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노아 바움백

영화감상평

<결혼 이야기> - 2019, 노아 바움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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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는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 그만 끊을까 생각하던 중에 우연히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바움백의 <프란시스 하>를 본 이후 언젠가 꼭 봐야겠다고 벼르던 영화였다. 플롯에 취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에 혼몽해진다. 스칼릿 조핸슨, 아담 드라이버, 로라 던이 일품 연기는 자칫 진부해질 수도 있었던 스토리를 팽팽한 낚싯줄처럼 잡아당겨 숨 막히는 아픔으로 끌고 간다. 


<프란시스 하> 보다는 말랑말랑한 이야기지만 보는 내내 가슴이 저미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영화가 남자 쪽에 더 공감이 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인지 아니면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아담 드라이버에 더 감정이입이 돼서 그런 것인지는 판단키 어렵다. 사랑은 언제나 지독히도 삶을 배반한다. 어느 순간 불쑥 한 남자와 한 여자를 하나로 엮어버리고는 결코 혼합될 수 있는 이질성을 곳곳에 노출시키고는 나자빠진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름답다. 무엇보다 바움백 자신이 스스로 경험하고 느낀 바를 쏟아내는 것 같아서 그 솔직함 때문에 전신의 감각을 곤두세운다. 누군가가 두 사람에게 사랑을 선물한 것이 아닌 것처럼, 그 누구에 의해서도 사랑은 빼앗기지 않는다. 단지 두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 위해서 사랑은 흥정을 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넘어질 때 우리는 종종 더 사랑을 체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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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20 zzang76  
저도 그냥 그렇게 본기억이 있네요
10 사라만두  
동성에 대입했다가, 이성으로 보니 또 마음이 갔더라는..
제목처럼 결혼이라는 영화 안에 이미 이혼이라는 시퀀스가 들어가 있다는 아이러니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이혼, 하지만 올곧이 나를, 혹은 올곧이 너를 위했던 그날의 기억, 결혼의 편도선
그 발판의 지침서 같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