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크리스마스 (2004)

드라마 이야기

라스트 크리스마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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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다시 보았는데, 2화로 넘어가기도 전에 내가 왜 이 드라마를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오다 유지가 역을 맡은 남주인공과 야다 아끼꼬가 역을 맡은 여주인공이 너무나 착하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이었고 그 둘 사이의 로맨스가 너무나 맑고 밝고 따뜻했기 때문이었다. 더 정확히는, 그들이 너무 부러웠던 동시에 마치 내가 남주인공인듯 여주인공에게 몰입했던 정도가 너무나 심했기 때문이었다. 허구적인 이야기와 사람들에 빠져 느끼는 행복감이 어느 선을 넘으면 현실/본인과의 간극이 상처가 되기 때문이었다. 이 드라마의 내러티브 일부는 오늘날에는 적합하지 않고 개연성이 떨어지고 일본적인 것이 베어 있다. 그리고 완전 미인인 여주인공과는 달리 남주인공은 그다지 미남이 아니어서 외모지상주의가 극에 달한 로맨스 드라마들에 중독된 이들은, 특히 여성들은 이 드라마에서 별로 재미를 못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주인공의 로맨스 자체만은 대중용 허구라는 한계 내에서는 완전한 보편성을 갖는다. 안타깝게도 야다 아끼꼬는 주인공역보다는 조역을 주로 맡았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그녀가 의기소침하지 않았기를, <라스트 크리스마스>의 여주인공처럼 그녀만을 바라보면서도 인정이 어마무시하게 넘치는 남정네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를 바란다. 따뜻하고 밝은 겨울날 살짝 흩날리는 가랑눈같은 그녀의, 정확히는 그녀가 완벽히 캐릭터화한 아오이 유키의 아름다움을 나는 이제는 다시는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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