여도 손해볼 것은 없습니다. 프로면 프로답게 핑계를 대지 말고 성의를 보여야죠. 어디까지나 상업이고 비즈니스인데 말이죠.
1 JuNy™  
먼저 직접 어떤 한 영화를 전체 자막제작 해 보시고
비판을 하던지 해 보세요

직접 경험을 안하고서는 제가 아무리 떠들어도 이해 못해요
자신의 시간을 쪼개면서 자막을 만드는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에요

영문자막도 없이 듣기로만 한번 싱크 조절하며 만들어 보세요
1 그시절로  
비판하는게 아닙니다.
한번은 짚고 넘어가고, 고민해봐야 할 문제일 뿐입니다.
 
 오직 다른 분들을 위해서, 그것도 듣기만 가지고,
때로는 대충이라도 좋으니 빨리만 만들어 달라는 성화에...,
돈을 받는 것도 아니면서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분들에겐
제 글이 폐가 되겠군요. 그 점은 사과드리겠습니다(__)

 하지만 그런 분들에게, 저 뿐만이 아니라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뭐라 하는 사람이 이상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