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사다리 - 1990년산 공포영화

영화감상평

야곱의 사다리 - 1990년산 공포영화

G 김명호 3 8914 74
야곱의 사다리(Jacob' Ladder)

감독: 에드리언 라인
주연: 팀 로빈스

나는 공포영화 팬이다. 물론 나를 아는 주위의 몇몇 사람들은 공포영화 보면서 자주 놀래고 가끔 신음소리마저 내기도 하는 모습을 기억하곤 비웃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팬이다.

하지만 본인은 동양계 귀신과는 그닥 궁합이 맞지 않을 뿐더러 최근 주를 이루고 있는 동양계 귀신영화들은 내용은 내팽겨치고 오로지 깜짝놀래키기로 승부를 걸려는 듯 너도나도 카메라 앞으로 버럭 튀어나오는 행각을 서슴찮고 있다. 이는 나처럼 깜찍한(?) 아이디어와 괴기스럽고 그로테스크한 영상과 분위기를 추구하는 공포영화 팬들에게 '공포'가 아닌 '놀람'을 선사함으로서 자칫 심장질환 및 스트레스성 질환의 공포만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요즘 괜찮은 공포영화라는 입소문이 돌던 태국계 귀신영화 '셔터'를 봤지만 식상한 스토리에 실망감만 더해져 절망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15년 숙성된 1990년도産 '야곱의 사다리'라는 영화였다.

1990년도라 함은 본인 학교 앞 오락실에서 외계인들에 대항해 지구방위에 여념이 없던 시절이었고 15세 등급도 보지못할 나이였기에 이 영화를 챙겨보지 못했나보다. 여튼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당 영화는 내게 만족스러움을 선사해 주었다.

이 영화는 작년에 제작된 '아이 인사이드'와 동일한 재료를 쓰고 있다. 혹 이 글을 읽던 분들 중에서 이거 스포일러 아니냐고 항의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 인사이드'를 보셨던 분이라면 이거 대번에 눈치챌 수 있다. 그리고 당 영화에선 이것이 크게 중요한 점은 아니다.

'아이 인사이드'에선 교묘한 구성을 통해 관객의 뒤통수를 가격하고 있다면 '야곱의 사다리'에서는 이 소재를 가지고 공포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특히 후반부에서 야곱이 수술대에 실려가는 장면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선 반가운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촌티나는 팀 로빈스의 모습이다. 영화 '미스틱 리버' 이후에 뭐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 영화에서 그의 초창기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작년에 나왔던 공포영화 중에서 '쓰리 몬스터'를 가장 인상깊게 보았다. 세 편 중에서 박찬욱 감독편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나머지 두편을 통해 공포영화가 단지 긴 머리에 얼굴 분칠하고 천장에 꺼꾸로 매달려야만 공포가 아니라는 것을 올 여름 개봉을 목표로 공포영화를 한창 만들고 있을 감독들이 깨닫고 있기를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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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G 고영준  
  전 개인적으로 야곱의 사다리 아주 신선하게 재미나게 본거 같네요.
맨츄리안 캔디데이트보다 더^^:ㅋ
G 나눔보탬따뜻함  
  개봉할때 종로 코아아트홀인가..에서 본기억이..다른 기억과.. 함께 떠오르는군요....그리고...야곱의사다리라는 뜻은 뭘까...라는의문부호...
최근에서야...종교적의미를 이해하게 되엇지만...수작입니다...당시 금방 내려간..걸로 기억되는데..문화를 흡수하는층도 진보하나봅니다...이상..올드가..지나가다...적습니다.^^;;;
5 선우도우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신선한 반전..아...기억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