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pped, 2010 - 어른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영화감상평

Flipped, 2010 - 어른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현실도피적 욕구로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웬지 친근하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영화를 다 보고 엔딩 크레딧을 보니 'Stand By Me, 1986''롭 라이너 (Rob Reiner)' 감독이 연출했더라. 그러고보니 '레베카 드모네이( Rebecca De Mornay)''에이단 퀸 (Aidan Quinn)' 도 나오더라. '혹시' 와 '설마' 했는데 맞더군.

언제 였던가 KBS TV 에서 방영해주었던 '케빈은 12살' 이라는 외화시리즈를 기억하는가? 너무 어린시절이라 그저 재미만 있던 그 TV 시리즈에 빗대어 내 인생을, 이제는 '추억' 이라는 것으로 승화시킬 나이가 되고보니, 이 영화 Flipped 를 본 감회가 남다르다.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그저 '재미있다' 또는 '흥미롭다' 정도로만 생각할수도있겠지만, 어른들이라면 모두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이제 다시 돌아올수없는 시절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난 이 영화를 보고나서 마음이 아프다. 물론 이 영화는 '사랑과 영혼' 같은 최루성 멜로 종류의 영화가 결코 아니다. 다만 그 시절 항상 내 곁에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깨닫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사람들 곁에 있길 원했다는 것이 아픈 것이고, 그로 인해 이 영화는 내게 뼈저린 깨달음과 후회를 가져다준다.

난 이 영화의 포스터에 주목하고 싶다. 살짝 스토리를 이야기해버리기에는 이 영화가 너무 아깝지만, 영화 포스터에 대한 나의 느낌을 전달하기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흐름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확실한 것은, 영화 포스터에 보이는 -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나무 위에 나란히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장면은 이 영화 어디에도 결코 등장하지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참으로 식상하고 고리타분한 주제다. 영화는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바라보는 풍경을 그 각자가 번갈아 가며 말해준다. 그러다보니 관객은 남녀 주인공 서로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도 쉽게 알수있겠지. 소녀는 소년에게, "너도 나무 위로 올라와서 이 아름다운 경치를 봐" 라고 소리치지만 소년은 그런 것엔 관심이 없다. 이 나무(정확히 말하면 무화과 나무라더군)라는 것은 소녀에겐 소중한 삶의 일부이면서 소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존재이겠지만, 소년에겐 다른 나무와 다를게 없는 그저 '나무' 일 뿐이다. 거의 모두가 예상하겠지만 처음에는 전혀 다른 곳을 바라보던 소년과 소녀는, 영화가 끝날쯤엔 소년과 소녀는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된다. 나무 위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은 소녀의 세계이다. 포스터에서 소년은 소녀의 세계에서 소녀가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바라보고 있다. 영화에는 결코 등장하지않는 포스터의 저 장면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행복을 공유하는 것 - 그래, 사랑이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영화속 남자 아이의 할아버지의 아내 즉, 죽은 할머니가 여자 주인공과 닮았다고 하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속 현재의 소년 소녀의 이야기가 마치, 할아버지가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더라.

이 영화의 소년처럼, 소녀가 항상 소년의 곁에 있어주었기때문에 그 소중함을 모르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소년이 소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 인생이겠지. 하지만 나의 삶은 영화와는 달랐으므로, 이 영화를 보고나니 마음이 끝없이 쓰라리고 아프다. 그렇기 때문에 "댁들도 이 영화 꼭 보슈" 라고 권하지는 못할것같다.

평점을 매기자면, 170.gif 10개 만점기준해서
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 10점 만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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