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聽說: Hear Me, 2009) - 주의 : 스포 조금 있음돠.

영화감상평

청설(聽說: Hear Me, 2009) - 주의 : 스포 조금 있음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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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warmaffair 님께서 추천하시길래 '그저 그런 소박한 영화' 이겠거니하면서 시간이나 때울참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저 그런 영화가 아니더군요^^.

아주 예전에 생각하기를 -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신체 기관중에서 소리를 내는 기관이 역할을 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외의 다른 이유는 생각하질 않았었죠. 지금 생각하면 참 단순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본격적으로 해당 영화에 대해 말씀드리기에 앞서, 우선 제가 '청각장애인의 삶' 에 대한 작품을 접한 것은 꽤 오래전에 보았던 일본드라마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 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과장' 이라는 것이 거의 없이 '청각장애를 가진 여자' 가 삶을 살아감에 있어 취업을 하게 되고 직장동료들과 부딪치며 살아가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고 그 사람과 힘겨운 사랑을 하다가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고... 그렇게 '청각장애를 가진 여인' 의 삶 자체를 묵묵하게 보여줍니다.

이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 라는 작품에 보면 남자주인공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두 손으로 양쪽 귀를 막고 걷는 장면이 나오는데 갑자기 오토바이가 휙~ 남자를 스치며 지나갑니다. 귀를 막고 걷고 있었기 때문에 오토바이 소리를 듣지못한 남자주인공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나즈막히 속삭입니다. -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만큼 무서운 거구나" 라고요.

그리고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 를 통해 알게된것은 '들을수없으면 말을 할수없다' 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린 시절에 말을 배울때는 상대방의 입모양을 보고 또한 상대방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흉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들리는 소리' 라네요. 청각 기관이 받아들인 음성 신호를 어린 아이 자신이 말할때 비교하며 차츰 정확한 발음을 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말할때 그것이 옳은 발음인지 귀로 직접 들은 소리와 비교한다는 거죠.

즉 단순히 소리를 내는 신체기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 뿐만아니라,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보통의 경우 들을수없으면 말을 할수없게 되는 것' 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듣지 못하더라도 소리를 낼때 자신의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말할때 그 진동을 느끼고 상대방의 입모양을 흉내내며 부단한 노력으로 말을 할수있는 청각장애인도 있다는 것도 알려드립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소개 영화인 '청설(聽說: Hear Me)' 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이 영화는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09년 8월 대만에서 개봉했던 대만 로맨스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는 2010년 즉, 올해 6월에 개봉예정이라고 합니다.

내용은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 라는 드라마를 먼저 소개한 것으로 짐작하실수있듯이 '청각장애인' 에 관한 영화입니다. 보통 헐리웃 영화의 경우 '장애인' 에 관한 영화를 만들게 되면 '과장' 이라는 것을 지나치게 첨가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청설' 이라는 영화는 이 '과장' 이라는 것이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그저 주인공 자매가 삶을 살아가는 것을 표현할 뿐이지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장애를 가지지않은 사람보다 더 삶을 아끼며 순간 순간을 살아가는 주인공 자매의 모습을 보면 제 자신이 정말 못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배울만큼 배우고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수 있으며 입으로 말하고 멀쩡한 두 손 두 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삶' 이라는 것을 살아감에 있어 그 중요성과 그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다고나 할까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영화속의 '장애인' 보다 오히려 제 자신이 장애인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는 그저 묵묵하게 '청각장애인' 의 삶을 보여주면서 사랑을 하게 되고 그렇게 진행됩니다. 여기서 스포일러가 될수있는 것에 대한 - 영화 후반부에 수영장에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의 등뒤에서 재잘거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물론 이 장면 또한 영화전체의 분위기처럼 과장되지않고 잔잔합니다만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자신의 마음을 소리내서 그녀에게 전달해야겠는데 상대방이 듣지를 못할것이고, 차마 그녀 앞에서 수화로 표현할 용기는 없고 말이죠.

영화가 마음에 들어서 감상평을 찾아보다가 '만약 개그우먼 김신영이 여주인공이었어도 이렇게 평점이 높았을까?' 라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을 상상으로 캐스팅해서 영화를 다시금 봤습니다.

남자주인공 - 개그맨 정준하
여자주인공 - 개그우먼 김신영
여자주인공의 언니 - 개그우먼 신봉선

TV 에서 가끔 보면 희극인들이 진지한 정극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상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김신영씨의 경우에는 영화 '파랑주의보' 에도 출연했었죠. 그리고 다시금 평가를 해보았을때 결과는 다르지않았습니다.

하지만 엄연히 화면속에 예쁜 여배우가 왔다갔다하는데, 주인공들을 대체하면서 본다한들 엄정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할수있겠느냐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머리속에서 생각해봤습니다. 머리속에서 영화가 시작되고 개그맨 정준하씨가 등장하고 개그우먼 김신영씨가 등장하고 개그우먼 신봉선씨가 등장하는 영화로 말이죠. 그래도 결과는 다르지않더군요. 오히려 '희극인이라서 더 큰 감동을 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어둠의 경로로 영화를 봐버렸지만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이 영화가 개봉한다면 저는 기꺼이 표를 구매해서 극장에서 볼 참입니다. 예전에 "말할 수 없는 비밀" 이라는 대만 영화도 처음에 어둠의 경로로 봤다가 극장에서 볼려니 슬프게도 상영을 안하더군요.

이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 는 결코 아니며, '무한한 행복감을 주는 예쁜 영화' 라고 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만 영화 '청설' 의 6월 개봉을 기다리며 소개를 마칩니다. 아울러 아직 안보신 분은 극장 개봉하면 극장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극장에서 개봉만 한다면 반드시 극장에서 한 번 더 볼 참입니다. 제발 제가 있는 지역에서도 좋은 영화 개봉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맨날 천날 돈 처바른 헐리웃 블록버스터들만 개봉하고 말이죠...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하는데 말이죠 T_T;

평가를 한다면 - 170.gif 10개 만점 기준해서
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170.gif, 10점 만점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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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2 Lee Sang-ill  
warmaffair님의 감상평을 읽고 약간의 기대를 하고 보았는데 역시나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행복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해 준 이 영화, 정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1 warmaffair  
코멘트가 없어서 그냥 감상평만 보시고 지나가시는줄 알았는데~ 제 감상평으로 인해 영화를 보고 즐거우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저는 부모님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키는 장면이 너무 인상깊었어요
부모님이 너무나 대단해 보여서요~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구요
10 사라만두  
저두 이 영화 관람대기중이예요~ ㅎㅎ
말할수 없는 비밀로 대만로맨스 영화의 진정성 어린 방정식에 맛을 들여서
나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평까지 봐버렸으니 개봉날 고고씽 해야겠네요!!
1 누룽지™  
'사라만두'님, 이 '청설' 이라는 영화는 기대하고 본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수있습니다. '말할수 없는 비밀' 도 많은 사람들이 엄청 기대하고 봤기때문에 실망도 컸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청설' 이라는 영화 자체가 감동을 주려고 뭔가를 갖다붙이지도 않기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본다면 실망 또한 클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위의 본문에도 언급한 일본드라마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 라는 작품을 아직 안보셨다면 꼭 한번쯤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기대하지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 '청설' 을 본다면,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분명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가볍게 피어오르는 감동을 맛보실수가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