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클럽
https://www.netflix.com/kr/title/8111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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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까지는 아니어도 꽤 훌륭하다. 새파란 나이에 죽음을 앞둔 이들의 삶에 대한 욕망, 죽음이 절대적 끝이 아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붙잡을 한 가닥 희망의 끈을 찾으려는 안간힘,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서로에 대한 눈물겨운 애착 - 이 모든 인간적 면모들을 형상화는 큰 이야기 속에 그들 각자가 자신들의 삶을 재료로 꾸며낸 기막힌 작은 이야기들이 교묘하게 배치되어 강력한 호소력을 발휘하는 풍부한 휴먼 드라마가 출현하고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셰에라자드가 왕에게 계속 듣지 않고는 못 배기는 재밌는 이야기를 계속 해줌으로써 연명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이야기가 삶의 동력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야기는 삶 자체와 같지 않다. 이야기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삶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지 않을 수 없는, 그러면서도 삶이 아닌 것에 대한 것은 아닌 이야기를 계속 꾸며내고 그 이야기에 계속 재미를 느끼는 한에서만 인간은 인간적으로 살아 있을 수 있다. 배운 것 많고 상상력 풍부한 이들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그렇다. 모든 이야기들의 품질이 똑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예술적 이야기들은 더 섬세하고 더 풍부하다. 당신이 그런 이야기들에 재미를 느껴왔고 스스로 한 두편이라도 만들어내기라도 했다면 당신의 삶이 불운하게 짧게 끝난다 해도 당신은 깊은 삶을 산 것이다. 자정마다 모여서 돌아가며 자신들의 삶에서 우러나온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얼마 남지 않은 자신들의 삶을 온전하게, 밀도있게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청년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