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칼코마니 같은 영화 - 아바타와 에일리언2

영화감상평

데칼코마니 같은 영화 - 아바타와 에일리언2

7 루카 2 7187 0
데칼코마니라는것 해보셨을겁니다.
종이에 물감을 풀어 놓고 접었다가 펴면 완전히 대칭인 펼친 그림이 되죠.
모양은 비슷하다고 해야할가요 완전히 반대라고 해야할까요...
하여간 닮은듯하지만 반대인 그림이 나오는데

이제 보니 아바타와 에일리언 2가 그런 영화 같습니다.
제인스 카메론이 2010년에 만든 영화 아바타와
24년전 역시 제임스 카메론이 만든 에일리언 2

똑같은 사람이 20여년의 시간을 두고 만든 영화가 이렇게 비슷하면서
아주 완전히 반대라는 점은 놀랍습니다.

하나하나 짚어 볼까요?




1. 장소적 배경

아바타의 배경이나 에일리언2의 배경이 자원채취를 위해 인간이 정복한
우주 식민지라는 점이 같습니다.
하지만 아바타의 별은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며
심지어 밤이되어도 식물들이 야광이 되어 빛을 발하는 동화의 나라같습니다.
반대로 에일리언 2의 우주식민지는 어둡고 축축하며 비가 주룩주룩오는
그로테스크한, 19세기 고딕소설이나 공포영화의 배경 같습니다.
같은듯 하지만 반대죠.





2. 등장인물들...
외계인이 등장하고 해병대 출신 용병이 로봇을 타고
외계인과 싸우는 아바타...
에일리언 2는 해병대 출신이 아니라 현직 해병들이 외계생명체와 싸웁니다.
사람이 타고 조종하는 로봇도 역시 나옵니다. 모양도 비슷하죠.
회사를 대표하는 욕심많은 비즈니스맨이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도 동일합니다.
그러나 반대인것은 주인공이 로봇에 타서 해병들과 함께 외계인을 물리치는
에일리언2와 달리, 아바타는 주인공이 해병출신 용병과 싸운다는 것이죠



3. 정치적 입장

아바타의 줄거리를 간락화하면
'자원확보를 위해 외계별을 정복하러 갔던 인간이 외계인들에 두둘겨 맞고 쫒겨났다'
에일리언 2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원확보를 위해 외계별에 간 인간이 대부분 잡혀먹고 극소수만 탈출한다'
줄거리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정치적 입장은 반대죠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평가하는 바와 같이 아바타는 좌파적인 영화입니다.
수정주의 서부극을 따랐다는 것이 정설이고요.
'솔저 블루'나 '작은 거인' 이 보여준것 처런 인디언편의 시각으로
제국주의자들을 비판하죠.
제임스 카메론은 노골적으로 외계인의 모습을 인디언 전사의 모습과 비슷하게 하고
수우족과 샤이언족이 카스터 장군의 제7기병대를 유인해서 몰살시킨 리틀빅혼 전투를
재연합니다.

반면에 에일리언 2는 우파적이죠.
주인공 리플리는 에일리언의 존재를 확인하자 마자 당장 대기권밖으로 탈출해서
핵공격을 가해 몰살시키자고 합니다. 에일리언을 살려 돈벌이를 하고자 하는
회사파견 직원과 정치적 입장은 동일합니다. 다만 다른 것은 에일리언의 무시무시한
힘을 알고 있기에 더욱 단호한 조처를 취하자고 하는 것이죠.
그 별의 원래 주인인 에일리언들의 멸종이나 그별의 생태계 따위는 그녀의 안중에 없습니다.
오직 인류의 생존이 그녀의 관심사이죠.

특이합니다.
좌파였던 사람들이 나이먹으면 우파가 되던데 이 양반은 반대네요.





4. 인간의 시각 VS 외계인의 시각
(백인의 시각 vs 인디언의 시각)

위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것을 부연하는 것 같은데요.
아바타는 당연히 외계인의 시각으로 인간의 침략과 환경파괴를 바판합니다.
그러나 에일리언 2는 철저하게 인간의 입장에서 보죠.
에일리언2의 외계생명체는 오직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이며 제거되어야할 장애물입니다
아바타가 참조한 영화들이 수정주의 서부극이라면,
에일리언 2가 참조한 영화는 '윈체스터 73'이나 '제7기병대'같은 영화입니다.
이들 영화에서는 개척민들이 서부를 향해가다가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으면
마차를 자빠뜨려 바리케이트를 치고 바리케이트를 넘어오는 인디언들에게 총을 쏘며 대항하죠.
에일리언 2는 개척민을 구하러간 해병대들이 외계괴물의 습격을 받자 역시 바리케이트를 치고
총으로 대항합니다.






5. 특수 효과의 정점.
그러나 방향은 반대

아바타나 에일리언 2다 당대 최고의 특수효과가 사용된 점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방향성은 반대입니다.

아바타는 3D와 퍼포먼스 캡쳐라는 신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죠.
특히 퍼포먼스 캡처는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기술입니다.
어비스 촬영을 위해 몰핑이라는 기술을 개발한것과 마찬가지죠
(어비스 촬영때 개발한 몰핑기법은 몇년후 터미네이터2에서 T1000을 표현하는데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에일리언 2는?
에일리언 2는 1986년 당시에 있었던 홀로그램이나 초보적인 CG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은 애니메트로닉스라고 원격조정장치나 와이어를 이용해 진짜 실물크기의 모형을
움직였습니다.
심지어 그때까지 SF영화라면 당연히 나오는 광선총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보통 SF영화는 스타워즈 처럼 홀로그램을 이용해 밝은 광선이 나가는 광선총을 표현했고, 그게 당연했죠,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은 그냥 진짜총에 공포탄 넣고 투다다다~~
당시 제임스 카메론은 홀로그램이나 CG같은 것은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했을뿐
미니어처 촬영 애니매트로닉스 그리고 공포탄과 진짜총...등등 이미 검증되고 발전해서
기술력이 이미 최고조에 이른 기술만 사용했죠.

모두다 최고의 특수 효과라는 점은 같지만
영화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최신의 기술을 최초도입한 모험적인 아바타와
반대로, 이미 개발되어 기술적으로 검증되고 확실한 기술만 사용한 에일리언 2...
23년의 시간차가 지났지만 더욱더 모험적이된 제임스 카메론입니다.





6. 20년후에....

씨네 21에서 어떤 평론가가 아바타를 혹평하면서 20년뒤 이영화를 보면
이 영화가 얼마나 촌스러운지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하더군요.
공감합니다. 아마도 20년후 이영화를 보면 촌스러움에 손발이 오그라들겁니다.
에일리언 2는 아니죠 23년이 지났지만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또 20년이 지나 2030년이 되어도 촌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아바타는 쓰레기 영화고 에일리언 2는 대단한 명작이라고 보느냐?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아닙니다. 둘다 수작이죠.

다만, 에일리언 2는 더이상 발전할 수 없는 초고조의 기술만을 이용해 만든
안전빵식 작품이므로 20년후에도 더 나아질 것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사실, '벤허'의 전차 경주장면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화재장면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왜? 진짜 석고와 흙으로 경기장을 지어서 거기서 진짜 경주를 시키며 찍은 영화고, 진짜 거대한 목재방책에(1933년도 킹콩 촬영을 위해 세운)진짜 불을 붙여 찍었는데
더이상 어떻게 실감이 나겠습니까?
에일리언 2도 실제크기의 모형을 움직이고 실제 총에 공포탄 넣고 쏴대며 찍었는데
20년 후라고 별다를게 있겠냐는 거죠.

하지만 아바타는 전혀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발전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실제로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 뻔하다는 겁니다. 그러니 20년후 이영화가 촌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뜬금없이 무기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임진왜란때 우리조상님들이 제일 무서워 한 것이
조총과 일본도였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최고의 기술력으로 만든 무기입니다.
이순신 장군도 성능의 우수함을 인정하여 일본에 포로로 잡혀가 일본의 도검 기술을 배운
이무생과 태귀운이라는 이로 하여금 일본를 모방한 칼을 만들라 지시하셨을만큼
일본도는 단병접전(막엉켜서 싸우는 전투)에서 최강의 무기였고
조총은 50미터 정도에서 벌어지는 중거리 전투의 최강 무기였죠.

둘다 당시로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만든 무기였지만
일본도는 지금이나 그때나 성능은 같습니다. 오히려 현대에 발달된 기술로 만든
칼이 그때 대장장이들이 망치로 때려만든 칼보다 못합니다. 그당시 칼과 비슷한 성능을
보이는 칼은 그 당시와 같은 방식으로 생노가다로 만든 것들입니다.
에일리언 2에 사용된 특수효과가 이렇습니다.

그러나 조총은 지금 M-16이나 AK47소총과 비교해보면 조잡하기 그지 없죠
하지만... 조총의 위력은 다단했죠. 무시할 수 없는 겁니다. 새롭기에 부족한점이 많고
개선점이 많이있었지만... 그것은 다른 말로 발전의 가능성이 엄청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아바타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으니 속속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것이고 때문에
몇년만 지나도 엄청나게 촌스럽게 보일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시도를 폄훼할 수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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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7 루카  
비슷한듯 정반대인 두 영화를 놓고 어느쪽이 더 좋으냐는 질문을 한다면
저는 에일리언 2가 더 재미있다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고요...

화려한 CG 보다는 전통적인 스턴트와 실감나는 액션을 선호하는 것이 큰 이유입니다.
화려한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는 '동방불패'류 보다는 실감액션을 표방한 '옹박'을 좋아하고,
그것보다도 더 좋아하는 것은 '피도 눈물도 없이' '주먹이 운다'에서 보여준 정두홍식 개싸움입니다.

또한 '잔잔한 감동'이나 '따스한 휴머니티' 같은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영화는 모름지지 단순하고 명쾌하게, 화끈하게 때려부수고 조지는 것이 최고!!! 라는 생각이
뼛속까지 배어있는지라...
환경보호가 어쩌고 제국주의 비판이 어떻고 복잡한 아바타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아바타의 주인공이 용병대장인 대령이고 그가 이끄는 용병대가 포악한 외계인들 때려부수는 영화였거나
아니면, 외계인들에게 포위된 인간들을 위해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하는 영화였다면
재밌다고 아주 광란을 하며 봤겠죠...
1 김선제  
카메론은 정치적 입장을 가질 정도의 수준이 안되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먹으면서 흥행코드 비빔밥 만들기 개코선수가 되어갈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