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넷플릭스판
넷플릭스판 <삼체>를 몰아서 보았다. 간단히 말하면 기대에 많이 못 미쳤다. 이럭저럭 볼만한 미드 수준의 완성도를 넘지 못했다.
축약과 생략과 각색이 너무 심해서 원작과 너무 거리가 멀다. 원작에는 있고 중국판 드라마에서는 꽤 잘 살린 온갖 극적 및 지적 요소가 사라지고 없으며 주요 인물들, 특히 예원제의 사람됨이 다소간 평면화되었다. 그래서 원작과 중국판 드라마와 달리 감동하게 하고 몰입하게 하지 못 한다.
예원제보다는 삼체에 대항하는 이들, 특히 끈끈한 우정으로 맺어진 과학자들이 더 부각되고 있다. 뉴질랜드를 거쳐 영국으로 온 중국계 여성, 미국 출신 흑인 남성, 별로전형적인 남미인같아 보이지 않는 남미 출신 미인 여성, 영국인 두 명 등 다양성을 기하기 위해 애썼다. 특히 흑인 남성이 원작 2부의 주인공급 인물을 맡았다.
수사관이 중국계로 보이는데, 그는 오리지날 영국인이라고 자처한다. 촉망받는 대영제국 해군 장교인 인도계 미남도 등장한다. 인도계가 수상도 되는 나라에서라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드라마는 실제로는 지배적이지 않은 융합 내지 동질화를 그리고 있다. 다문화주의는 어디 갔나?
돈을 별로 들이지 않은 티가 역력하다. 기대하게 한만큼 스펙터클하지가 않다. CG가 상당히 후지다. 종합적으로 볼 때, 비주얼 면에서 중국판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중국판과 비교해서 이 드라마의 장점은 하나 뿐이다. 젊은 시절의 예원제의 모습이 - 외모만 - 더 실감난다는 것. 중국판 드라마에서는 (너무) 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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