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운 것들

영화감상평

가여운 것들

22 Rabun 6 220 0

이런 선정적이고 기괴하면서 영리한 영화같으니ㅋㅋㅋ 난 발칙하더라도 이렇게 일관성 있게 엽기적인 영화가 좋더라. 전개가 예상이 되고 의외성이 없다는 게 아니라 끝까지 그 색채와 정체성, 기조를 상실하지 않는다는 의미. 영화는 시작부터 각종 그로테스크한 비주얼과 오브젝트를 통해 관객에게 그 판타지스러운 세계관을 각인시키고 어안렌즈와 불협화음, 흑백 화면을 통해 불안감을 안겨주며 그 바운더리 안에서 변수의 가지를 뻗쳐나간다. 즉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고 무슨 일이든 일어날 것 같은 상황에 별에 별 일이 다 일어나니 관객 입장에선 아이러니하게도 일관성이 느껴지는 것.

더욱이 그런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챕터가 끝나고 주인공 벨라가 리스본에 다다르면 화면은 갑자기 컬러로 전환되며 마치 오즈의 마법사(1939)와도 같은 신선한 비주얼적 충격을 선사한다. 칙칙하고 암울하기만 했던 화면은 화려하고 다채롭게 변화하고 CG로 떡칠을 해놔서 전통적 의미의 미장센은 안느껴지지만 아무튼 영상미까지 수직상승한다. 하지만 그 화려함과 호화로움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추악함과 이기심은 벨라를 시험대에 오르게 하고 그녀에게 수많은 고통과 경험, 학습을 강요하는데...

이후 벌어지는 일들은 언급하기 다소 낯뜨거우므로 여기서 슬슬 정리하겠다ㅋㅋ 아무튼 걸작! 이성과 감성, 논리와 욕망 사이의 괴리와 그 교집합도 잘 표현했고 나름 성장물의 탈을 쓴 영화답게 갖은 고초와 성장통(?)을 겪고 금의환향한 벨라에게서 느껴지는 연륜과 성숙함에선 작품의 근간이 되는 고전인 오즈의 마법사의 'There's no place like home(집이 최고야)'이 떠오르기 알맞았다. 분명 주류에서 벗어난 비범하고 야하고 잔인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걸 뚫고 나오는 작품성과 예술성은 이 작품이 단순히 문제작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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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20 zzang76  
엠마스톤 좀 과감하더라구요
22 Rabun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11 호러왕자  
'가여운 것들' 하면 너무 엠마스톤만 언급하시는데
저는 윌렘 데포한테 더 눈이 가더라구요.
많은 장면에 나오진 않았지만 냉소적이면서 따뜻한 아버지의 연기를 너무 잘 하셔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으면 했는데 아쉽더라구요.
22 Rabun  
아버지 잘못 만나서ㅋㅋㅋ 맞아요. 그게 윌렘 데포의 저력이죠. 연기의 스펙트럼이 엄청 넓은데 연륜과 여유까지...
12 하늘공자  
여기 저기서 말들이 많았는데 한번 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22 Rabun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