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Madagascar) - 상어가 사자로 바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

영화감상평

마다가스카(Madagascar) - 상어가 사자로 바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

G 김명호 0 8077 72
마다가스카(Madagascar)

감독: 에릭 다넬, 톰 맥그래스
주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크리스 밀러, 벤 스틸러


짜장면 시키면 당연히 딸려나오는 단무지 마냥 방학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극장에 걸리는 헐리우드산 애니메이션들은 탐구생활과 함께 한 편 정도는 극장가서 봐줘야 할 듯한 기분마져 든다. 올 여름에도 3편의 메이저 애니메이션이 우리의 여름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첫 타자로 드림웍스의 마다가스카가 개봉하였다.

다음 작품은 하늘의 왕자 흰대머리 독수리와 우리의 새 친구들?!

작년 겨울 바다의 왕자 상어를 필두로 우리의 물고기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상륙했지만 지극히 아메리카스런 개그 코드와 캐릭터 설정, 그저 그런 이야기 등등 매너리즘의 저 밑바닥에 자리펴고 누워있는 드림웍스의 모습은 우리의 겨울을 더욱 춥게 만들었다. 그리고 물고기 친구들로는 힘이 딸렸음을 느꼈는지 이번엔 밀림의 왕자 사자를 필두로 우리의 밀림 동물 친구들을 데리고 왔다. 하지만 물속 친구들에서 육지 친구들로 바꾼 듯 작품 내적으로도 큰 변화를 줬으면 좋으련만 '샤크'와 '마다가스카'의 차이점이라곤 상어가 사자로 바뀐 것 말고는 없었다.

수다형 만담 캐릭터와 슬립스틱 코메디는 이제 그만.

부잣집 남자와 가난한 여자 혹은 가난한 남자와 부잣집 여자라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주인공 캐릭터 설정 마냥 헐리웃 애니메이션에서의 얌전한 캐릭터와 수다형 캐릭터 커플은 가히 유사이래 확고부동이다. 이야기와 캐릭터 외형만 바뀔 뿐이지 캐릭터의 성격은 항상 그대로다. 그리고 그 정신분열증을 유발할 것 같은 톰과 제리 식의 코메디는 이제 그만 해라. 아무리 너희들 취향의 개그라곤 하지만 솔직히 너희들도 이제 지겹지 않냐? 아이들 한테도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던데.....

'검은 바탕에 흰 줄무늬인가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인가'

그래도 스토리는 중반까지 그런대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 간다. 정체성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동물원의 복리후생에 만족해 하는 동물과 야생으로 탈출하려는 얼룩말 마티의 갈등, 육식동물로의 본성에 눈뜬 사자 알렉스와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특히 동화책 속의 왕자와 공주가 행복하게 살았다고 끝나지만 사실 행복하게 살기가 결코 쉽지 않은 것처럼 동물원에서 편히 지내던 동물들이 야생에서 마주치는 현실은 마냥 행복하지 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접근은 좋았다. (슈렉에서의 경험치 덕인가?)

하지만 중반 이후 여우 원숭이들이 등장하면서 (얘네들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맹물을 타기 시작하더니 결국 동물들은 편안한 동물원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팽귄은 춥고 황량한 남극을 떠나 따뜻하고 풍요로운 열대 밀림으로 돌아오며 사자는 생선을 먹는다. 알고보니 '마다가스카'는 컬트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이다!
당 영화는 '니모를 찾아서'를 보고 난 후 변기에 금붕어를 놓아주었다는 기사에서 보듯이 비판적 수용을 할 수 없는 아이들과 철없는 어른들에게 자칫 자연 정복의 정당성과 동물에 대한 인간 위주의 관점을 주입시킬 위험성이 있다.


최근들어 밥그릇 디자인만 바뀌었지 그 나물에 그 밥인 헐리웃 애니메이션들의 경향은 이번 '마다가스카' 역시 벗어나질 못했다. 애니메이션 시장을 장악한 일본에 맞서 독특한 나름의 애니메이션 영역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 영역에 갖혀 있는 꼴이 되어버렸다. 앞으로 개봉할 '로봇'과 특히 영국에서 제작된 '발리언트'는 뭔가 좀 다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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