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마음을 읽는자들(2022) SBS 금토12부작 드라마
사전 정보없이 첫 화를 볼 때의 느낌은 또 빨간모자냐? 현관 앞에 숫자는 숨박꼭질 표절인가? 죄수를 찾아가 인터뷰 하는 장면은 암수살인인가? 마인트 헌터인가?
국계장(진선규)이 대놓고 송하영(김나길)에게 마인드헌터란 책을 전달할 땐 마인드헌터, 크리미널마인드류의 아류작이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8,90년대를 재현한 미술과 필름룩이 꽤 마음에 들더군요. 어이없는 소품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해해줄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19금이고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다지만 공중파 드라마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범죄현장의 재현을 보여주더군요. 벌거벗은 사체, 잘린 손가락 등등
나중에 알고보니 이 드라마는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하는 국내 프로파일러1호 권일용 경감과 고나무 기자의 르뽀에세이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특성상 실제사건과 관련없다고 하지만 드라마 속 범죄는 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의 범죄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 수많은 범죄영화와 드라마를 다시 보는 기시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빨간모자나 현관 앞에 가족구성원을 숫자로 적어놓은 것도 실제 사건이었고 암수살인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이 드라마의 첫번째 매력은 김남길의 연기입니다.
어딘가 감정이 상실된 듯한 무감정의 송하영 형사는 사실 피해자의 아픔을 극도로 공감하기에 언제나 슬픔을 간직하고 수사를 해나갑니다.
보통의 배우들이 스펙트럼이 한정된 연기를 펼친다면 김남길은 아직 고착화된 연기패턴이 없는 배우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두번째로 출연진이 신선하고 연기가 범상치 않습니다. 범죄행동분석팀장의 진선규나 기수대장의 김원해 캐스팅은 특별한 것 없지만
기수대 팀장에 김소진은 꽤 의외의 캐스팅입니다.
90년대에 여형사로 기수대 팀장까지 된 사람이지만 그 또한 경찰이라는 권력구조에 일조하는 경찰로 등장하죠.
여자보단 경찰에 방점을 찍은 배역인데 송하영과 수사하면서 점차 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빨간모자나 모방범 등의 배우들은 낯선 배우들임에도 꽤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줘 드라마 몰입도를 높혀줍니다.
전체적 드라마 진행은 빠른 편은 아니지만 긴장감을 잘 유지하여 지루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범죄사의 앤솔로지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범죄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면 놓치기 아까운 드라마가 될거 같습니다.
*지난주까지 4화 방영되었는데...이번주는 설연휴 특별방송으로 결방이라네요 ㅜ.ㅜ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군요. 영자막과 함께 보시는 것도 어쩌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