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달러 베이비 - 록키야 걱정마라. 권투 영화 아니다.

영화감상평

밀리언 달러 베이비 - 록키야 걱정마라. 권투 영화 아니다.

G 김명호 5 9566 95
밀리언 달러 베이비 (million dollar baby)
감 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 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 힐러리 스웽크, 모건 프리먼 

클린트 할아버지가 또 일냈다. 아카데미 7개 부문에 한쪽 발을 담가놓는 문어발식 행각을 벌이더니 결국 그중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 남우조연상을 낼롬 가져가 버리고 말았다. 74세라는 노인정에서 캡짱 먹을 나이에 그가 보여준 노익장은 나이는 단지 숫자일 뿐이라며 울부짖던 옆집 아저씨의 절규가 근거없는 것이 아니였음을 몸소 증명해 주셨다.

인생을 복싱에 비유했던 영화들은 많았다. 챔피언이라는 꿈을 위해 피를 튀기며 주먹을 휘두른다는 복싱의 드라마틱한 부분이 우리내의 인생살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권투는 곧잘 인생과 비유되며 영화의 소재로 많이 쓰였다. 화끈한 복싱 장면에 있어보이는 인생 철학까지. 이것이 바로 꿩먹고 알먹는다는 일거양득성 소재인 것이다.

그럼 왜 이런 평범한 권투 소재의 영화가 4개나 되는 아카데미 상을 거머쥔 것일까? 클린트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록키를 뛰어넘는 권투 영화를 만들어 낸 것인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 “이 영화는 '록키'의 여성버전이 아니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권투 영화라 하기엔 뭔가 갸우뚱 하다. 이거 권투의 탈 만 썼을 뿐 권투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러함 들은 없다. 땀 줄줄 흘리며 로드웍 하는 장면도, 줄넘기 묘기도 볼 수 없다. 경기 장면은 더 하다. 이거 완전 원 샷 원 킬 (one shot, one kill)이다. 경기의 긴장감 따위는 느낄 겨를도 없다. 오죽 했으면 영화 속에서 프랭키가 제발 1회전에 ko시키지 말라고 까지 했겠는가!

그렇다. 클린트 할아버지는 권투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던 거다. 이 영화를 통해 후회와 슬픔,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그 전부를 감싸고 있는 인생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화려함, 격정따위는 없다. 그저 스크랩의 낮은 음성과 프랭키의 주름진 눈빛과 매기의 연민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구차한 삶 만이 잔잔히 영화 전체에 흐르고 있다.


숨겨진 보석 (Million Dollar Baby의 사전적 의미)

인생은 무엇일까? 요즘들어 많이 생각한다. 1억 모으기니 부자 아빠니 하는 책들이 날개 돋친듯 팔려가는 현실에서 돈이 전부는 아닐텐데 라는 반자본주의적 생각도 해 보지만 당장 아쉬운 것이 돈이니 부처나 예수가 장래희망이 아닌 다음에야 물질을 초월한 삶을 살기는 무리해 보인다. 하지만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국민교육헌장적 삶 만큼이나 돈을 벌기위해 태어났다는 자본주의적 삶 역시 존재에 대한 비참함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고민에 빠진 젊은 아해들을 바라보며 클린트 할아버지는 조용히 말한다. "내 74년을 살아보니 돈 말고도 우리 인생에는 숨겨진 보석 같은 것이 있드라. 그러니 삶을 너무 각박하게 살지 말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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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G 엄원종  
  잘 봤습니다.. 저는 영화제목이 그냥 프랭키(클린트분)에게 있어서 매기의 존재의미정도로 보았거든요...그만큼 매기가 보여준 순수한 열정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가라는 감독의 주제의식을 반영했다는 추측정도.
재밌는 삽화 잘 봤습니다..
G 김명호  
  전 가족애로 느꼈습니다. 딸의 부재, 아버지의 부재를 프랭키와 매기가 서로의 존재로 채워나가는 모습에서.....

좋은 영화였습니다~ ^^
G Dark B;John  
  저도 가족애에 한표...악귀같은 진짜 가족들보다 더 가족같은 트레이너...
정말 잔인한 현실이라고 밖엔...
G 이해성  
  첨에 포스터보고  더파이팅처럼 권투로 감동을 줄려나보다 하는줄알았는데 아니었더군용ㅇ -0-;
G 김명호  
  저도 화끈한 복싱영화나 볼까..하는 기대로 봤답니다. ^^; 사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인지도 모르고 선택한 영화였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