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스파이더맨 3D. 쿨한 거미남

영화감상평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3D. 쿨한 거미남

22 박해원 0 2139 0
쿨하고 시크하면서 센스있고, 감각적이면서 위트 있고, 허세 끼도 짓궂음도 약간씩 갖추고, 뛰어난 순발력에 학구파 삘에 사려깊은 현실주의자이기까지 한 스파이더맨의 모습이 흥미롭고 신선했습니다. 이번 찌질이의 전세역전은 인간미가 가미한 아이언맨같은 포스까지 풍기더군요. 수준 높은 발명품들과 리자드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제법 과학적인 해석까지 가미된 게 '배트맨 비긴즈'같은 인상도 받았구요. 물론 부족한 면이 제법 많이 비쳤지만 이성과 감성을 동시 자극하는 컨텐츠가 멋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액션 중 백미는 바로 1인칭 샷! 이게 바로 스파이더맨에게 필요한 것이죠. 일체감과 흡입력을 두루 갖춘 고퀄리티의 연출이 운치있는 분위기와 자유로운 기분을 이끌어내줬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거미줄은 채찍이나 넝쿨같다기 보다는 '미션 임파서블'이나 '배트맨'의 줄총같은 느낌을 줬는데요. 덕분에 타격감도 더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손맛도 더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물론 레골라스처럼 논란은 일 수 있겠지만... ㅎㅎ
게다가 액션에 있어 감동코드도 더러 있더군요. 유치한 구석도 있지만 나름 감성 액션의 면모를 잘 뽐낸 것 같습니다. 특히 긍정성 짙고 웅장, 장엄하면서 무게감 있는 음악이 그 액션을 떠받고 있어 감동이 배가된 것 같습니다. 물론 앤드류 가필드의 내면 연기도 훌륭했구요. 스파이더맨에 버금가는 과학의 쾌거이자 폐해인 리자드맨 묘사도 인상깊었습니다. 배트맨으로 치면 조커라는데 애매한 감도 있었지만 나름 균형을 잘 맞춘 것 같습니다. 극후반부에 마지막 남은 인간성 묘사도 멋졌구요. 약간 뜬금포라는 주장도 있지만... ㅋㅋ
아차, 3D 효과는 뭐... 이젠 기대하려고 하는 저를 다그쳐야 겠습니다. 아쉽네요. 화면으로 돌진하는 씬도 많지 않고 소입자 묘사만 볼 만한 게 여느 욕만 안먹을 3D 효과와 다를 바가 없으니... 흑.
 
원작에 다가서기 위함이었는지 영화 1, 2, 3편을 짬뽕한 듯한 느낌에 본연의 색깔을 담으려 하다 좀 루즈해진 감도 있습니다. 영화속 보안은 하이틴 영화 수준이었고, 거미에게 물리게 되는 경로도 신비감과 희소성이 영 떨어져서 무게감을 진하게 느끼질 못했습니다. 스파이더맨으로 변해가는 몽타주도 부족했구요.
합법적 노력의 결정체라는 자부심과 배제성 짙은 마인드는 여전히 스파이더맨을 괴롭히는군요. 스릴을 위한 필요악일라나요? 여전히 딱히 논리적이지 못하고 뻔한 감이 있는 정형성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과적으로 너무 많은 걸 내포하려 해서 '슈퍼맨 리턴즈'같은 부담도 받았고 말이죠.
그래도 영화 사이사이 그런 요소들을 커버할 앙상블도 보여줬고, 마무리 한방이 느슨하게나마 매듭을 지어 괜찮은 결말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많은 변화를 꾀했지만 사실상 스토리로 볼 영화는 아니기도 하구요~ 마블 역사상 인기 만땅의 스파이더맨은 영화적 허용의 극을 달릴 자격도 있고 말이죠.
 
할 말은 많았지만 속편이 기다려집니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어벤저스2의 제작 껀때문에 망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었지만 다소 늘어진 느낌을 주긴 해도 완성도 있는 재해석에 그 생각마저 철회해야 할 위기(?)에 마딱들었습니다. ㅠㅜ 뭐랄까요.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같네요. 그런데, 이미 빼도 박도 못한 상황에 발들여놨을 수도 있습니다. 크레딧 올라가기 전 보너스 영상때문에요. 물론 원작에 빠삭한 분들만 이해하실 테지만...! 이게 속편을 예고하는 것인지 어벤저스2에 합류할 복선을 까는 건지 저는 영 감이 안왔거든요. ㅋㅋ 암튼 어찌 됐건, 어찌 될 것이건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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