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 라이지즈 아이맥스 2D

영화감상평

다크나이트 라이지즈 아이맥스 2D

22 박해원 1 2382 0
대망의 2012년 마지막 최종편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여러모로 해리포터 마지막편같은 느낌이 드네요. 분명 인과 관계, 개연성, 유대감 문제에선 꼬리가 잡힐 부분들이 있습니다. 대화 위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방식도 즐비해 정신이 없기도 했구요. (스토리상 1, 2편이 많이 연관돼 있어 연계성에 있어선 통쾌한 부분들이 더러 있었지만 정작 본 작품내에선 급전개가 종종 눈에 밟히더군요) 그러나 놀란 특유의 묘사력에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페이소스 활용의 달인이라고... 여전히 관객 스스로 단점을 커버할 연기와 연출로 극장을 휘어잡는 게 명불허전, 난공불락의 위치에 있구나, 하고요. 결과적으로 전작만한 포스는 없었지만 재기하는 배트맨으로서의 짜릿하고 훈훈한 마무리를 지은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은 다크하고 암담한 분위기뿐만 아니라 눈에 띠는 CG와 액션으로도 승부하는 게 비주얼면에선 가장 뛰어난 시리즈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카메라 활용과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연출이 이번에야 말로 눈과 귀를 만족시켜주더군요. 더군다나 아이맥스 효과는 가슴이 뻥 뚫리는 거 같은 시원함과 후련함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대스케일 장면뿐만 아니라 육탄전, 근접전, 고층 빌딩 씬 등 다양한 사용으로 말미암아 제법 아이맥스 카메라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세삼 느꼈습니다.)
비록 비로소 뛰어난 눈요기에 배트맨표 기술력의 꼭지점에서 놀게 됐지만, 그게 전개상 밀땅(속도감)의 애매모호함, 등장인물간의 행동양식에 대한 납득의 문제를 책임져주진 않습니다. 단적인 예로 '클린 슬레이트'는'미션 임파서블3'의 토끼발처럼 맥거핀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능에 대해 단시간에 설명하려고 등장인물을 거의 랩퍼로 변신시키는 전개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인데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걸 내포하려 안간 힘을 썼는지 알 수 있지요. 베인의 꽁철학은 그저 피해의식에 찌들어 보상심리에 허덕이는 걸로밖에 안보였고, 기가 막힐 수준의 배트맨을 향한 블레이크의 촉 역시 의문 투성이입니다. 가위질의 폐해일지, 의도한 건지, 감독판을 기약한 건지... 현재로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대다수 영화적 허용과 본 작품이 풍기는 매력으로 커버가 될 문제들이지만 '다크나이트' 때처럼 엉성한 부분들마저 매력으로 다가오지는 못하네요.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를 합쳐놓은 듯한 분량의 잦은 극적 연출들이 아쉬움을 보태기도 했구요. 종종 슈퍼맨이나 아이언맨같은 느낌이 풍기기까지... 기대가 컸던 만큼 애증도 커지고야 말았습니다. 분명 헐리우드 입장에서 보면 훌륭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입장에서는 쓴 소리도 감안해야죠.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처럼요. 재밌고 흥미로우면서 감동스럽기까지 했지만, 전작과는 달리 참 변호하기만은 힘든 놀란의 야심작이었습니다.
2008년 당시 저는 하루만에 2번 보고 총합 4번 관람에 빛나는 '다크나이트'로 인해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혁명같은 영화다, 하고 몇날몇일을 칭찬 일색이었죠. 이제 종지부를 찍은 배트맨의 재해석... 안그럴 줄 알았는데 달콤씁쓸한 기분이 피어오르네요. 그만큼 애정이 많은 시리즈였습니다. 특유의 가슴을 옥죄는 연출과 함께 쥐락펴락당하는 심리,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아드레날린과 카타르시스... 최고의 리메이크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떠나보내야 겠지만... ㅠㅜ
아직 '비교적' 젊은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씨. 앞으로도 인간의 심층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고차원 사고 방식의 영화 이어가 주시구요. 베일 형, 헐리우드계의 김병만이 되실 필요 없어요. 몸 좀 사리세요. ㅜㅜ 아, 터미네이터5 남았구나. 마지막으로 게리 올드만 아저씨. 노익장 인상깊게 봤어요. 연기 마지막 날까지 응원할게요. 평생 응원한다는 소리죠. ㅎㅎ 아아, 감상에 젖어서 나불댔네요. 아무튼 참 긴 여정이었어요. 즐거웠습니다. 소름돋으면서도 행복했습니다. ㅋㅋ
※조커 언급이 하나도 안돼 있어서 슬펐어요. ㅠㅜ 분명 현장 사살됐겠지만 웃음 소리 하나라도 넣어줬으면... 진한 감동과 함께 그를 기릴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이것들은 따지고 넘어가야죠. (스포 글)
 
1. 8년동안 수면실에서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던 웨인 수도승님이 사심 있는 여자 키스 한방에 녹아내리네요. 아무래도 고팠나봐요. 그때까지만 해도 둘 사이의 유대감 형성은 이제 막 싹을 틔울 때였는데... 비교적 루즈하게 가다가 갑자기 급전개 띄우는 게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비슷한 문제는 캣우먼에게도 적용됩니다. 걔는 완전 기분파, 본능에 의존하는 임꺽정 스타일이죠. 솔직히 납득은 안되지만 매력있어요.
2. 탈옥 씬. 진부하고 뻔한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네요. 적어도 21세기 스타일은 아닙니다. 꽁철학 들먹이면서 자극과 격려를 함께 늘어놓는데... 그게 반신불구가 됐어도 이상할 게 없는 웨인의 포풍 회복력을 이해시켜주진 않았습니다. 그건 그렇다쳐도 '그 아이처럼 올라가' 대사쯤에서 '밧줄없이' 부분은 뺐어야 했습니다. 임팩트가 확연히 줄어들었거든요. 그리고 점프하는 데 보니까 뒤에 자리도 많던데 도움닫기를 하질 않고... 마지막으로, 탈출 후에 밑에다 밧줄 던져주는데 걔네가 악질 범죄자들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는지... 그래도 죄가 있으니까 잡아 넣지 않았을까요? 다들 무죄라면 위 1번의 경우처럼 유대감 결여, 브리핑식 전개의 폐해고요. 놀란 감독답지 않았습니다.
3. 당연히 핵폭발이죠. 방사능에 대한 고찰은 문제가 될 게 없다고 해도 폭발 후 쓰나미는 왜 잠적했죠? '천사와 악마'만 봐도 공중 폭발에 지상은 난리가 나는데... 시민들이 죽지 않을 만큼의 임팩트라도주던가 그것도 아니면 적어도 바다에서의 후폭풍이라도 잘 묘사하던지... 너무 무미건조하게 그림 하나 떡 띄워놓은 거 같이 마무리짓네요. 에혀... 안타까운 매듭이었습니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1 Comments
1 율리시즈  
저는 또다른 시작이라고 봅니다 캣우먼과 로빈 상품성 있어보이던데 특히 캣우먼
제작자들이 가만 안둘듯 싶네요 놀란 죽기전에 한번 우려 먹을듯  아니면 배트맨 잊혀지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