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파 노인네 해리 브라운 (Harry Brown, 2009)

영화감상평

막가파 노인네 해리 브라운 (Harry Brown, 2009)

당신은 한 때 해병대로 전장을 누비며 자랑스런 훈장을 여럿 가슴에 달기도 했던 전쟁 영웅이었으나,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지금, 당신은 늙고 병들었으며 아내는 중병으로 병실에 누워 죽기 직전이고, 그동안 당신 주변 세상은 너무도 험악하게 변해 마약, 폭력, 총격, 살인이, 특히 막가는 동네 아이들이 스스럼 없이 저지르는 그런 폭력과 범죄가 바로 이웃에서도 난무하지만, 이제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당신은 동네 술집에서 마찬가지로 늙어 죽기 직전인 당신 친구와 체스나 두며 하루하루 조용히 죽을 날 만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 병든 아내는 죽고, 동네 아이들의 막가는 폭력과 행태를 못 마땅해 하던 친구도 놈들에게 무참히 살해 당하고, 죽은 그 친구가 먼저 칼로 아이들을 위협했단 이유로 놈들은 정당방위로 풀려나게 된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조용히 혼자 늙어 죽을 것인가? 아니면...

영화 해리 브라운(Harry Brown, 2009)은 청소년 폭력이 난무하는 영국의 한 동네를 같은 폭력으로 청소하는 전직 해병대 출신 늙다리 할배 해리 브라운의 막가파식 복수극이다.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 브루스 웨인의 집사로 나왔던 영국 출신 중견 배우 마이클 케인이 해리 브라운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의 총격이나 살인 등 폭력 장면들은 요즘 영화들이 다 그렇듯이 다분히 사실적이고 직설적이다. 특히나 총을 들고 광분하던 아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며, 오토바이 바퀴의 카메라 시점에서 보여지는 장면으로 이어지다, 공원에서 유모차를 밀고 가던 아기 엄마와 유모차를 향해 아무 이유없이 총을 쏴 대는 영화 초반부의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며 영화의 내용과 방향에 대한 어느정도의 암시를 던져준다.

더 이상 남은 것도 남은 날도 없는 한 노인네의 주변 사회악에 대한 막가파식 (해리의 상황으로 볼 때 어쩌면 자포자기식에 가까울지도)폭력으로의 맞대응. 청소년 폭력과 범죄, 그리고 그것을 외면하려는 주변의 시선에 대해 나름 생각하게 만드는 좀 색다르고 괜찮은 액션(?) 영화였지만, 몇 걸음만 뛰어도 헐떡이던 해리의 숨소리처럼, 무겁고 삐걱대던 그의 팔 다리처럼, 폭력에 맞선 노인의 폭력에도, 동네 아이들의 거친 폭력과 이웃과 세대간의 삐걱대는 갈등에 대한 아무런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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