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난 이야기지만
전에 썼던 글은 같이 작업하신 K 님의 요청으로 삭제했습니다만...
얼마전에 **미디어에서 smi 자막 싱크 넣는 알바를 하게 됐습니다.
영상번역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번역한 대본을 가지고
싱크만 넣는 일이었죠.
처음에는 빨리 끝내려는 욕심으로(기간도 좀 촉박한 편이었구요),
그리고 어차피 내 이름 들어가지도 않는 일이란 생각으로 후딱후딱 해치우려 했으나...
첫 자막을 보내줬더니 다시 하라고 하더군요 -_-
역시 상용(?) 자막의 수준은 혼자 재미로 만들던 자막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돈 받고 하는 일인 만큼 좀더 신경을 썼어야 하긴 했죠;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서, 이번엔 오케이 사인을 받고
그렇게 내리 다섯 편을 작업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열 편을 하기로 했으나 K 방송국에서 smi 자막 기획을 백지화-_-해버린 관계로
중간에 그만두게 된 셈이죠.
그래도 다섯 편에 대한 보수는 다 받았으니, M 팀장님께 모쪼록 감사할 따름입니다.
작업하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전문 번역사에서 번역한 결과물이라 해도,
다른 번역자, 가령 제가 느끼기에 100%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저 보고 같은 기간 동안(사실 얼마나 걸려서 만든 대본이냐고는 안 물어봤습니다만;)
번역을 하라고 했어도, 제가 번역한 쪽이 더 나았으리라고는 절대 장담할 수 없겠죠.
번역에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아마추어로서 하는 번역은 정말 매력있는 일인 듯합니다.
하지만 영상번역은 그 특성상 자막이 지나가는 속도라든가 가독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조금 많은데요,
전문 번역사들이 그런 부분에 세심한 신경을 쓰지는 못하는 듯해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부분을, 싱크 맞추는 제가 떠맡아야만 했으니까요 -_-
어쨌거나 보수도 제대로 받았고(사실 약간 과분하게;),
본격적인 번역 세계도 다소나마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작업한 다섯 편은 모두 국내 개봉 미지수인데다가,
찾는 사람도 과히 없을 듯한 영화들이라서;
일단 DVD로 구워놓긴 했는데 언제 다시 빛을 보게 될지 모르겠군요;
(사실 찾는 분이 계셔도 제 임의대로 유출해서는 안 되겠지만요)
이번 일을 발판(?) 삼아 기존에 해오던 영화의 번역을 재개해야겠습니다.
...라고는 해도 과연 올해 안에 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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