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문단 리뷰: 6.1점] 버스터 키튼 단편(1920~1923)

영화감상평

[단문단 리뷰: 6.1점] 버스터 키튼 단편(1920~1923)

28 godELSA 0 1597 0

작품이 많은 관계로 아주 짧게 올립니다.



1. 일주일(One Week, 1920)
상상력과 슬랩스틱, 연출이 만나 포괄되는 생기 있고 기발한 유머와 살짝 스며드는 리얼리즘
평점 ★★★★
- 하나의 거대한 소품을 가지고 어떻게 자유자재로 유머를 만드느냐에 대한 독창적인 방법. 상상력의 기승전결을 점진적으로 고조시킨다. 기존의 고전적 연출에 대한 통념을 깨부순 누벨바그 같은 연출도 흥미롭다. 씁쓸함을 안겨주는 결말은 자연스럽게 현실로 녹아든다.


2. 13번 죄수(Convict 13, 1920)
평점 ★★☆
과장되어서 유쾌하고 발랄한 슬랩스틱, 다만 조절은 필요해
- 골프, 탈옥, 오해, 사랑, 폭동을 한데 엮어놓았다. 영화의 리듬도 지나치게 빠른데 에피소드도 많다. 하지만 판타지적으로 흘러가면서 선보여지는 과장된 키튼의 유머는 발랄하고 유쾌하다. 연출이나 스토리텔링은 아쉽지만 과장되어서 재밌다. 과장된 음향효과도 좋다. 근데 조절이 필요하다.


3. 허수아비(The Scarecrow, 1920)
평점 ★★★
'키튼'만의 순수한 판타지의 본격적인 세계
- 서사의 이음새는 헐겁다. 하지만 '키튼'의 순수한 창작력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설치된 신기한 소품과 동선, 연기는 유쾌한 판타지로 승화된다. 초반부의 집 내부 장면과 마지막 장면만 봐도 이 영화는 즐거워질 수 있다.


4. 이웃 사람들(Neighbors, 1920)
평점 ★★★☆
키튼의 슬랩스틱도 이 영화의 뛰어난 일부분일 뿐
-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벌어지는 소동극. 오해에서 비롯된 소동극을 잇는 고전적 편집의 기술은 놀랍지만 고난이도의 슬랩스틱과 촬영의 구성은 더 놀랍다. 영화의 마지막 2분은 발랄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볼 수 있다.


5. 유령붙은 집(The Haunted House, 1920)
평점 ★★★
소신대로 패러디한 유령의 집만으로도
- 버스터 키튼은 과감한 슬랩스틱을 판타지적으로 승화시켜왔다. 이번에는 현실에서 슬랩스틱을 벌이는데 키튼은 유령의 집을 소신대로 패러디한다. 다만 줄거리와 유머와의 조화가 좋지 않은 건 무마되지 못한다. 그래도 신선한 패러디의 힘만으로도 강하다.


6. 불운(A Hard Luck, 1921)
평점 ★★★☆
찰리 채플린에게는 없는 키튼만의 매력, 마술적 리얼리즘!
- '불운'은 채플린의 영화와 메시지나 줄거리 면에서는 상당히 비슷하다. 그렇지만 키튼은 자신만의 은유법으로 현실을 그려내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유머로 현실을 위로한다. (지금은 소실된) 마지막 장면은 한 컷만으로도 뭉클하다!


7. 비밀 신호(The High Sign, 1921)
평점 ★★★☆
'키튼'에게는 자유자재로 다뤄지는 집이라는 공간
- 키튼이 '불운'에서 자신의 유머를 현실에 접목시켰다면 '비밀 신호'에서는 더 나아가 '정의'의 개념와 '집'이라는 공간마저 끌어들인다. 기발한 장치와 동선 전체를 한눈에 파악하는 촬영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도덕성의 문제까지 아우르는 교훈마저 준다. 한층 더 넓어진 통찰력!


8. 제물(The Goat, 1921)
평점 ★★★☆
상상력과 슬랩스틱의 합으로 꽉 채워진 
- 키튼의 슬랩스틱과 상상력으로 채웠다. 스토리의 우연성이 거슬리긴 해도 같은 자리를 맴도는 듯한 아파트 내부의 추격씬은 장난스런 익살과 상사상력의 합을 볼 수 있다. 열차와 남자가 카메라를 향해서 점점 가까이 오는 장면도 전작 '일주일'에서 보여준 통념을 부수는 연출이며 독특한 미장센으로 승화된다.


9. 플레이 하우스(The Playhouse, 1921)
평점 ★★★
장면마다의 상상력은 여전한데 후반부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데크레센도
- 초반부의 1인 다역 연출은 흥미로웠다. 데칼코마니 같은 화면도 균형감 있다. 그런데 그게 결말까지 일정하게 이어지지 못한다. 상상력은 장면장면을 떼어보면 유쾌하지만 전체적으로 크레센도는 되지 못한다. 중반부부터 다소 산만한 연출이 영화의 발목을 잡는다.


10. 보트(The Boat, 1921)
평점 ★★★☆
키튼의 순수한 블랙코미디식 농담
- 배와 관련된 상상력과 농담의 집합체. 조난 중에 이상한 물건이 용이해지는 데에서 키튼의 순수한 예술관을 엿볼 수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빼곡히 유머를 불어넣는 블랙코미디식 농담의 폭소.


11. 흰 얼굴(Paleface, 1922)
평점 ★★★☆
아기자기한 판타지에 서스펜스가 더해진 '버스터 키튼'
- '더 보트'에서 보여준 '키튼'의 순수하고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거기다가 다른 성질의 화면 간의 충돌이 두드러지는 교차 편집을 통해 추격전의 서스펜스까지 선사한다. 서부의 바위산 풍광을 아름답게 옮겨낸 화면도 장엄하다. '키튼'이 유쾌하게 전하는 반인종차별의 메시지.


12. 경찰들(Cops, 1922)
평점 ★★★
'키튼'이 자신의 순수함과 사랑을 해학하게 하는 사회
- 버스터 키튼 단편 영화에서 최초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본으로 사랑을 택하는 여성과 사랑밖에 모르는 순수한 남성의 대비가 인상적. 자본주의가 권력에 미치는 사회를 키튼만의 방식으로 풍자한다. 상상력은 반복되고 사그라들었어도 여전히 투명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13. 내 아내의 친척들(My Wife's Relations, 1923)
평점 ★★★
상상력은 다운, 풍자는 업
- 전편들에서 느껴졌던 아기자기하고 재기발랄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풍자는 '경찰들'보다 더 날카롭고 직접적이다. 익숙한 아이디어로 가득 차있지만 풍자극으로서는 비꼬기의 효과가 크다.


14. 대장장이(The Blacksmith, 1922)
평점 ★★★
간헐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짧고 굵은 신선한 아이디어만으로도
- 서사의 리듬감도 불균형하며 이음새도 좋지 않다. 키튼의 전작들과 대체로 비슷한 에피소드를 띄지만 간헐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는 짧고 굵다. 다시 상상력의 재기발랄함을 회복한 버스터 키튼.


15. 얼어붙은 북쪽 (the Frozen North, 1922)
평점 ★★
신선함은 사그라들고 무거운 소재를 키튼 혼자서 경쾌하게 끌기에는 역부족
- 중간중간에 역발상적인 아이디어가 있지만 크게 신선하지는 않다. 강도, 살인, 불륜이 서사의 주가 되어 있는데 자신의 아동적인 전작들에 비해 자극적이다. 기존에서 탈피하는 건 좋지만 키튼과 어울리지는 않는다. 서사의 줄거리가 너무 무겁고 음악도 장중해서 키튼 혼자서 분위기를 경쾌하게 만들지 못한다. 상반되는 두 장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 블랙코미디.


16. 전기 주택 (the Electric House, 1922)
평점 ★★★★
자신의 SF적 상상의 정수로 자신만의 장르로 해석하는 독창성
- 버스터 키튼은 자신이 가장 잘 활용하는 집을 자신의 상상으로 개조한다. 과학적이고 미래적인 참신한 아이디어에 놀라울 따름. 그것을 자신의 장르로 활용하는 독창성까지 발휘한다. 생명 경시에 대한 미래적인 메시지도 돌출 없이 잘 녹아들었다.


17. 백일몽(Day Dreams, 1922)
평점 ★★★☆
현실과 판타지가 만나는 꿈속에서 일깨워지는 '삶의 부력'
- 상상의 성공적인 모습과 실제의 가난한 모습이 대비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힘들고 성공과는 거리가 먼 모습에서 유머를 심는 버스터 키튼의 무표정의 연기를 새삼 느끼게 된다. 영화에서 키튼이 직업을 하나하나씩 포기할 때 미국 사회의 하층민들을 품게 된다. 절망의 끝에 다다른 결말도 블랙코미디식으로 비꼬아 '생의 부력'을 일깨운다.


18. 기구 조종사(the Balloonatic, 1923)
평점 ★★★
중반까진 심드렁, 결말은 황홀
- 중반부까지는 유아적이고 익숙하고 뻔한 농담만 하는 탓에 식상했다. 서사도 올곧지 못한데다가 우연성이 지나치다. 하지만 마지막 결말 장면은 그 전의 모든 서사를 잊게 만들 정도로 황홀한 이미지다. 조촐한 상상이 아름답게 꾸며지는 기적.


19. 사랑의 둥지(the Love Nest, 1923)
평점 ★★★
슬랩스틱에 올인하며 외치는 반독재
- 키튼의 상상력은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고는 큰 빛을 발하지는 못하지만 슬랩스틱의 힘이 강하다. 독재정치에 재갈을 불리고 풍자하는 은유도 탁월하다. 이음새는 헐겁지만 키튼이 유쾌하게 외치는 반독재정치의 메시지.


평균 : 6.1점(10점 만점)


개인적 후기) 찰리 채플린과는 다른 포스를 뽐내는군요. 이제는 장편을 섭렵할 차례~



- 각 단편의 제목은 영제로 검색하실 때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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