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리뷰: 7점] 앙 : 단팥 인생 이야기(あん, 2015)

영화감상평

[보자마자 리뷰: 7점] 앙 : 단팥 인생 이야기(あん, 2015)

28 godELSA 0 1744 0

삶의 떫은 맛을 유유히 흘려보내는 방법

평점 ★★★☆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앙 : 단팥 인생 이야기>는 '도라야키'라는 일본의 일상적인 음식으로 연결된 세 사람이 서로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와 흔한 상황으로 구성된 전개를 띄면서 일상과 영화를 같은 선상에 병렬시킵니다. 실제로 영화는 우연한 인연으로 맺어진 인물들이 각자 대표하는 세대의 사회적 고통과 내면을 관찰하면서 일본 사회의 초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인물의 내면을 보편적인 공감대로 형성시키고 있죠. 따라서 영화는 관객을 상황에 흡입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포용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서사의 짜임새나 감정의 연쇄보다는 일상적인 분위기를 포착하는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소재와 일상적인 전개를 가지는 가지는 서사의 스토리텔링이 딱딱하지 않고 친숙한 분위기를 띄는 것도 하나의 일환입니다. 영화는 사계절의 시간 흐름 속에서 주변의 모습과 변화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도시 내부의 풍경을 화면에 담아내면서도 도시의 공허함 뒤에 자리잡고 있는 햇빛과 벚꽃, 나무와 달 등 자연의 풍경에 시선을 둡니다. 일상 속에서 숨겨진 풍경을 포착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불가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그려내죠. 그리고 영화는 새 소리나 바람소리, 사람들의 소리 등 주변 소리도 강조하면서 사람과 자연의 이상적인 관계를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앙>은 '도라야키'라는 음식을 통해서 식욕을 자극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아주 단순한 음식이라도 시간과 공을 들여 만들어야하는 과정에 집중하죠. 영화는 음식에 담긴 인물 각자의 가치관을 대입하면서 인생을 '단팥'에 은유하고 삶의 자세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계절에서 발견하는 자연의 순회를 삶의 흐름에 대입하면서 인생의 재시작과 삶의 의미에 대해서 고찰하죠. 그 중 '도쿠에' 할머니(키키 키린 역)의 캐릭터와 행동이 천진난만한 유머를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메시지와 상통하고 있어서 깊은 감동과 교훈을 자아냅니다. 일상 속에서 한 웅큼 떠다올린 따뜻하고 뭉근한 위로.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물 만으로 천천히 쓴맛을 흘려보내야 진정한 단 맛이 나는 단팥 같은 인생.


개인적 후기)'휴식한다'는 느낌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안하고 노근한 장면으로 가득 차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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