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블라인드

영화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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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박해원 1 2264 0
 
소재에 비해 스토리 활용이 미흡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화면으로 관객을 농락하는 게 제법이네요. 덕분에 감정이입도 배가됐고 드디어 밀라 요보비치의 무르익은 열연에 몰입하며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아메리칸 마인드를 토대로 한 겉치레와 유치하고 뻔한 요소들도 더러 짬뽕돼 있지만 나름 애쓴 티가 나는 게 그냥 볼 만했어요.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당연히 연기! 한 배역을 향한 여러 배우들의 능청스럽고 큰 위화감없는 열연은 흥미를 자극하며 입꼬리를 들어 올리는 데 딱이었습니다. 얼굴은 물론 키, 체격까지 다른 건 감안해야 할 부분이지만요. CG를 쓴 듯 안쓴 듯, 합성을 한 듯 안한 듯한 부분들도 정말 말 그대로 '비주얼적'인 소소한 재미를 줬구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밀라 요보비치에게 큰 감흥이 없었는데 본 작품으로 인해 드디어 인식이 바뀐 것 같습니다. 그저 전남친을 바라보듯 매섭게 째려보거나 윽박지르는 걸로 카리스마 풍기는 척하는 인상밖에는 받지 못했던 배우가 드디어 숙성된 내면 연기가 뭔지 보여준 거 같아 신선하고 기분이 좋으네요. 아, 물론 밀라의 배역을 도맡은 수많은 배우분들도 뛰어난 표현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후반부 거울씬이 압권이었죠. ㅎㅎ
 
아쉬운 점은 방탕함(?)을 로망으로 받아들이는 마인드와 중후반부부터의 급전개, 결말입니다. 특히 전자는 표면적인 한국 정서와 너무 큰 마찰을 빚을 만한 요소인데... 그래서 개봉이 늦춰졌나요? 사랑을 지나가는 바람이나 갈대마냥 얇고 얕게 표현해 놓네요. 그걸 또 정당화하는 가식적인 모습에 거부감이 물씬 들었습니다. 그로 인한 중후반부의 무책임한 전개는 급작스러우면서도 좀 부담스러운 인상도 주고 말았네요. 열린 결말이랍시고 던져놓은 것도 딱히 편치 않고... 소재와 아이템, 화면 활용이 신선했던 만큼 여러모로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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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3 규래  
소재도 괜찮고 다 괜찮았는데 러닝타임때문에 편집이 이상하게 된건지 범인이 실체를 들어내는 순간부터 몰입감이 확 떨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