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혐의(Monsieur Hire, 1989, 파트리스 르콩트)

자막제작자포럼

살인 혐의(Monsieur Hire, 1989, 파트리스 르콩트)

22살의 아가씨 피어렛 브르조아가 살해된다. 유일한 목격자인 택시 운전수가 검정 외투를 입은 사나이가 건물로 뛰어드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다. 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브르스난 형사(Inspector: 앙드레 윔스 분)는 재봉사인 이르(Monsieur Hire: 미셀 블랑 분)를 혐의자로 지목한다. 그 이유는, 첫째, 목격자가 본 남자가 뛰어든 건물에 살고 있었고, 둘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채 늘 침묵을 지켰으며, 셋째, 건물안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고 있었고, 넷째, 가장 치명적인 이유인 성폭행으로 6개월간복역한 전과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러나 심증만 있을뿐, 물증이 없던 브르스난은 이르의 주변을 맴돌며 수사를 강행하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다. 한편, 건너편 건물에 사는 알리스(Alice: 산드린느 보네르 분)를 사랑하게 된 이르는 남몰래 그녀의 모든 것을 주시하다 그녀와 그녀의 애인 에밀이 저지른 충격적인 살인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를 향한 일방적인 사랑은 자신이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게 한다. 우연히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미지의 남자를 발견하게 된 알리스는 그가 자신들의 범죄행각을 보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에게 접근한다. 결국 알리스에게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고백하는 이르. 그는 알리스에게 먼 곳으로 함께 떠나자고 제의히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를 부르스난 형사에게 고발하고 만다. 그녀의 충격적인 배신에 일순 당황했던 이르는 그녀를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죽음을 선택한다.

기계적인 추리 기법보다는 인간심리의 깊은 면을 통찰하는 독특한 작품을 쓴 프랑스 추리문단의 대가 조르쥬 심농(Georges Simenon)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우리에게 <사랑한다면 이들처럼(Le Mari De La Coiffeuse)>이라는 참으로 멋진 영화를 선물했던 프랑스의 신세대 영상파 감독 파트리스 르콩트(Patrice Leconte)가, 그보다 앞서 발표하여 역시 격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 영화도 최근에 유난히 많이 소재가 되고 있는 관음증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고독한 중년의 사나이가 건너편 건물에 사는 아가씨의 방을 훔쳐보며 속으로 태우는 짝사랑이 그녀의 애인과 연관된 살인사건이 얽혀들면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와 기묘한 심리싸움으로 극적인 전개를 펼친다. 주인공들의 심리상태의 흐름을 추적하는 르콩트 감독 특유의 물흐르는 듯한 카메라워크가 실로 일품이다. 라스트의 이중반전도 강한 여운을 남긴다. 주인공 블랑의 연기가 호연이며, 여주인공 보네르의 모습도 아름답게 잘 포착되어 있다. 여기에 러닝타임이 1시간 30분도 안 될 정도로 꽉차게 짜넣은 구성의 축약성이 매우 뛰어나다. 연기와 연출, 그리고 이야기 구성이 이렇게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이 바로 프랑스 영화의 전통을 대변한다고 하겠다. 르콩트 감독과 함께 하는 음악가 마이클 니만(Michael Nyman)이 역시 수려한 음악으로 작품을 잘 받쳐주고 있고, 브람스의 현악 사중주를 멋지게 주제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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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달별  
  고맙습니다.
브람스 음악까지 곁들여져 있어 더 보고 싶군요.
수고하셨습니다.
S macine  
  오래 전 비디오로 본 기억이 있는데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전혀 다른 소재고 역활이 바뀌었지만
'4인용 식탁'의 전지현이 이 작품의 백미를 빌린 장면을 연기하더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