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4는 원작의 흐름상 나와서는 안되는 이야기인가?

영화감상평

T4는 원작의 흐름상 나와서는 안되는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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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T2를 마지막으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서 끝을 맺습니다.

스카이넷의 시초가 되는 T800 부품의 제거는 결국 미래를 바꾸게 되어

할머니가 된 사라코너는 손자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서

심판의 날이 오지 않았다고 안도합니다.

T2에서 심판의 날이 오지 않았다고 했으니

기계와의 전쟁을 그리고있는 T4는 사족처럼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올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T4를 보면 얼마나 김이 빠지겠습니까?

이왕이면 T4를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T4의 T2 연결점을 찾아보았습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중요한 모티브는 시간여행입니다.

그런데 시간여행을 가정하면 항상 심각한 패러독스에 부딪치게 됩니다.

가령, 제가 2009년의 MB를 암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MB를 암살했다고 합시다.

그럼 2009년에 MB는 살아있을까요? 아니면 무덤에 있을까요?

여전히 살아있다고 하면 과거로 돌아가서 암살한 MB가 어떻게 살아있을 수가 있지요?

죽어있는 상태라면 현재의 대통령이 되어있던 MB는 갑자기 '뿅~'하고 사라져버리나요?

둘 중 어느 하나의 대답만을 선택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모순에 부딪치게 됩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가지 경우가 모두 동시에 가능하게 됩니다.
 

10년전으로 돌아가 MB를 암살한다고 해도

MB가 대통령을 해먹는 현재는 일단 변하지 않습니다.

MB가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이 되는 원래의 시간흐름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단지, 원래의 우주와는 다른 새로운 우주-MB가 죽은 시간의 흐름-가

원래의 우주에서 갈라져 나올 뿐입니다.

과거로 돌아가 어떠한 영향을 주었다 하더라도

이에 영향받은 새로운 우주와 관계가 없는 원래의 우주가 평행으로 진행되는데

이를 평행우주론이라고 합니다.

MB가 대통령을 해먹는 우주와 MB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암살된 우주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죠.

이 두개의 우주는 MB의 존재를 제외한 모든 것이 동일합니다.

'나'와 동일한 '또 다른 나'가 평행우주에는 존재하는 것이죠.

하지만 양우주는 서로 왔다갔다 할 수는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서로의 존재는 상호간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평행우주는 현대 물리학의 첨단분야인 'M이론'의 '평행우주이론'에 등장하는 가설로서

이미 드라마나 영화(백투더퓨처,닥터후,사라코너연대기...)에서도

여러번 사용되었을 정도로 인정받는 매력적인 아이디어입니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다시 터미네이터로 돌리겠습니다.

사실 T2에서 아놀드와 패트릭이 도착한 곳은

원래의 시간흐름이 아닌 평행한 우주에서의 '현재'입니다.

앞서 평행우주론에 보았듯이 과거를 바꾼다고 해서

원래의 시간흐름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의 우주는 인류가 기계들과 전쟁을 해야만 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아놀드와 패트릭이 도착한 '현재'는 사라코너가 아놀드와 다이슨의 도움을 받아

T800의 부품을 제거함으로써 스카이넷의 탄생을 막아내는 평행한 우주입니다.

사라코너와 존코너는 이제 기계와의 전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미래를 살게되죠.

그래서 사라코너는 할머니가 되어 심판의 날이 오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새로운 우주가 생겨났을 뿐

원래 존재했던 시간 흐름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닙니다.

사라코너가 T800의 부품을 용광로에 태워버리고 안도하는 시점에도

원래의 우주에는 심판의 날을 대비해 정신병원에서 몸을 만드는 사라코너가 존재하고

여전히 양부모 밑에서 방황하고 있는 상태의 어린 존코너가 존재합니다.

원래의 우주에서는 아놀드와 패트릭이 과거로 넘어오지도 않았고

그래서 T800의 부품을 사이버다인으로부터 회수하지도 못해

미래에 스카이넷은 인류를 위협하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T2에서 성취한 저지먼트 데이의 면제는 평행우주에서 일어난 사건일 뿐

인류가 기계와 싸워서 살아남아야 할 원래의 우주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T2의 마지막에서 심판의 날이 오지 않아 끝난 것만 같아 보였던

기계와의 전쟁을 가정한 T4의 이야기가 들어설 여지는 충분히 있는 것이 아닌가 하네요.

 
P.S)시간여행을 테마로 하는 이상은 평행우주는 필수불가결한 아이템이 되어버립니다.

시간은 과거가 미래를 결정 짓는다는 하나의 방향성만을 가지는데

미래인이 과거를 바꾸는 행위는 이런 시간개념에 모순을 만들어 버리지요.

그러므로 T4를 정당화하는데 평행우주를 사용하는 것은 지나친 것은 아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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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1 네이션  
어렵네요 '';;
1 촬리  
나름 쉽게 설명하려고 무지 노력했는데 역시 설명이 신통치 않았네요. ㅠ.ㅠ
그림을 보면 이해가 쉬울 거에요.
T2에서 t800(아놀드), t1000(패트릭)이 '미래'에서 시간여행으로 '현재'로 보내집니다.
(빨간점선)
그런데 시간여행은 이미 일어났던 사건을 바꾸어버리므로 모순이 생기죠.
그런 이유로 t800,t1000이 도착하는 '현재'는
원래의 시간흐름이 아닌 평행우주의 '현재'입니다.
부품을 파기하고 심판의 날이 오지 않는 것은
빨간점선으로 표시한 평행우주의 시간에서 일어나게 되죠.
1 거지  
T2 극장 개봉판은 엔딩장면에 사라코너가 늙어서 손주들 그네타는 모습보는
장면이 없을겁니다. 이 후 출시된 DVD에서 소개되지 않은 엔딩분량에 소개
되었고 이걸 붙여서 울티메이트 T2 DivX등이 흘러나왔을겁니다.
1 촬리  
제임스 카메론이 극장개봉작을 편집할때, 일부러 덜어냈습니다.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평행우주이론에 입각해서 장면을 '희망이 생겼다'로 마무리하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기때문이죠. 즉, 카메론 자신에게 있어서는 T2에서 심판의 날이 오지않음으로써 모든 이야기를 끝맺은 것입니다.
1 dustcat  
평행우주론으로 설명을 하면 시나리오상 명백한 모순이 생기죠.
최초의 영화에서 T1을 과거로 보내는 순간, 즉 T1이 과거에 도착한 순간 그 우주는 평행우주로 갈라져 진행 하니까 T1을 보낸 우주는 아무런 영향을 안받습니다.
즉 T1이 임무에 성공하던 실패하던 원래 우주는 그대로 진행되니까 과거를 조작하는건 쓸데없는 짓이죠.

그런데 영화 T2에서 기계는 다시 암살자를 과거로 보내는걸로 봐서 T1의 실패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니까(영화 T3 도 마찬가지) 시나리오가 평행우주를 염두에 두고 만든건 아닌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우주는 평행우주가 아니며 용광로에 들어간 T2의 부품이 녹지 않았다던가 사이버다인 회사가 이미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는게 맞는거죠.
1 촬리  
먼저 말씀하신 첫번째 문단에 대해...
과거를 바꾸는 것은 원래우주가 아닌 평행우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니
물론 원래우주의 관점에서는 그 행동자체가 무의미한 일입니다.
기계들이 패배의 순간에 패배하는 현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가
존코너를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이 우주에서의 현재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시도로 인해서 다른 우주에서는
기계가 패배하지 않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죠.
물론 과거로 간 t800이 사라코너를 죽여야 생기는 가능성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원래우주나 평행우주나 기계들의 봉기는 실패한다는 것이죠.
이게 왜 모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다음 말씀하신 두번째 문단에 대해...
T1의 사라코너 암살 실패에 영향을 받아서 T2에서 기계가 다시 암살자를
과거로 보내는 것이 왜 평행우주와는 관련없다고만 생각해야하는지요?
사라코너 암살을 실패한 평행우주에서는 존코너와 스카이넷이 함께 성장하죠.
그래서 심판의 날이 오고 존코너는 반군을 이끌고 승리하기 직전에 이릅니다.
그래서 기계는 어린 존코너를 암살하기 위해 T1000을 과거로 보내는 것이죠.
1 dustcat  
다른 어딘가의 평행우주에있는 내가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지금의 내게는 아무 위안이 안되는것처럼 다른 어딘가의 우주에서의 기계들의 승리는 현재 우주의 기계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죠. 그러므로 기계들이 평행우주를 알고 있었다면 과거조작을 시도할리가 없을겁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사이보그를 과거로 보내는걸로 봐서 기계들이 평행우주를 모르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그것 보다는 시나리오상 평행우주가 아닌 한개의 우주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으로 보는것이 타당하다는것이 제 말입니다.

독극물이 있는 상자속의 고양이가 죽어있는 우주와 살아있는 우주로 갈라지듯이 사라코너가 살아있는 우주와 죽어있는 우주가 있을텐데 영화의 시나리오가 평행우주론에 따라야 한다면 사라코너가 살아있어서 기계들이 실패에 직면하는 우주, 즉 영화1편의 우주가 처음 사이보그를 과거로 보낸 기계들의 미래의 우주와 같은 우주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거죠..
1 촬리  
평행우주가 아닌 한 개의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고 생각하면 전체 이야기가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터미네이터를 과거로 보낼 때의 미래는 이미 기계가 패하는 '사건'입니다. 만약 과거로 보낸 터미네이터가 성공해도 이미 일어났는 사건 자체가 갑자기 바뀔 수는 없습니다. 과거로 간 터미네이터가 사라코너를 죽이는데 성공하는 순간 동일한 우주의 기계들에게 어떤 식으로 이득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존코너가 기계들과 싸워온 그 동안의 역사가 휘~~리릭 재편되고 사람들이나 기계들의 기억이 재구성되면서 기계들은 갑자기 승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시간여행의 기본적인 패러독스입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나무를 배어버린다고 해서
현재의 나무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간단한 모순도 모르면서 기계가 타임머신을 완성했을까요? 기계들도 과거를 바꾸는 것이 자신들에게는 무의미하다는 것은 알 것입니다. 과거를 바꾼다고 자신들이 이미 져버린 전쟁의 결과를 어떻게 할 수가 없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다른 우주에서 기계들이 승리할 여지를 바라는 것이라고 봅니다. 막다른 골목에 처한 마지막 발악이겠죠.
1 오시리스  
평행우주론 내세우면 T2도 쓸데없는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평행우주의 세계에서는 같은 시간대에 무한히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따라서 시간여행을 한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그 공간으로 간다는 선택자체가 불가능하거든요 즉 T1에서의 발전된 세계가 T2에서 시간워프한 그 공간이 될 가능성 자체가 무한대 분의 1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죄다 쓸데없는 짓이지요
차라리 미래는 결정되어 있고 그것은 어떤 식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논리가 영화를 설명하는데에는 더 타당합니다 즉 1편에서 카일 리스가 사라코너를 만나는것 부터가 정해진 미래의 완벽한 일부분이라는거죠
그렇게 볼 수 밖에 없는것이 애초에 카일 리스가 과거로 오지 않았다면 존 코너가 존재 할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미래가 종말을 맞지 않았다면 카일 리스가 과거로 올 일도 없었습니다 즉 우리가 무슨 짓을 하건 간에 그건 이미 결정된 미래의 틀안에 있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가설이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에는 가장 잘 들어 맞는겁니다
1 촬리  
T1에서 발전된 세계가 T2에서 시간워프한 그 공간이 될 가능성은 0이 아니죠.
물론 실재로 그런 시간여행을 한다면 거의 불가능한 확률이지만 이건 시나리오고 영화입니다. 확률이 0이 아닌 이상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것을 시나리오한다고해서 불가능하다고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아놀드의 심판의 날은 피할 수 없다는 발언이나 린다 해밀턴의 희망이 생겼다는 발언도 모두 평행우주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오시리스  
T1에서 진행된 공간이 T2와 타임워프한 공간과 일치되는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구요? 무한대분의 1입니다 그 말 자체가 불가능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T2에서 사라코너가 미래는 평화로워졌다고 말하는 엔딩은 공식적으로 채택이 된 엔딩이 아닙니다 단지 미래에 희망이 있다는 뉘앙스 그것이 공식적인 엔딩이죠
그리고 영화상에서는 공식적으로 평행우주같은 설정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영화상에서 나오지도 않은 설정을 가지고 굳이 스토리에 억지로 끼워맞출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팬들이 아무리 외면해도 T3에서의 공식적인 입장은 어떤 식으로던 정해진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였습니다 그렇게 됐으니 T4가 나오는거죠
영화상의 스토리 흐름을 보면 결국은 최초에 T1이 과거로 워프한 공간 그리고 카일 리스가 워프한 공간 그리고2편에서 아놀드와 T1000이 워프한 공간은 전부 같은 시간대입니다 무한대분의 1이라는 확률을 뚫고 4번의 워프가 전부 같은 시간대로 이어진다구요?
그거야 말로 평행우주론의 근본을 무시하는 설정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설정마저 깨버리고 단지 시나리오니 가능하다고 넘기면 평행우주론을 내세울 이유가 없습니다
1 키드갱  
제 개인적인 생각도 오시리스 님에게 약간 기우네요.. 찰리님이 말씀하신 평행이론도 틀리다고 할순 없지만요. 존코너의 탄생도 그렇구요 T2에서도 미래에서 아놀드가 왔기 때문에 사이버다인의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도 그렇죠. 평행이론으로 따지면 너무 복잡해지겠죠. 사이보그를 보낼때 마다 우주가 생성이 되기때문에 평행우주론으로 영화를 따지면 님같은 그림으로는 설명이 되지않죠.
(그럼 나비효과란 영화가 생각나지 않으시나요? ㅋㅋ) 고로 평행우주론은 의미가 없어지죠 . 그리고 백투더 퓨처같은영화는 평행이론과는 상관없는 혹은 완전히 무시하는 영화구요. 터미네이터도 그런 이론을 염두에 두고 만들지는 않았을꺼에요.
전 T4완전히 기대하는 1인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과학이아닌 SF( Science Fiction)인 관계로 이론을 따지면 끝은 없죠 .^^
님들께서는  공상하는것 만으로도 즐겁지 않나요?  나만 그런가 ^^
정말 시간을 역행하는 그런 세상이 오면 답이 나오징 않을까요? ㅋㅋ
2 코난  
와..오랜만에 읽어보는 기대수준이상의 댓글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공부할 자극을 주는 군요.
기본적으로 오시리스님의 가정과 촬스님의 가정 모두 흥미가 있군요.
갑자기 예지자들-- 석가/예수 등의 말하는 우주는 그 무한대의 우주속에서
어느 우주를 말하는 것이 될지도 궁금하고...
정말 좋은 글이었습니다.
촬스님에게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