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소나무 <What Ever Happened to Aunt Alice?, 1969>
* *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
Directors Lee H. Katzin Bernard Girard
Writers Theodore Apstein Ursula Curtiss
Stars Geraldine Page Ruth Gordon Rosemary Forsyth
Music by Gerald Fried
Cinematography by Joseph F. Biroc
플롯은, 히치콕의 <싸이코, 1960> 이후, 풍요롭고 자유로운 60년대말 미국 사회의 광기어린 이면을 알레고리화 한다.
마치 노먼 베이츠가 자신의 어머니의 악령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결말처럼, 제럴드 페이지 역시 미쳐버린
영혼의 독백을 주저리며 끝이난다.
특히, 제럴딘 페이지의 그 징그러운 웃음 소리와 표정만큼이나 광기어린 그녀의 모습과 심리는, 퇴폐적이고 음침한
1점조명의 바로크적 미장센과 귀기 어린 현악기의 스코어로서 극대화된다. 섬뜩한 광기는 프레임 가득하다. 그러나
이는 단지 스릴이나 공포 효과만을 위한 미장센이 아니다. 그 자체로서, 그것은, 미국 사회의 공포의 투영이자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알레고리적 기표이다.
그녀의 욕망이란 말하자면, 주식투자가 은유하고 있듯, 풍족하고 교양있는 부르주아적 삶이다. 그것을 위한 그녀의
살해 동기는 당연히 자본이며, 그것의 구체적인 형태는 당연히 주식투자와 매개된다. 그 주식투자(투기)는 치명적이고
매우 위험하다. 축적을 위해서는 더 많은 희생자를, 더 많은 살인을 필요로 한다. 말하자면 자본의 과잉은 광기 어린
살인의 과잉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녀가 자신의 가정부들를 살해한 이후, 내면으로부터 터져나오는 그 정신 나간
웃음소리는, 말하자면 광기어린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악랄한 기표인 것이다. 과잉 살인에 대한 강력한 서스펜의
기저에는 주식-살인이라는 살벌한 비판이 서려있는 것이다.
이처럼 당대의 잔인한 시대적 맥락을 스릴러 장르의 심층구조 속에 알레고리화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루스 고든이라는 정의 혹은 도덕이, 제럴딘 페이지라는 악령, 광기, 자본에 의해 살해된다는 참혹한 서사, 이는 의심할여지
없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유전되는 참혹한 서사인 것이다 *LMDb 9.1
루스 고든은 <로즈마리 베이비>, <해롤드와 모드>의 그녀였더라구요.
특히 제럴딘의 표정이나 대사를 잡는 화면들은, 정말이지 보는것만으로도 어쩜 그렇게 어둡고 징그럽고 표독스런 연기를 하는지....
루스는 정반대로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고 똑똑한 인물로서, 절로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암튼, 보는 내내 두 배우의 연기에 정말 탄복했습니다.
그리고 땅구덩이에 시체를 파묻고 그 위에 소나무를 심는다는 발상도 참.... 흐아~~
이건뭐, 어떻게 해석해야되는지 @,@;;;
나무에 거름을 주는 환경운동가의 모습이라 칭찬해야되는건지, 아니면 엽기싸이코의 주술인지....흐미;;;
암튼, 뭐, 화면 하나하나 정말 정성들여 감상했습니다.
좋은 영화 소개시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