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잉, 재난스릴러보다는 인간의 존재성에 대해 묻는 영화

영화감상평

노잉, 재난스릴러보다는 인간의 존재성에 대해 묻는 영화

1 가륵왕검 1 7091 0
한동안 이것 저것 안 가리고 이것저것 출연하는 것 같았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노잉이라는 재난 스릴러를 들고 왔습니다.

사실 방콕 댄져러스나 넥스트, 고스트 라이더 등의 작품은 멍청한 액션영화에 시간을 낭비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 로봇이라는 말끔한 SF 스릴러를 만들었던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신작이라기에 간만에 괜찮은 작품이겠구나 싶더군요.

사실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은 먼저 다크 시티라는 독특한 SF 스릴러로 흥미를 끌었는데 밤 12시가 되면 모든 사람들이 잠이 들고 그들의 꿈을 조작하는 것은 사실 외계생명체들이었다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독특했던 것은 우리가 흔히 전지전능하다고 하는 신이라는 존재와 외계인을 동일시하는.. 즉 인류의 문명 자체가 어쩌면 고도로 발달된 외계인들의 의도에 의해서가 아닐까라는 시각이었습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인간은 사실 잘난 줄 알고 살지만 감당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존재를 만나거나 그러한 상황이 닥치면 사실 별 것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즉 인간의 존재성에 대해 젉대적인 가치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인데 이것은 인간과 같은 정체성을 가지게 된 로봇들의 반란을 그린 아이 로봇에도 역시 담겨져 있습니다.

물론 인간이 만들기는 했지만 스스로의 고유성을 가지게 된 로봇들에게 보인 영화 내부 인간들의 반응은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두려움과 거부감 그런 것들이었는데 이 역시 존재성을 침범당해버린 인간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신작 노잉은 과연 어떠한 시각으로 만들어진 영화 일까요?

노잉은 1959년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타임캡슐에 담을 그림이나 글들을 학생들이 만드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루신다라는 여자아이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들을 종이에 가득 써놓게 되는데 그걸 본 선생님은 별 생각없이 그 종이 역시 타임캡술에 넣어버립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현재 타입캡슐이 꺼내지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분한 테드의 아들 캘럽이 우연하게도 루신다가 쓴 종이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MIT 천체물리학 교수라는 직함을 가진 태드 역시 그 종이를 보게 되고 그 숫자들에 담긴 의미를 풀어내게 되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인류에게 생겼던 재앙들의 날자와 시간 그리고 위치를 예언해놓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 따라 태드는 그 나름대로 아직은 벌어지지 않은 일들을 막아보려 하지만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작 그가 할 수 있는 일는 없습니다.

재난현장으로 가서 막아보려 하지만 여객기가 추락해 사람들이 타 죽고 지하철이 브레이크 고장으로 사람들을 덮치는 끔찍한 광경을 겪게 되었을 뿐이지요.

그리고 그 종이에 예연된 마지막 숫자는 인류의 멸망이라는 것과 어떠한 형태인지는 알게 되지만 그것은 지구적인 재앙에서 늘상 잘난 척하는 미국조차 무력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의 것입니다.

우주로 도망치지 않는한은 막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절대적인 종말의 상황이며 그러한 결과에 치닫기전 까지 세계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그럼에 따라 인간들은 공포에 떨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테드 역시 뭔가 해보려고 하지만 그것은 아들 켈럽을 지키려는 부성애로서의 측면이 강하며 종말을 막겠다는 대의명제적인 측면은 아닙니다.

그런데 영화는 이쯤에서 일반적인 거대 재난 영화들의 스토리와는 좀 다른 양상으로 흐릅니다.

과거 인디펜던스데이라는 작품의 싸구려 미국중심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인류는 살아남을거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결말로 흐르게 되는데요.

다만 것에 대한 힌트는 켈럽과 뒤에 만나게 되는 루신다의 손녀 에비 역시 이상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즉 텔레파시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특히 켈럽은 지구종말의 상황을 꿈에서 보기도 하고 루신다와 같이 숫자를 적기도 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것은 적어도 선택된 아이들은 종말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이며 완전한 비극도 아니고 비현실적인 희망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아닌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결말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적어도 아이들은 구하는 존재가 분명히 등장하지만 그것은 나름대로의 반전적인 요소일 듯 해서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노잉에도 논리적인 구조가 맞지 않는 단점은 있습니다.

인류에게 경고를 하려는 의미로 50년전에 루신다 한 명에게만 메시지를 보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아이들에게도 보낸 것인지는 나오지 않지만 그렇다면 숫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도 큰데 왜 그런 방법을 택했냐는 점입니다.

이는 물론 미스테리 스릴러라는 이야기구조를 가지기 위한 설정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부여된 무게감이 이후 아이들을 구하는 존재들이 이질적이고 뜬금없이 보여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흔해빠진 재난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 나름 괜찮은 영화라는게 저의 결론입니다요.

다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사실 별 것 아니라는 것과 다크시티에서 제기했던 문제를 다시 반복하는 것. 이는 지나친 추측일지는 모르나 어쩌면 반기독교적인 성향. 즉 알랙스 프로야스 감독이 사이언톨로지의 신봉자는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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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3 정동영  
노잉 보지는 못했지만.. 흥미가 가네요 ㅎㅎ