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까지 작업한 자막에 대한 단상

자막제작자포럼

지금 까지 작업한 자막에 대한 단상

12 모래비 7 3798 2
자막 가내 수공업 시작한지 약 1년..
 
작품 수 10개
 
첫작품 : 언디스퓨티드3 리뎀션
             - 이런 장르 영화 무지막지 좋아하는데
               일주일 넘게 자막신님의 강림을 기다리다 지쳐
               나만 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
               듣기평가만으로 시작했지만 주인공이 러시아 발음을 하고
               영화상 등장인물들 국적이 가지각색이라 에로사항 발생
               검색으로 subscene사이트를 우연히 발견!
               세르비아어 더빙 판을 영어 자막으로 변환 시킨 것을 획득.
               구글 번역기에서 세르비아어->영어가 가장 정확한 번역이 된다는 것도 처음 앎
               1주일 걸려 완성, 개인적인 평가 85점짜리...
               그냥 영화 다 보고 삭제하려는데 친구 놈이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에
               선물로 축하메세지를 입력해서 곰탱이tv에 뿌림
               다운수 올라가고 p2p사이트에 영상과 제 자막이 돌아다니는 걸 보고 희열을 느낌
               친구들만 알면 되니까 제작자 표시를 안했었는데
               축하 메세지만 삭제하지 말라고 하고 마음대로 쓰라고 했는데
               모 p2p사이트에서 그 부분을 삭제하고 그 자리에 자기들 사이트 광고 문구를
               집어 넣어둔 걸 보고 열받았었음
 
두번째 : 리포맨
            - 역시 엄청 좋아하는 장르인 영화였고 극장에서 보려고 벼르고 있었지만
               때를 놓치는 바람에 인터넷에 떳을때 환희를 외치며 다운 받았으나
               자막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낌, 한달을 참았지만 역시 자막신님의 강림이 없어
               또 덤벼듦
               10일정도 걸려 완성, 개인적인 평가 80점
               처음 도입부분에 주인공이 하던 고양이와 과학자에 관한 대화를
               아무 생각없이 번역했었는데.. 최근 그것이 '슈레딩거의 고양이'라는
               양자물리학 이론에 관한 설명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더 잘 옮길수 있었는데 하며 후회함...
 
세번째 : 프레데터스 cam버젼
            죽고 못사는 영화라 순전히 욕심으로 시작,
             이탈리아어, 세르비아어, 브라질어, 멕시코어 자막을 각각
             구글에서 영자막으로 번역하고, 잡음 때문에 잘 들리지도 않은 음성 청취를 동원
              이틀 밤새워 3일만에 완성, 개인적인 평가 60점
              최초 한글 자막이라는 자부심은 있지만.. 지나친 오역과 의역으로 인한 발자막 인정
              현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웹상에서 찾을 길이 없는 불쌍한 작품...
 
네번째 : 솔트 cam버젼
            역시 욕심으로 시작,
            세번째와 네번째는 '나도 자막 만든다' 뭐 이런 자만심의 발로였던듯..
            부끄러움..
            역시 세르비아어 자막으로 영어로 번역 후 청취를 동원해서 작업
            5일 걸려 완성, 개인적 평가 70점
            역시 최초 한글 자막이라는 자부심은 있지만.. 오역이 넘쳐 흐름
            지금 생각하면 프레데터스와 솔트는 민폐를 끼친것 같아 죄송스러울 뿐임
 
다섯번째 : 센츄리온
               가장 아쉬운 작품
               새로운 마음으로 의욕적으로 시작해서 완성했으나
               기반으로 삼은 영상이 초반 부분에 에러가 있는 지 모르고 작업해서
               싱크도 안맞고 앞부분 나레이션을 빼먹고 작업.. 거기다가
               subscene에서 구한 영자막이 중간 중간 있는 다른 종족 언어는
               옮겨져 있지 않다는 걸 모르고 작업...
               최초 배포후 개인적으로 다시 감상하다가 깨닫고 깜놀...
               수정해서 배포했으나 많은 사람들에게 발 자막이라고 욕먹음..
                개인적 평가 80점
 
여섯번째 : 스플라이스
               4일걸려 완성.. 배포 직전, 자체 자막 영상이 업로드 됐다는 것을 알고
                분노와 좌절에 빠져.. 삭제해버릴까 하다가
                본인 처럼 자막이 없는 영상을 가진 사람이 있을것 같아 배포 결심
                다운로드 하시는 분이 있은 것을 확인하고 역시 배포하길 잘했다고 생각
                개인적 평가 85점
 
일곱번째 : 조나헥스
               자막신 강림의 여파로 날아가버린 비운의 작품
               좋아하는 장르라 밤새워 가며 초벌 번역을 끝냈는데
               그 순간 자막신 강림!!!!!!
               조용히 한쪽 구석에 쥐도새도 모르게 업로드...
               개인적 평가 50점... 의욕상실로 초벌 번역에서 멈춤
 
여덟번째 : 파이어 브리더
               또하나  받으신 분들께 미안한 작품
               완성하고 싱크를 확실하게 조절 하기 직전 '더 이글'이라는 작품을 발견
               '이 정도면 보는데 지장없어'라는 자기 만족과
                '뭐 별로 유명하지도 않고 많이 찾지도 않을 작품인데..'라는 자기 위안으로
               그대로 배포... 
                죄송합니다
                개인적 평가 75점
 
아홉번째 : 더 이글
               센츄리온때의 경험을 발판 삼아
               다른 종족 언어 까지 빠짐없이 확인한 후 작업, 확인 감상만 5회
               7일 걸려 완성, 개인적 평가 88점
               영화 감상자 입장에서 보면  마지막 부분에 고정관념에 빠져
                다른 대사로 대체할 말이 생각이 안나 어쩔 수 없이 그냥 배포한
                부분이 있는데.. 상당히 아쉬움
 
열번째 : 컨트롤러
            sf액션스릴러인줄 알고 작업 시작했으나..
             러브스토리인걸 알고 부담감 작렬!!!!
             액션 영화는 자막이 좀 부실해도 핵심 대화의 의미만 제대로 전달하면
             자막때문에 재미를 떨어뜨리는 일이 적지만
             이런 장르는 단어 하나하나 문장의 어감 하나하나가 영화의 재미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고민을 두배로 한 작품....
              그러나 영어로 이해되는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 포기 하지 않고 완성.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쉬움이 계속 남는 작품..
             좀더 영어 대사의 맛깔스런 느낌을 전달하지 못한것 같은 아쉬움..
             2주일 걸려 완성, 개인적 평가 80점
 
열한번째: 헌트 투 킬....
              파이어브리더와 같이 시작했으나
               다른 영화에 밀려 현재 50%의 완성도...
               부디 자막신님의 강림이 없길 비나이다...
               
 
그냥.. 제 개인적인 가내수공업 취미생활로 인해 피해보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에...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써봤습니다..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고 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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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1 바보팅이V  
^^ 이제 시작이신 것 같습니다. ^^ 농담인 것 아시죠. !
7 외자막만  
인내심과 허무함, 알 수 없는 뿌듯한 마음이 교차하는 작업이 자막 작업이죠.
솔직히 영문 sub 자막이 올라오면 그나마 작업하기 편하니...
R5 버전 때부터 시작하심이 덜 고생하실 겁니다.
subscene.com 에서도 그나마 영자막이 정식 sub 에 가까운 품질로 올라오니 말이죠.^^
opensubtitles 에는 자막이 많이 올라오긴 합니다만 품질이 극과 극이라...
DVDR 이나 DVD 원본에서 추출하기도 합니다만 요즘은 subscene 만 찾게 되더군요.
생활에 빠쁘다보니 갈수록 귀차니즘에 빠져들고 있어요.;;
12 모래비  
opensubtitles에는 한번도 안 가봤는데.. 이용해봐야 겠네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1 WAP공주마마  
센추리온은 저희 자막팀에서도 제작했던 작품이네요.
오랜만에 제목 들으니 반가워서리, 크크크...
우리 모두들 자막으로 즐거운 취미 생활 같이 해요~~~!!!  ^^*
12 모래비  
센츄리온...흑...들을수록 아쉽군요..ㅎ
즐거은 자막 생활~!
1 잔인한시  
제겐 고수라고 생각했던 분께서 이렇게 세세히 그간의 사정을 알려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그 소중한 자막을 감사함없이 감동없이 여태껏 제대로 보았던가하는 자괴감도 갖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자막 없으면 무조건 패쓰하는데...
중역을 거쳐서라도 번역하시는 그 모습 배워야 겠습니다.
앞으로도 영활 많이 보겠지만...
모래비님께서 번역하신 영화...많이 봤음 싶답니다.
힘내시구요...여태껏 밀린 감사의 말씀 몰아서 드리며...
언제나 눈물겹도록 행복하세요^^
12 모래비  
고수라니 당치 않습니다...
사전이 없으면 작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허접입니다.

그러나 말씀만은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
너무 과분한 말씀만 하셔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잔인한시' 님 말씀처럼 언젠가 저 스스로에게도 진정 자랑스럽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영화 많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