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의역의 위험] 명장 자막에 대한 원성이 대단하군요.

자막제작자포럼

11 Comments
16 푸른글귀  
옐라 번역하면서 느낀건데, 애초에 영문자막 자체에 오류가 참 많더군요. 독일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절대 알아채지 못할것들, 그때문에 관객의 이해도를 떨어뜨릴 오류 말이죠. DVDRip에서 뽑아낸 영문자막인데도 그렇다는게 참 이해가 안되는 일입니다. 돈받고 파는 DVD에도 이런 성의없는 자막을 집어넣다니... 이래서 중역(독일어->영어->한국어)은 별로 안좋습니다.
S MacCyber  
위의 글에도 댓글을 달았지만 번역할 때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원어의 뜻을 최대한 살리느냐인데
(글자수의 제약에 따른 함축은 제외하고라도) 최근 몇몇 극장 자막 번역가들이 반란(?)이랄까
유행어, 인터넷 용어의 남발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죠. 인터넷 찾아보시면 극장 자막에 분개한 글들
적잖이 있습니다.

자막 번역이 다소의 창작을 허용하긴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자막을 보는 동안 영화 밖으로
빠져나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영화의 흐름을 받쳐주면서 넘어가야지 '저런 표현이...?' 하면서
딴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좋은 자막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죠.

영화를 살려주는 자막이 있는가하면 죽여버리는 자막도 있다는 것은 '어둠의 경로'나 '공식 경로'나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
1 고운모래  
ㅎㅎ 모두 옳으신 말씀입니다.

근데요... 저토록 허황된 번역이 나오는 이유는...
중역 때문도 아니고 수입사 강압 때문도 아니고 어떤 다른 핑계나 구실을 붙일 수 있는 이유가 아니라...

그냥 간단히 총체적인 번역자의 무지에서 비롯되는 자질 문제로 보이는데요. 언어 능력, 독해 능력, 영화에 대한 이해와 안목에 대한 문제이죠. 보면 압니다. 중요 대목들에 대한 줄거리나 핵심들을 전혀 이해를 못하는 거죠. 자막을 보면 번역자가 그 영화를 어찌 이해하고 있는지가 잘 나타나는데... 외국어 실력이 모자르거나 언어 이해력이 떨어져서 감정 연기에 몰입된 배우들이 뭔 말을 하고 있는지를 번역자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가 없죠. 그게 아니라면 그 중요 대목과 하이라이트를 저렇게도 무참하게 만들 리가 없죠.

근데 모르면서도 아는 척... 얼버무리고 싶은 것... 직역을 하자니 자기가 봐도 뭔 소리인지 잘 이해가 안가고 그러니 남들도 자기처럼 이해를 못할 것 같다 넘겨짚고 애드립으로 대체하고... 구렁이 담넘어가듯 모면하고픈 마음... 이런 저런 비겁한 마음들이 더 사태를 악화시키고 저런 생뚱맞고도 허황된 의역을 낳는 것이죠.

근데 이렇게 아주 아주 심각한 의역들은 영화를, 감독이나 배우들의 의도를 무참히 깨부수며, 패러디 영화로 만들어 놓곤 하죠. 이 외에도 애드립이라는 문제가 있는데, 대본에 있지도 않은 말을 자기 멋대로 지어내는 그런 애드립도 번역자가 정말 삼가해야 할 부분이겠죠.

"능지처참..." 이건 정말 각색을 넘어서 애드립이라 할 수가 있겠습니다. ㅎㅎ
S MacCyber  
네, 기본적으로는 영화의 이해도 부족이라고 봐야겠죠. 적어도 번역을 의뢰받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 언어에는 전문가라고 할 사람일텐데 영화의 상황과 의미를 이해 못하면
자기는 잘 생각해서 (의역)했다고 느끼겠지만 엉뚱한 말이 되는 것이죠.

다른 글에서 예를 든 '브로크백 마운틴'에서도 '이혼 소식 들었어' -> '이혼 축하해',
'가는 방향이 맘에 들어' -> '엑셀을 밟아줘'식의 오버 의역이 많아서 영화의 느낌이
반감됐다는 불만이 있더군요. ㅎ
1 고운모래  
맞아요. 그래서 불필요한 의역은 독이 되죠. 모르겠으면 그냥 있느대로 옮겨적기만 해도 될텐데, 그걸 굳이 자기의 생각과 주관을 첨가해서 넘겨짚고 오바하는 바람에 의역을 해댄다면 엄청난 변질과 훼손이 되는 셈이죠. 경우에 따라 필요할 때는, 전달과 이해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의역은 절대 필요합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경우에도 시도 때도 없이 의역을 해버리는 것은 마치...

영화와 관객 사이를 이간질을 시키고 분란을 일으키는 통역과 흡사하다 할 수 있겠죠.

'이혼 소식 들었어'

그게 축하의 뜻인지 실망의 뜻인지 위로의 뜻인지 안심의 뜻인지 아니면 아무 뜻도 아닌지는 각자의 관객이 판단할 일이건만, 그걸 의역이라는 미명하에 번역자가 임의 통역을 해버린다면, 영화와 관객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죠.^^ 특히 번역자가 해설자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 그 영화는 그 때부터 의역에 의한 불행이 싹트기 시작된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5 선우선홍  
흠....그렇군요...
사실 어설픈 의역이 주는 폐해는 굉장히 클수 있어서 주의해야 할 사안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의역을 하게 될때 굉장히 주의하게 되더군요...
전체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 엉뚱하게 번역하지 않으려고 고민해도 신경쓰이고...
하여간 자막 제작 시 주의해야할 금과옥조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1 그시절로  
글쎄요./..
원문의 뜻을 살리는게 자막인지..
아니면 화면에 비친 배경과 인물들의 감정의 뜻을
살리는게 자막의 역할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자막이 원문의 뜻을 살리는 쪽이라면 전 차라리 원어 대본이나
번역된 도서책이 있다면 그걸 권하고 싶네요..

혹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인용하는 불경구절들이 사실은
인도사람이 한문으로 의역한 것임을 아는 분들이 계실런지?....
 손오공으로 유명한 삼장법사는 인도에 가서 인도어를 익히고
인도경전을 한문으로 직역을 했지만, 사람들 가슴에 와닿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기록에만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원시 최초 원문이 발견되어 비교 연구를
해봤는데 의역했던 구마라집의 책이 오히려 더 정확했음을
알고 깜짝 놀랬다는.. ^^;;
.. 아이고 얘기가 딴데로 새네요..

 아이들이 요즘 영어로 된 애니를 자주들 보는데.. 요 녀석들이
자막이 없어도 화면에 비친 모습과 주인공들의 표정 말투, 소리만
가지고도 기쁨, 슬픔, 놀람 다 전달받고 가슴으로 느끼더군요..

 또 번역 자막시에 자막자의 자질도 중요하구 경험도 중요합니다.
동성간의 사랑의 경우, 굳이 경험을 해볼 필요는 없겠지만, 최소한
이해하고 깊이 생각해본적이 있어야 할 겁니다.
 
 또 자신이 어릴때 느꼈던 부모님과의 관계나 자신이 자식을 얻고
난 후의 본인과 자식과의 관계의 미묘한 공통점과 차이점 같은 것들을
알고 있어야 사색적인 가족영화를 번역할때 제대로 전달할수 있겠죠...

 지금의 현실은 학교 공부때 빼고는 며칠씩 시간을 두고 책을 읽거나
정말 명화라고 하더라도 5-6번을 극장에서 보며 곱씹어 보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직 신작과 특수효과 볼거리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자막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문제는 문제지만,
의역의 문제가 아닌, 오역이나 한국식 정서상의 오해가 문제겠지요.
더불어 영화산업의 질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문제...
1 고운모래  
ㅎㅎ 다들 명백한 오역이라는 걸 알 경우도
배려하고 상처주지 않는 한 방법으로 의역이라 완곡히 표현하는 법이 왕왕 있습니다.

솔직히 제대로 된 의역이라면... 오히려 감탄을 하면 했지, 이런 말들이 전혀 오갈 일이 없겠죠.^^
1 그시절로  
그렇습니다.. 의역이라는 것 자체가 오역의 소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만, 원칙적으로 의역과 오역은 전혀 다릅니다.

 오역은 맞고 안 맞고의 문제인, 원어 해석에 있어
기본기를 말하는 논리적 판단이고

 의역은 '적절한가, 잘 어울리는가'의 문제입니다.
의역이 잘못 되었을 경우는,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감동을 떨어뜨렸다' 라는 결과물이 생기게 됩니다

"괜찮으시죠?" 라는 한국말 하나만 보더라도 상황에 따라
'지금 다친데 없으세요?' 라는 뜻부터 '앞으로 별일 없어야 하는데..'
내지는 '그냥 참아야지 어쩔래?' 라는 비아냥까지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역이라는 것 자체는 직역을 할줄 알아야 가능합니다.
직역과 의역은 순서상 선후의 문제일 뿐입니다.
직역한 이후에 그 나라의 문화, 주인공의 심리상태, 주변환경에
맞추어 의역을 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역량에 해당됩니다.

 "아 이건 한국식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차라리 해석을
부여하지 말고 놔두는게 낫겠다"라는 판단도
직역과 의역을 다 할수 있어야 가능한 얘기입니다.
 물론 영화의 맥도 짚고 있어야 겠죠

 직역만 한다면 오역은 없습니다만, 그건 결함이 없다 뿐이지..
그걸 읽는 사람은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직역 자체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고 심지어 원뜻과는 반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배우의 말투나 연기에
대한 몰입 없이 글자만 해석하는 경우에 말이죠..

제말은 직역과 의역 중에서 어느 것이 우수(?) 한가를
판가름 지어야 할 일이 아니고, 또 어느 것을 꼭 고집
해야 하는가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직역까지는 원어 해석능력이고, 의역부터는 해석과는 별개의
단순한 말돌리기로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의역 자체도 해석능력의 범위 안이라는 겁니다.

 영화의 자막의 경우는 그 해석능력의 힌트와 실마리가
영화 안에 사운드, 음악, 배우들의 연기와 화면에
있게 됩니다.

 결국 언어 독해나 구사능력이 아닌 영화를 감상할줄 알아야 하고
작품을 알아볼줄 알아야 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좀 지나치게 비약을 한다면 아주 충실한 직역을 하느니
번역프로그램으로 돌리는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진짜 직역은 해당 언어로 된 원문과 배우들의 목소리입니다.

 아.. 이거 뭐 원래 글 올리신 분의 뜻과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어긋날수도 있겠지만... 제가 이렇게 열을 올려 얘기하는
것은 글의 제목이 '어설픈 의역이...'라는 것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 같네요..
 제목이 '무성의한 해석..'이 영화를 망쳤다는
내용의 제목이었다면 제가 이렇게 열을 내지는 않았을 것을.. ^^

악의는 없음을 알아주셨음 합니다
1 그시절로  
그나마 avi가 대중화 되면서 이런 문제도 얘기할수 있게된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소한 외화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한글자막 뿐만 아니라
원어자막도 반드시 살펴보는게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좀 심오한 영화다 싶으면 반드시 영어 자막도 같이 살펴볼 정도의
정성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영어 포함한 자막이
이렇게 인기가 없으면 좀 곤란하죠...

 영어 사대주의가 아니라, 비영어권의 나라에서도 해외 시장을
염두해 두고, 제일 먼저 외국어 자막으로 넣을 경우 영어를
고려하게 되는 문제 때문에 그렇습니다....
 
 헌데 웃긴게.. 예전에 자막을 추출하거나 공유할수 없을 시절인
비디오 시절만 해도 이런 문제가 표면으로 나오지 않았다는거!ㅋ ^^;;
그 시절엔 외화를 보더라도 명대사는 번역자가 옮겨준 한국말을
가지고 영화 얘기도 하고 토론도 할 정도로 번역들이 참 잘 되었
었는데 말이죠..
1 그시절로  
의역이냐 직역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고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배우들의 연기를 잘 읽었는지,
더불어 그걸 파악할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되는
사람이 옮겨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