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때문에 욕 먹는 게 얼마만인가...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의 한글 자막 제작 후기를 적은
블로그 포스팅에 아래와 같은 악플이 비밀덧글로 붙었더군요.
님 자막 거지같아요 20분정도 참고 보다가 빡쳐서 다른자막 넣어서 봣네요
님 이건 솔직히 자막이 아니라 영화를 해설 해주는거 같은데요? 정말 어이가 없네여
이런 식으로 자막 때문에 욕을 먹는 게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s)' 때였습니다.
캠코더 동영상 파일에 맞춘 초벌 번역 자막을 정식 동영상 파일에 대고 돌려놓고선
'자막을 만들라면 똑바로 만들지 무슨 다 뺴먹고 있어?' 하면서 욕을 적은 e메일을 보낸 어느 '멍청이'였죠.
물론 답장에는 정중하게 해명하는 글을 적었지만요.
두 번째는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의 초벌 번역 자막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씨네스트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신 분이라면 알 만한 '그 사람'이었죠.
처음에는 조목조목 따지는 지적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반박할 건 반박하고 했지만,
그 다음부터 바로 비아냥대는 분위기로 바뀌더니,
결국에는 어느 다른 사이트에서 제 번역에 대해 대놓고 폄하하는 글을 올렸더라고요.
지금은 어디에 가서 뭘 하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누군가가 만든 자막을 낮잡아 보면서 덧글 싸움이나 벌이고 있겠죠.
그러다가 이번에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의 자막에 대해 위와 같은 덧글이 붙은 것입니다.
닉네임의 느낌이나 덧글의 어투, 그리고 블로그에 올린 사진의 이미지로 보아하니
나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인 것 같던데,
벌써부터 남의 블로그에 이런 악플을 남기는 걸 보니
'얘가 나중에 커서 뭐가 될까'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더라고요.
화가 나지 않는다면 솔직히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악플이 붙은 적이 거의 없다 보니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합니다.
'내가 만든 자막에 모두가 만족하는 건 아니구나' 하는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이 세상에는 60억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걸요.
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