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리아 / Aporia / 해결이 곤란한 문제 / 서로 모순되는 두 개의 결론 (2023)

영화감상평

아포리아 / Aporia / 해결이 곤란한 문제 / 서로 모순되는 두 개의 결론 (2023)

17 oO지온Oo 0 399 0

202312c659b7b4aaba6494fc7a89855f_1695129391_9538.jpg

답답함이 하늘을 찌르게 해주는군요.


소피(Sophie)는 8개월 전에 사랑하는 남편 멜(Mal)을 음주운전 뺑소니로 잃었습니다.

소피(Sophie)는 음주운전을 한 다비(Darby)와 8개월째 재판 중이며 다비 녀석은 아직 감옥에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남편 멜이 사망한 후로 딸 라일리(Riley)와는 거의 대화조차 하지 못했고 라일리는 학교에서 정학을 먹었습니다.

딸 라일리는 아빠를 잃은 충격으로 삶의 대부분을 포기해 버린 상태죠.


어느날 괴로워하는 소피에게 남편 멜의 친구였던 자비르(Jabir)가 찾아옵니다.

자신이 만든 기계를 보여주겠다고 하죠.

해당 기계는 소피의 남편 멜의 아이디어로 자비르와 멜이 함께 제작한 장치입니다.

과거의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 있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장치죠. 

먼 과거일 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의 단계에서는 일정 기간 이상의 과거로 개입하지는 못해요.

때문에 자비르 자신의 가족을 잃게 한 장본인을 죽일 수는 없지만, 얼마 전 남편을 잃은 소피에게 남편 멜이 죽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비르는 기계를 운용하기 전에 모든 것을 설명해 줘요.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절대 되돌릴 수 없으며 멜을 죽게 한 다비를 과거의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 죽이는 것이고

그 음주운전으로 인해서 사망했던 멜이 살아있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소피는 자비르의 말을 믿지는 못했으나 고민없이 실행해 버립니다.

그리고 멜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있어요.

달라진 점이라면 멜 대신 멜을 음주운전으로 죽였던 다비가 사망했다는 것 뿐이죠.


그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음주운전으로 멜을 죽였던 다비의 죄는 죽을죄였는가? ...........................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음주운전으로 멜을 죽였고 그에 대한 벌은 다비가 짊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소피는 다비를 죽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다비를 죽이는 것은 멜을 살리는 것이었고 딸의 비행을 없애고 소피의 행복을 되찾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소피가 다비를 죽이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고

다비를 죽이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 선택에 따라오는 부차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소피가 짊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짊어지고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예요.

사람을 죽이기로 결정을 했다면 그에 따르는 마음의 무게는 스스로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소피는 사람을 죽인다는 선택을 너무 가볍게 본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찾은 행복의 무게 또한 가볍게 보는 것이죠.


음주운전자 다비의 아내가 다비가 사망함으로 인해서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그녀를 불쌍히 여기며 동정하여 집에 초대합니다. ㅋㅋㅋㅋㅋ

이게 얼마나 웃긴 일인지 소피만 빼고 다른 모든 캐릭터들과 모든 관객들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소피의 똥멍청이 생각이 얼마나 어이없는 생각인지 말이죠.


소피는 다비를 죽인 장본인이고............ 다비가 죽음으로 인해서 불행해진 다비의 아내와 딸을 저녁식사에 초대합니다.

이건 남편을 죽인 살인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죠.


내가 니 남편을 죽였지만, 남은 너희들이 불쌍해서 내가 저녁식사에 초대할게~~ ^^


사이코패스도 이런 사이코패스가 없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싸구려 딴따라 동정심을 보일 것이었으면 다비를 죽이기 전에 생각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편 멜이 살아있기에 느끼는 행복 또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얼마나 생각이 얄팍한지 너무 뻔히 보입니다.


이후로는 스포일러의 향연이 될 듯 하니 영화를 직접 보실 분은 뒤로가기 버튼 눌러주세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다비는 딸아이의 병원비를 대는 사람이었고 다비가 사망하자 병원비를 댈 능력이 없던 다비의 아내와 딸은 집을 잃게 됩니다. 

이 모든 문제는 소피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예요.

소피는 남편을 살리기 위해서 다비를 죽이는 선택을 했고 그것으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습니다.

그냥 소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그렇게 같잖은 염병지랄을 할거라면 [내가 니 남편을 죽인 장본인이야~] 라는 말을 다비의 아내와 딸에게 말한 후,

다비의 아내와 딸에게 용서를 구하던지 자살을 하던지 하면 되는 일입니다.

이렇게 하지 못할 거라면 애초에 다비에 대한 모든 것에서 관심을 끊어야 하는 것이죠.

막말로 만약 다비가 죽지 않았다면 멜은 죽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서 일어나는 모든 불행은 소피가 떠안아야 했던 것입니다.

다비의 아내와 딸이 다비로 인해서 죽은 멜의 아내 소피와 딸 라일리에 대해 신경이나 썼을까요?


소피가 얼마나 같잖은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자비르는 지하도 총격사건의 범인을 기계를 사용하여 죽입니다.

그리고 원래 사망했을 26명의 사람을 구한 것이 되죠.

26명 맞나 정확하진 않은데 영상을 다시 보면서 적는 것은 아니라서 틀릴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말을 듣고 소피가 하는 말은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성모 마리아인 척은 어디가고 자신이 했던 일은 까맣게 잊고

자신이 겪었던 모든 부조리는 모두 제쳐두고 이따위 말을 하는 걸까요?

다비를 죽인 순간부터 자신의 행복을 소중히 하고 그냥 살면 되는 것이었으나

모든 일을 엇나가게 하는 것은 소피 자신입니다.


멜이 사망했던 것은 겨우 8개월 전이었으니 영향이 크지 않았으나..

더욱 과거에 관여하게 되면 그 파급효과가 훨씬 커집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요. 


이 영화 좀............. 아니, 상당히 어이없습니다.

소피를 보면서 생각나는 캐릭터는 만족이란 걸 모르는 스타워즈의 자바 더 헛입니다.

만족을 모르는 소피라는 캐릭터로 인해서 소피는 다비의 아내와 딸의 행복을 위해 사람을 또 하나 죽이는데

그것으로 인해서 멜과 소피의 딸인 라일리가 아들로 변하게 됩니다.


이 모든 거지같은 내용들을 두고 엔딩은 그나마 볼만합니다.

그들의 인생에서 최근 10년이 모두 리셋되는 결정을 하죠.

시간을 거스르는 기계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열린 결말로 나아가죠.


첫 시작과 엔딩만 마음에 드는 영화에 대해서 높은 평점은 어렵습니다.

내용의 대부분은 어이없었어요.

감상평점은 6.0 / 10점 정도입니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