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을 '의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자막제작자포럼

'창작'을 '의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S MacCyber 5 3262 0

 


 특정 영화를 집어서 얘기하긴 좀 그렇지만 사례를 들어야하니 어쩔 수가 없군요.

 관련된 분들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번역의 형태'를 지적하자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데스 디파잉'을 보았습니다. 이전에 '네티즌 자막'이 안 나왔었는지 바로 한글섭자막이


 배포되어 나름 기대(?)하며 감상했는데 보는 동안 자주 '오역을 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만큼 뭔가 대사와 다른 자막들이 적잖이 나와서 정식 섭자막이 맞는지 의심이 가더군요.



 결정적으로 엔딩 자막에 나오는


 


 "If it is possible for anyone to come back from the afterlife.

  Harry Houdini will do it."


 


 이 '죽음도 두려워하지않는 것이 있다면 그건 오직 사랑이다.' 로 되어 있네요.




 원래는 후디니와 관련된 유명한 말인 "누군가 사후세계로부터 돌아올 수 있다면

 해리 후디니가 해낼 것이다." 정도의 의미로 탈출 전문인 후디니가 죽음으로부터도 

 탈출해 올 것이다라는 뜻이죠. 이 영화의 셀링포인트가 별로 없다보니 로맨스를

 강조하기 위해 부제도 '어느 마술사의 사랑'으로 지었고 대사들도 억지로 '사랑' 쪽에

 짜맞추기한 느낌이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판의 미로' 마지막 해설의 자막은 



 "And that she left behind small traces of her time on earth,

  visible only to those who know where to look."



 로 DVD 자막은 '그녀가 지상에 남긴 작은 흔적들은

 어디를 봐야하는지 아는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한다.' 로 정확했지만


 극장 자막은 (하신 분은 영화 전체의 의미를 함축하기위해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공주가 돌아가고 난 뒤 죽은 나무는 다시 꽃을 피웠으니

  그 꽃을 보는 인간 또한 얼마나 기쁜가'  (100% 정확하진 않다고 합니다.)



 로 나갔다고 하는군요. 물론 나름대로의 사정과 고민은 있겠지만 글쎄요... 왠지 영화를

 다르게 봤다거나 엉뚱하게 이해하게 된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군요.



 상업용 자막이야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려니 생각해야 되겠죠. ㅎ 그에 비해 훨씬 더

 자유로운 '네티즌 자막' 제작자 분들은 영화를 담백하게 전달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면

 될 것이고 영화 감상의 (자막) 선택과 호불호 여부는 감상자의 몫으로 남겨둬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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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고운모래  
원래가 장고 끝에 악수두는 건
훈수두는 사람들에게 더 잘 보이는 법이죠.

의역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로 돌아가시는 분들은
직역하면 남들이 이해못할 것이라는 노파심이 너무 많거나
아니면 직역 자체를 너무 어려워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악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악수가 오역이나 창작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면 전달받는 입장에서는 일종의 손해죠.

사실 말이지 세련되고 올바른 직역이나 의역에는 피번역 언어와 번역 언어간의 문법 차이, 독해, 어휘력, 영화의 흐름 이해도, 말하고자 하는 이의 의도와 취지 간파, 문화 및 관습 차이 이해, 생활 습관 차이, 속담, 격언, 은어, 비속어, 구어, 고어, 비유법, 문화 및 역사에 대한 지식, 생활 지식, 시사 상식, 관용구, 숙어, 생활 언어, 중의법, 반어법, 상징법, 단어의 유래, 숨겨진 뜻 찾아내기 등등... 모르면 암호같고 알면 간단한 그런 것들을 독자들에게 옮겨줘야 하는 등등의 상당한 내공이 필요합니다. 맥님도 그런 분들 중의 한 분이시죠.^^

현란한 의역의 기교가 없어도 전혀 거북하거나 어색함이 없는... 원 뜻에 충실하면서도 그 상황에 딱 적절하달 수 있는 멋진 직역, 그것이 우리가 보고싶고 꿈꾸는 가장 어려운 최고의 경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3 류승엽  
다른 이야기이지만 저는 이상하게 영화에서 직역은 Unrated, director's cut 이란 느낌이 들고 의역은 뭐랄까요? 좀 영화를 많이 편집한 느낌이 들더군요. 번역에 따라서 영화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1 고운모래  
ㅎㅎ 무삭제 감독판과 편집 각색본이라...
재미있는 비유군요.^^
5 선우도우  
직역보다는 의역해야 한다는 편이긴 하지만 위의 내용은
제가 보기에도 너무 본 내용과는 다르게 자막제작이 되어 있어서 문제의 소지가
많을 수 있겠네요....
아마도 영화의 대사보다는 잘못만들어진 영문자막이나 정보에 의존하여 작업하신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1 사막여우  
저 같은 경우에는 주로 영국 시대극을 번역하는데요.
직역을 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멋대로 한 의역은 독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자막을 만들다 보면 번역과 함께 창작욕도 좀 나는게 사실이고
제 생각이나 느낌을 집어넣고 싶은 유혹도 살짝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영화를 보는 분들 입장에서는 손해죠,
저 같은 경우 영국의 고전물들은 대부분
유명한 문학 작품이 원작이기 때문에 더 손해에요.
문학작품의 향기를 죽일수도 있거든요

대사들이 대단히 점잖고 고어들이 많아서
또 무조건의 직역도 곤란하기도 해요
영국식고어 표현중에  I beg your pardon 같은 경우를
당신의 용서를 구하면서라고 하면 안되죠.
그냥 미안하지만 또는 상황에 따라서 부탁하지만 정도로 ....
하는게 맞더라고요.

근데 위의 영화 번역은 너무 의역이네요 ㅡ,ㅡ;;

전 시네스트에 자막자 포럼이 있는거 오늘에야 알았네요
종종 들르겠습니다 내공이 대단하신분들이 많은것 같네요^^
고운모래님 개인적으로 항상 모래님자막 너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